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의 인기가 식을 줄을 모른다. 단순한 성격 검사로 유행하던 MBTI는 우리 삶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첫 만남에 이뤄지는 당연한 소개말이 되었으며, 일부 기업은 특정 MBTI 유형의 사람은 입사 지원조차 하지 못하도록 막아두었다. 심지어 사람들은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의 이야기만 들고 그 사람의 MBTI를 추측한다.

MBTI는 이제 개인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끊임없이 자신이 누구인가를 되묻고 고찰하기를 요구하는 사회 현상 속에서 간단하게 자신을 정의해 주는 MBTI가 유행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문제는 MBTI로 자신과 타인의 성격을 하나로 규정해버린다는 것이다. 개인의 '성격 소개서'가 되어버린 MBTI, 이대로 괜찮을까?

 

ERICA 한양행복드림상담센터
ERICA 한양행복드림상담센터

한양대 ERICA 한양행복드림상담센터는 한양인들에게 정식 MBTI 검사를 제공하며 자신에 대해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MBTI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ERICA 한양행복드림상담센터의 윤민아 연구원을 만났다.

■ MBTI의 시작

MBTI 검사는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임상가인 Carl Jung의 심리학적 유형론을 바탕으로 개발된 검사다. MBTI가 유행하기 시작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이 2020년 초부터였을 뿐, 예전부터 존재하던 검사다. 뒤늦게 MBTI가 떠오른 건 '16 personality' 사이트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상황에서 '16 personality'의 약식검사는 집에서 쉽게 흥미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16 personality'의 약식검사에서 나온 MBTI를 정식 MBTI로 단정 지어도 될까?

윤민아 연구원은 공식적으로 표준화된 MBTI와 약식검사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온라인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는 '16 personality'검사는 MBTI와 다르게 성격의 5요인(Big5/외향성, 신경증, 우호성, 성실성, 경험에 대한 개방성)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이론적인 기반에 차이가 있다"며 "실제로 MBTI는 공식적으로 표준화된 검사로 '16 personality'와 측정하는 문항과 방식이 다르고, 해석지침과 전문가의 해석을 받을 수 있다. '16 personality'는 정식으로 공인된 검사가 아니므로 해석지침이 없고, 전문가의 해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16 personality'의 약식검사는 유료로 진행되며 검사에 꽤 긴 시간을 투자해야 되는 정식 MBTI검사의 단점을 보안하여 사람들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나 공인된 검사가 아니라는 점과 정식 MBTI와 이론적 기반부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정식 MBTI로 볼 수 없다. 약식검사는 재미를 위해 사용하는 선에서 멈추고 정식 MBTI와 다르다는 인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16 personality'의 약식검사
'16 personality'의 약식검사



■ INFP는 괴짜, ENFP는 인싸?

흔히들 MBTI를 4가지 알파벳으로 설명한다. 외향형(E)-내향형(I), 직관형(N)-현실형(S), 사고형(T)-감정형(F), 판단형(J)-인식형(P)으로 경향이 더 높은 쪽의 알파벳으로 구분된다. 구분된 MBTI에는 하나의 수식어가 붙는다. INFP는 괴짜, ENFP는 인싸 등 한 단어로 정의되는 MBTI는 그 사람의 성격이 되고 그를 이해하는 하나의 기준이 된다. 그러나 MBTI 검사는 한 사람의 성격이 아닌 자신이 어떠한 결정과 선택을 할 때 선호하는 경향성에 대해 알아보는 검사다.

윤연구원은 "MBTI는 개인의 일반적인 경향을 보고자 하는 것이다. 성향에 따른 특성을 재미로 이해를 해볼 수 있는 부분이지만, 표현처럼 ‘성향’일 뿐 같은 성격유형이라도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성격이 형성되는 과정은 유전적인 측면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개인이 경험하는 환경과 유전성은 차이가 있고, 각자가 처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유형이 바뀔 수도 있다"며 "각 성격유형에 대한 예측은 개인이 나타내는 행동을 이해하는 지표로써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MBTI는 개인의 성격으로 정의하기보다 '경향성'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형은 각 개인이 선호하는 경향성이기 때문에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지표로써 활용하는 것이 적합하다. 경향성에 집중하다 보면 MBTI를 통해 자기 자신의 성향을 이해하고 타인의 성향을 파악하여 의사소통에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MBTI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에 대해 윤연구원은 "MBTI는 좋고 나쁨을 가리는 진단검사가 아니며, 선천적인 선호 경향성에도 좋고 나쁨은 없다"며 "환경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태도는 주관적인 특성이 반영되므로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다. 검사는 나와 타인의 행동양식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로 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고 말했다. 선호 경향성은 사람들마다 다를 뿐 틀린 것이 아니다. MBTI를 대할 땐 주관적인 시선 가지고 개인의 환경, 상황 등을 고려해 다름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MBTI 과몰입'으로 인해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을 하나로 단정해버린다. 개인의 성격을 MBTI로 설명하는 것이 아닌 MBTI에 자신의 성격을 맞추는 일도 빈번하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성격은 때에 따라 변할 수 있기 때문에 MBTI는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MBTI로 개인의 성격을 하나의 틀 안에 규정시키는 것은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MBTI를 고정된 성격이 아닌 변화하는 성향으로 받아들이며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도구로써 사용해야 한다.

한양행복드림상담센터에서는 MBTI 검사 외에 성격특성, 심리적 적응 상태, 진로 등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검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검사를 통해 자신에 대해 깊이 알아볼 수 있는 기회이니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거나, 고민 등으로 인해 어려울 때 언제든지 상담소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키워드

'한양위키' 키워드 보기 #MBTI #한양행복드림상담센터
저작권자 © 뉴스H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