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길 교수, 한국형 IC-PBL의 선도주자로 선정
지금까지 약 1,200여 개의 수업이 IC-PBL로 진행돼

IC-PBL(Industry Coupled Problem-Project Based Learning)은 한양대만의 특별한 교육 모델이다. IC-PBL은 산업체와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해 학생들에게 실습형 교육을 제공하는 창의 융합형 인재 육성 교육 모델이다. 한국형 IC-PBL의 선도주자로 선정된 전상길 경영학부 교수를 만나봤다.

 

▲ IC-PBL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전상길 경영학부 교수를 만나봤다.  ⓒ 전상길 교수
▲ IC-PBL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전상길 경영학부 교수를 만나봤다. ⓒ 전상길 교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한양대 ERICA캠퍼스 경상대학 경영학부 전상길 교수입니다. 현재 교내 산업경영연구소 조직과학혁신센터장과 IC-PBL 센터 운영위원, 매년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진행되는 Hanyang Global CEO의 주임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교외에서는 공공부문으로는 인사혁신처 자문위원,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자문위원, 공무원 연금공단의 디지털전환 및 혁신경영 자문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또 민간부문으로는 원자현미경 제조사인 글로벌 강소기업 파크시스템스(주)의 사외이사와 마이다스IT 자인 연구소의 자문 교수를 맡고 있습니다.

 

IC-PBL 교육의 필요성을 언제 느끼게 되셨고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이른 나이에 한양대 양 캠퍼스 통합기획조정실장을 맡으면서 학교의 전체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는데 학생들에게 지적 자극을 주는 환경조성이 시급함을 깨닫게 됐습니다. 당시 제가 바라본 ERICA캠퍼스는 모든 것이 절망적인 상황이었습니다. 학부 중도 탈락률이 높았고, 졸업식장에는 교수 수가 학생 수보다 많았고, 평소 수업 시간에는 안 보이던 학생들이 시험 때는 우르르 몰려오고, 발전기금은 서울캠퍼스로 다 몰리고, 대학의 문화라는 것은 찾아볼 수가 없는 그야말로 텅 빈 곳에 건물만 몇 개 들어서 있는 ‘좀비 대학’이었습니다. 학생들은 분교에 다닌다는 패배 의식과 열등감에 사로잡혀있어 한창 눈에 빛이 나 있어야 할 나이에 열패감만 가득하였습니다. 특히 가장 심각한 것은 교육 방법에 있었습니다. 교수 중심의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이 대학교육의 모습이었고 그것은 고등학교의 수업방식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통합기획조정실장 당시 신입생 학부모 초청간담회에서 마이크를 잡고 한 말이 생각납니다. “... (중략) 들어올 때는 여러분의 자녀가 기대에 못 미친 성적으로 우리 대학에 입학하였지만, 저희 교수들은 여러분의 자녀들 어깨에 날개를 달아 드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말이 공허한 말이 아님을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우리 대학은 분교가 맞습니다. 그러나 한자가 다릅니다. 나눌 ‘분’자의 ‘분교’(分校) 가 아니라 힘을 다하여 노력하고 싸울 때 쓰는 ‘다툴 분‘자를 써서 ‘분교’(奮校) 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날 이후 학부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새로운 수업방식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방향은 학생들이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자기 주도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고 수준 높은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2017년 3월 1일부터 PBL 수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의 IC-PBL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학생들의 출석, 시험, 수업 중 토론도 창의성을 유발하는 독창적 방식으로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학생들이 집단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창조적 문제해결 방식인 ‘DO IT’ Process를 도입해 수업 시간에 단편적으로 적용했습니다.

두 가지의 토론 방식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하나는 RTM(Round Tour Method) 토론방식입니다.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개발했고,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전원몰입’ 하는 발표방식입니다. 이 발표방식은 KAIST의 영재교육원과 영어 버전을 만들어 미국의 위스콘신 경영대학에서 쓰도록 허락해 줬습니다. 또 하나는 ALT(Accumulated Learning Process) 방법론입니다. 이는 한 팀을 공격조와 방어조로 나눠 방어조는 솔루션 발표를, 공격조는 상대 팀에 대한 질문 공격을 맡아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지적 근육을 강화할 수 있게 됩니다. 교육 혁명을 향한 저의 이런 노력은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지식 창출에 쓰이게 됩니다.

 

▲ 전상길 교수의 수업 진화 과정. ⓒ 전상길 교수
▲ 전상길 교수의 수업 진화 과정. ⓒ 전상길 교수

2016년에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주관하는 K-MOOC 사업에 선정되어 ‘창조경영을 위한 인적자원관리, 길을 묻다’라는 강좌를 온라인으로 개발하게 됐습니다. 이에 대한 사용허가권을 싱가폴 폴리텍대학교에 주었고 올해는 중국 상해교통대와 말레이지아 국립대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섭 진행 중입니다. 

이와 같은 교육 방식은 ERICA캠퍼스가 정부의 PRIME 사업에 선정되며 한층 더 체계화됐습니다. 저는 PBL 수업에서 ‘5단계 순환모형’(5 Phases of Circulation Model)이라는 개념설계를 완성했고, 이제까지 모든 단편적인 교육 혁신성과들을 통합할 수 있었습니다. 2017년 1학기에는 주로 기업의 실제 및 가공의 사례를 중심으로 문제해결을 했는데 2017년 9월 1일부터는 실제로 기업이 의뢰한 문제를 해결하는 IC-PBL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판교 벤처밸리의 Midas IT, 강원도 정선의 삼탄ART마인, 독일계 물류회사인 DHL KOREA, 원자현미경 제조사인 글로벌 강소기업 파크시스템스와 롯데마트 등 유수의 기업이 과제를 의뢰해 왔습니다.

 

IC-PBL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IC-PBL 수업은 ‘5단계 순환모형’을 따라 Phases 0부터 Phases 5까지 반복 구조로 체계화돼 있습니다. 먼저 0단계는 학습 준비단계입니다. 학생들은 다양성을 기반으로 창의적인 팀 구성을 하고 호칭도 팀장은 LT(Lead Thinker)로, 팀원은 Thinker로 부르기로 약속합니다. 수업의 오리엔테이션 시간에는 교수님들이 영상물을 통해 학생들의 도전정신과 전투의지를 일깨우고 학생들은 수업의 열의를 반영하는 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합니다.

모든 과정에서 각 팀은 외부로는 회사의 팀장급 멘토와 내부로는 박사과정 학생 또는 겸임교수와 연결됩니다. 팀별로 두 분이 연결되며 이들은 적절한 멘토링을 통해 최종 산출물의 수준을 끊임없이 높일 수 있게끔 돕습니다.

 

▲ IC-PBL을 위한 5단계 순환모형. ⓒ 전상길 교수
▲ IC-PBL을 위한 5단계 순환모형. ⓒ 전상길 교수

1단계에서는 회사의 경영진이 와서 회사 현황 소개와 함께 현안을 발표하게 됩니다. 2단계는 개인별 학습 단계(Individual Learning)로 각 팀원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온라인 강좌나 국내외 자료들을 폭넓게 학습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엄청난 ‘지식 증폭’을 경험하게 됩니다. 학생들은 "이 회사가 제시한 문제의 본질은 무엇일까?"와 같은 ‘좋은’ 질문을 발견하고자 에너지를 모으게 됩니다.

3단계는 집단학습(Group Learning) 단계로 학생들은 이때 DO IT Process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각자가 고민한 문제의 본질에 대해 논의하며 문제를 정의하고(Define), 정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방하고(Open), 도출된 여러 아이디어 가운데 하나를 선정하여 솔루션을 확정하고(Identify), 끝으로 확정된 솔루션을 실천에 옮기는(Transform) 단계를 팀별로 거치게 됩니다. 이는 Design Thinking과 병행하며 적용되기도 합니다. 4단계는 동일한 과제에 대해 팀별로 솔루션을 발표하고 상호학습하는(Social Learning) 단계입니다. 이때 상황에 따라 RTM과 ALP를 적용해 문제를 제공한 경영진 앞에서 팀 간 진땀 나는 진검승부를 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팀 순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마지막 5단계에서 학생들은 본인의 팀이 무엇이 부족했고 다른 팀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에 대한 상호토론을 합니다. 또한 저의 마지막 의견과 발표(5th presentation)를 듣게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을 3개월 동안 치열하게 준비하면서 학생들은 서로가 ‘평생 동지’로 남게 됩니다. 실제로 수업에서 두 커플이 탄생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은 IC-PBL 교육 과정을 통해, 문제를 제공한 기업에 인턴 활동이나 취업을 하는 것은 물론 인생의 주인이 된 보람을 처음으로 느낄 수 있게 됩니다.

 

IC-PBL 교육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IC-PBL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 자신의 깨달음과 자기 개발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종국적으로는 자기 성장을 유도'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5단계 순환모형과 같은 개념설계가 개발돼야 합니다. 그것을 통해 현실 세계에 대한 경험의 질을 심화하는 교과목 설계가 구조화되어야 합니다.

 

IC-PBL 교육는 어느 분야에 적용될 수 있나요?

IC-PBL의 적용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전공 분야별로 IC-PBL의 네 가지 유형인 M(현장통합형), E(현장평가형), C(문제해결형), A(현장문제형) 가운데 적합한 것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중 산업 및 사회 현장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평가도 교수보다는 문제를 의뢰한 기관에서 하는 M 유형으로 할 경우 적용 분야는 더욱 넓어집니다.

 

이러한 IC-PBL 교육은 학생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나요?

첫째, 학생들은 특허를 기반으로 한 창업을 주도하게 됐습니다. 열정으로 무장한 학생들의 집단창의성을 기반으로 현실의 문제가 해결됐고 그 결과가 특허로 연결돼 학생들은 지식재산권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제 ERICA캠퍼스의 경우 지난 6년 동안 교과 및 비교과 과정이 IC-PBL 방식으로 진행돼 학부생 특허가 500여 개가 넘게 출원됐습니다. 예를 들어 한 전자공학부 재학생은 IoT 기술을 이용해 컨테이너 안에서 신선한 야채를 생산하고 이를 중동국가에 대량으로 수출하고 있는 ‘(주)엔씽’(N.Thing)’의 대표이사가 됐습니다. 또 다른 한 분자생명과학과 재학생은 인체에 유익한 디저트를 공급해 전국의 디저트 카페를 석권하고 있는 ㈜조인앤조인의 대표이사가 됐습니다. 이 외 특허청에서 매년 시행하는 전국대학생 특허 경쟁에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을 다수의 ERICA캠퍼스 학생들이 수상하는 것을 봐도  IC-PBL 교육방식의 탁월성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학생들은 자신의 고용가능성(employability)을 스스로 높일 수 있습니다. 세계 불경기 여파로 현재 교섭력을 갖는 기관은 대학에서 기업으로 변화했고 이러한 상황에서 취업난이 지속해서 악화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입니다. IC-PBL로 훈련된 학생들은 발표 수준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많은 기업인은 이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면접을 블라인드 리뷰로 하는 현 추세에서 IC-PBL 기반의 교육은 소위 말하는 SKY대학 출신이 아니더라도 사회적으로 선택받을 기회공간을 넓히고 있습니다.

최근 고위공무원 육성 방법론으로 IC-PBL 방식이 선택됐습니다. 장·차관이 될 국실장급의 교육방식도 한양대가 주창하고 있는 IC-PBL 방식을 도입하여 각 부처가 안고 있는 현안 과제들에 대한 실제 해결책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정부의 인사혁신처장이 ERICA캠퍼스를 방문해 교육혁명의 현장을 목격하고는 각 부처의 과장급 이상 교육공무원들을 ERICA캠퍼스 IC-PBL 센터에서 IC-PBL 연수를 시킨 것은 대학과 정부의 협력관계의 좋은 본보기라 생각됩니다.

 

IC-PBL 교육이 다른 교육과 비교했을 때 갖고 있는 강점이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강의를 수동적으로 듣는 전통적인 교육방식으로는 학생의 잠재력을 체계적으로 끌어낼 수 없습니다. 반면 IC-PBL 방법론에서 학생은  집단창의성이나 집단지성을 통해 최종적인 지식산출물을 창출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능동적, 자기 주도적으로 개인학습-집단학습-사회적 학습-성찰 학습의 네 가지 학습유형을 경험하게 됩니다. 네 단계 학습 과정을 경험하게 되면 지식의 깊이와 폭이 넓어져 창의적 문제해결의 수준이 증폭됩니다.

또한,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학생은 지식의 조각(piece of knowledge)들을 하나하나 맞춰 갑니다. 단편적인 정보나 지식을 ‘문제해결의 목적’에 맞도록 통합하는 통합역량(integrative competency)과 합하는 과정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협동역량(cooperative competency)을 자기도 모르게 체득하게 됩니다. 이 두 역량은 불확실한 미래 사회를 살아가야 할 학생들의 생존지수(survival index)를 높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참여 학생은 시각과 청각은 물론 촉각, 후각, 미각의 오감각을 동시에 다 사용하는 적극적인 학습(active learning)을 하게 돼 학습과 깨달음의 깊이가 전통적인 학습방식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학생은 IC-PBL 교육방식을 통해 수준 높은 경험의 질과 자극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스티브 잡스의 "The journey is the best reward"이라는 말처럼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그 여정이 어쩌면 학생들에게는 최종적인 지식산출물보다 더 가치 있고 유용한 보상이 되는 셈입니다.

 

▲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IC-PBL 교육. ⓒ 전상길 교수
▲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IC-PBL 교육. ⓒ 전상길 교수

학생들은 대체로 IC-PBL교육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제가 경험한 학생의 대부분은 ‘대학 4년 동안 경험한 최고의 수업이었다’, ‘팀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지식의 치열한 상호침투과정을 경험했다’, ‘동일한 문제를 이렇게 다양한 관점과 각도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은 큰 수확이었다’, ‘내성적인 자아가 변해감을 느꼈다’, ‘대학 생활을 통해 신입사원이 아니라 경력사원의 자질을 키워나가는 것 같다’ 등과 같은 매우 자아 발견적 소감을 얘기했습니다. 강단에 선 교수의 입장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반응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IC-PBL 형식으로 수업하시는 교수님들도 잔손이 많이 가지만 큰 보람을 느끼고 계셨습니다.

 

학생들이 모를만한 IC-PBL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IC-PBL이 취업까지 연계되는 관행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 한양대는 단과대학별 IAB 위원을 포함해 많은 국내외 유명기업의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이 겸임교수, 초빙교수 등의 형태로 IC-PBL 기반의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자기 기업의 문제를 학생에게 한 학기 동안 해결하게 하고 탁월한 성과를 낸 학생이나 팀에게 현장실습 기회는 물론 직접 채용까지 하는 등 우수 인력을 현장에서 선발합니다. 실제로 제가 문제를 가져온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현미경 제조사인 글로벌 강소기업 파크시스테스(주)의 담당 임원은 매 학기 15명 정도의 학생에게 현장실습 기회를 주고 있으며 이 중 우수한 학생들은 현장실습 기간이 끝난 뒤 채용전제형 인턴으로 선발해 3개월 인턴생활을 더 한 뒤 정식직원으로 채용합니다. 치열한 입사경쟁률을 보이는 마이다스IT의 경우도 회사의 프로젝트 목적에 부합하는 해결책을 낸 팀에게 인턴십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롯데유통비지니스 그룹에서는 IC-PBL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는 학생들을 추천받아 약 3개월 동안 국내외 연수를 포함해 집중적으로 유통산업을 체험하게 하고 국내 유통업체에 취업할 수 있게 하는 멘토링을 해 주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 반가운 사실은 미국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에서 매년 여름에 진행되는 Hanyang Global CEO최고경영자 과정 총동문회(약 250여 개 한인 CEO가 졸업 동문)에서는 미국 현지 한인 기업들의 문제도 IC-PBL 형태의 문제해결을 정식으로 요청해 왔습니다. 이는 Global IC-PBL의 출발을 예고하게 되며 학생들은 국제인턴십 경험은 물론 미국 영주권까지 취득할 기회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ERICA캠퍼스의 여러 학생이 미 현지 NGL회사에 1년간 장기 인턴을 경험해 영어 능력과 실무능력을 함양하고 귀국했습니다. 내년부터는 실리콘 밸리가 있는 북가주에서도 HGCEO가 개최될 예정인데 한양대 재학생들의 스타트업 천국인 실리콘 밸리에서도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IC-PBL교육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 전상길 교수
▲ IC-PBL교육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 전상길 교수

IC-PBL 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나요?

두 가지 관점에서 미래를 전망해 봅니다. 하나는 이제 IC-PBL 교육은 융복합 교육을 지향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우리 사회가 직면하는 문제는 단일 전공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관련 학문 분야의 융복합적 접근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저는 지난 2년 동안 공학대 로봇 공학과의 이병주 교수님, 휴림로봇 경영진들 그리고 이병주 교수님 수업을 듣는 학부 학생들과 함께 로봇 테미(Temi)의 기능개발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병주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이 수업은 학생들이 개발의 목적이나 상황과 관계없이 알고리즘을 짜는 것이 주 교육내용인데 경영학이 전공인 제가 합류하고 실제 기업이 로봇을 제공함으로써 기업의 목적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 하에 다양한 형태의 로봇과 서비스 기능을 개발하게 됐다고 합니다.

또 다른 관점은 IC-PBL은 경제발전에서 소외된 지구촌 국가들의 고통에 응답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과 곡식이 부족한 아프리카의 오지나 동티모르,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피부색으로, 성별 문제로, 종교로 차별받고 있는 지구촌 곳곳의 문제에 대하여 IC-PBL을 통한 문제해결력과 실천 의지로 인류사회의 가치 창출에 나서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마침 한양대학교의 IC-PBL 모델은 UN 산하의 UNESCO PBL 센터에 전 세계 20개 대학 가운데 하나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또한 최근 IC-PBL Connect & Share Project가 UNESCO에서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 ESD) 프로젝트로 인증을 받는 등 PBL 중심 교육방식을 통해 한양대가 세상을 주도하고 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대학이 참여하는 것은 필수요건이며 그것은 대학이 만드는 고귀한 사회적/인류적 가치가 될 것입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한양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IC-PBL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일의 교육학자이자 지리학자인 훔볼트가 "대학은 미래의 유토피아를 선취하기 위한 소우주여야 한다"고 주장한 바와 같이 IC-PBL을 통한 대학 교육의 개혁은 우리 사회 개혁의 출발점이 되리라 전망합니다.

 

IC-PBL 교육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일까요?

IC-PBL 교육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미래의 유토피아를 선취하기 위한 작동메카니즘을 학습하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 방법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를 해결하고 소외되고 있는 지구촌 구석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따뜻한 인류애를 체계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관점에서 저성장의 경제침체기인 지금 현시점에서 표현한다면 ‘E TO E’(Education To Economy)로 말하고 싶습니다. 교육을 통한 경제회복이라는 우리 시대의 화두를 해결하는 가치 있는 방법론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미래에 IC-PBL 교육을 받을 한양인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초중고 10년을 거치면서 우리는 경험 없는 학습으로 ‘잃어버린 10년’의 세월을 보냈습니다. 성년이 된 대학재학 기간마저도 과거의 학습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의 존재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길을 생각 없이 걸어가야 할 것입니다. 한양대학교가 세상을 향하여 제시한 IC-PBL 교육혁명은 생명을 가진 우리가 자기 주도적으로 우리 시대의 문제해결을 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사회적 가치 창출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할 것입니다. 이제 PBL은 더 이상 ‘Problem-Based Learning’이 아니라 ‘Passion-Based Learning’ 즉 열정 기반의 학습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학생 여러분들이 대학재학 중에 그 열정을 한번 쏟아부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그 격동의 여정은 여러분에게 가장 큰 보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며 교직원 여러분들도 여러분의 그 열정에 응답할 것입니다. 제가 기조실장을 맡아 신입생 학부모 초청 간담회 때 학부모님들에게 했던 20년 전의 약속을 이제야 지키게 되어 기쁘고 이제 유능한 직장인들이 되어 일가를 이루어 제 앞에 다시 나타난 제자들에게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끝으로 저는 학생들과 교수님들께 다음의 질문을 던집니다. 학생들에게는 “한양대학교에 다니면서 왜 세상을 바꾸는 일에 참여하지 않는가”의 질문을, 교수님들에게는 “학생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기를 원하면서도 왜 옛날 지도를 손에 쥐어 주는가”의 질문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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