진단 기술, 치료 기술, 인공 장기 및 디지털 헬스 케어 기술까지
공학 교양서 '교실 밖에서 듣는 바이오메디컬공학' 출간

바이오메디컬공학은 인체 혹은 생체와 관련된 전반적인 공학 기술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모두 ‘Biomedical Engineering’을 사용하나 국내에서는 생체공학, 의용생체공학, 의료공학, 바이오의공학, 의공학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다. 예로 병원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각종 의학영상기기 및 진단기기, 치료기기가 이 범주에 있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메디컬공학은 뇌공학이나 인공장기, 뇌를 모방한 인공지능, 각종 의학 실험에 필요한 공학 기술, 나아가 일상에서 건강 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까지 포함한다.

 

▲ 바이오메디컬공학은 인체와 관련된 다양한 공학 기술을 다루기 때문에 의료 분야가 아닌 인접한 다른 분야로도 쉽게 파급될 수 있다.ⓒ게티 이미지
▲ 바이오메디컬공학은 인체와 관련된 다양한 공학 기술을 다루기 때문에 의료 분야가 아닌 인접한 다른 분야로도 쉽게 파급될 수 있다. ⓒ게티 이미지

네덜란드의 의공학자 빌렘 아인트호벤이 심전도를 발명한 1903년부터 바이오메디컬공학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에 CT, MRI, 초음파 등과 같이 인체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의학영상 기술이 개발됐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의 도움을 받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질환을 진단하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이와 함께 치료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초음파나 전자기장, 방사선 등을 이용한 치료 기기가 이미 개발됐거나 새로 만들어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스마트기기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측정하는 생체 정보를 분석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거나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 또한 보편화하고 있다. 인공장기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잃어버린 청각을 찾아주는 보청기나 인공와우, 시각을 되찾아주는 인공 망막, 팔과 다리를 대신하는 전자 의수의〮족은 이미 사람들의 몸에 이식되고 있다.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인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먹지 않고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약, 냄새로 질환을 진단하는 인공후각 기술, 몸속에서 드론처럼 움직이며 이상 부위를 찾아내는 캡슐형 내시경과 같은 첨단 바이오메디컬 공학 기술이 미래를 위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 임창환 전기생〮체공학부 바이오메디컬공학 교수는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도록 뇌조절 전자약기술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 임창환 교수
▲ 임창환 전기생〮체공학부 바이오메디컬공학 교수는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도록 뇌조절 전자약기술을 주로 개발하고 있다. ⓒ 임창환 교수

임창환 전기·생체공학부 바이오메디컬공학 교수는 “단순한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여타의 공학 분야와 달리 인간의 수명을 늘리고 더욱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바이오메디컬공학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메디컬공학자들은 공학에 뿌리를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의학 분야도 잘 이해하고 있기에 실제 의학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을 적재적소에 제공할 수 있다. 때문에 모든 학문이 연결되고 학문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각광받는 인재로 주목받고 있다.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 전공에서는 국내 관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주로 전기전자공학에 기반을 둔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임 교수는 학부 과정에서 3학년 2학기에 모든 학생들이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생체시스템설계프로젝트’ 수업을 특징적인 면으로 꼽았다. 이 수업에서 수강생들은 조를 이뤄 한 학기 동안 하나의 완성된 기술이나 기기를 구현한다. 그는 “실제로 이를 바탕으로 창업을 한 졸업생도 있다”며, “학과의 뛰어난 취업 경쟁력은 학부 과정 동안 소프트웨어 기술을 바탕으로 융합기술을 직접 구현하는 흔치 않은 경험 때문인 것 같다”고 얘기했다.

 

▲ 임 교수는 "한 학과 교수들이 모두 힘을 합쳐 그 분야를 설명하는 대중서를 집필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MID 
▲ 임 교수는 "한 학과 교수들이 모두 힘을 합쳐 그 분야를 설명하는 대중서를 집필하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MID 

바이오메디컬공학이 무엇을 공부하는 분야인지에 대한 질문을 임 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끊임없이 들어왔다. 1년가량의 기간 동안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 소속 교수진이 함께 집필해 <교실 밖에서 듣는 바이오메디컬공학>을 출간했다. 여전히 중고등학생을 비롯한 많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분야이기에 해당 분야를 쉽게 설명할 목적으로 지은 교양서다. 우리나라 바이오메디컬공학 역사상 최초의 대중 교양서적이기에 이번 집필은 더욱 의의가 있다.

 

▲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 전공 블로그에서 학과 관련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블로그 캡처 
▲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 전공 블로그에서 학과 관련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블로그 캡처 

2022학년도부터 한양대는 ‘바이오메디컬공학전공’으로 신입생을 모집했다. 전기생〮체공학부로부터 분리모집을 시작하며, 1학년에 ‘바이오메디컬공학개론’이라는 과목이 신설될 예정이다. 이 수업은 학과 교수님들의 옴니버스 특강 형식으로 진행된다. 2~4학년 커리큘럼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개편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교육과정 개편에서는 학부 과정에서 AI에 대한 깊은 지식을 쌓을 수 있게 하는 ‘생체정보패턴인식’ 과목과 ‘생체시스템모델링’과 같은 과목이 보강됐다. 또한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야인 ‘나노바이오공학’이나 ‘바이오센서’ 과목도 새롭게 개편됐다.

임 교수는 “인간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해줄 첨단 바이오메디컬공학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한양대 바이오메디컬공학 연구실은 밤새 환히 불을 밝히고 있다”며 “우리가 가는 발걸음에 예비 한양인들이 동참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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