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퍼로보틱스 최재원 대표(창업융합학과 석사 17)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과 함께 로봇의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제 로봇은 산업현장을 넘어 하나둘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는 중이다. 사람을 도와 로봇이 주문을 받고, 로봇이 제품을 만들고, 로봇이 서빙/배송을 담당하는 미래가 머지않았다. 로봇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헬퍼로보틱스’ 최재원 대표를 만났다.

글. 김현지 / 사진. 손초원

 

■괴물 스타트업, 국산 서빙로봇을 키우다

서비스 로봇 전문 스타트업 헬퍼로보틱스는 한양대학교 창업융합학과 석사 과정 중인 최재원 대표가 학교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2020년 5월 세운 회사다.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스마트워킹 시스템을 바탕으로 로봇 상용화의 길을 넓히고 있다. 최재원 대표는 헬퍼로보틱스를 남다른 실력과 실행력을 갖춘 스타트업이라 소개한다.

“헬퍼로보틱스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임베디드 시스템, 디자인 등 로봇 제작과 관련한 전 과정을 인하우스로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순수한 국내 기술로 서비스 로봇을 만들고 있죠.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평균 연령 20대 후반의 직원 13명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기업 부설 연구소, 벤처기업 인증과 더불어 2건의 특허를 보유 중입니다.”

창립 후 불과 2년. 헬퍼로보틱스는 서비스 로봇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0 청청콘(청년이 청년을 이끄는 콘테스트)’ 물류 부문 대상 수상, 한양대와 코맥스가 개최한 ‘2020 벤처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을 비롯해 ‘VIP ASIA AWARDS 2020-21’ 2020년 아시아를 빛낸/2021 아시아를 빛낼 로봇 부문 기업 선정, ‘CJ라이프시티 오픈이노베이션 챌린지 2020’ 최우수상 수상 2022 굿디자인 어워드 선정, SEED투자 등 다양한 성과를 통해 사업 아이템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로 승부수를 띄운 헬퍼로보틱스는 남다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무인운반로봇(AGV) 형태의 소형 서빙로봇 ‘에스비’와 그 운영 시스템을 개발, 생산하고 있습니다. 에스비는 비대면 매장 맞춤 서빙로봇이에요. 지정된 서빙로드 위에서 서버와 통신하며 스스로 움직이고, 다중제어를 통해 여러 테이블로 동시에 서빙이 가능하죠. 규모가 작거나 사람이 붐비는 매장 등 다양한 형태의 매장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작은 공간, 붐비는 매장도 OK 현장 최적화 기술

최재원 대표는 에스비의 특장점을 다섯 가지로 꼽았다. 소형화와 시스템화, 편리성, 커스터마이징, 가성비다. 에스비는 기존 자율주행 로봇보다 소형이라 공간 제약이 적고, 크기는 작지만 플레이트당 10㎏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별도의 서빙로드가 필요하나 사람과 동선을 분리함으로써 오히려 안전, 위생, 복잡도 문제를 해결했다.

에스비의 모든 것은 시스템화돼 있다. 무게 감지 센서, 가이드 센서, RFID 리더, IMU, 엔코더 센서 퓨전 등을 통해 알아서, 체계적으로, 안전하게 움직인다. 서빙로드 일정 구간에 접촉식 충전 모듈을 설치해 별도 충전도 필요 없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로봇을 관제하며 서빙 데이터 통계 등 매장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서빙로봇 시장의 90%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이 장악한 상황. 에스비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임에도 중국 제품보다 ⅓가량이 저렴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꼭 필요한 기능들만 채웠기 때문이다. 기존 매장에서 사용 중인 결제/주문/배달 시스템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은 에스비의 큰 장점이다. 모듈형이라 서빙 적재물에 따른 트레이 교체도 가능하다. 인하우스 시스템으로 AS가 빠르고 확실한 것은 덤이다.

“헬퍼로보틱스는 국내 로봇 스타트업 중 유일하게 외식 브랜드를 가진 회사입니다. 현장을 알아야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있죠. 고객 미팅 시에도 실제 운영 매장의 데이터를 투명하게 오픈해 신뢰도를 높이고 있어요.”

▲ 헬퍼로보틱스는 뛰어난 기술력과 전략으로 실제 자영업 현장에 최적화된 서비스 로봇을 만들고 있다.
▲ 헬퍼로보틱스는 뛰어난 기술력과 전략으로 실제 자영업 현장에 최적화된 서비스 로봇을 만들고 있다.

최재원 대표는 개발을 위한 개발이 아니라, 현장에 최적화된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고 싶었다고 강조한다. 회사명이 헬퍼로보틱스(Helper robotics)인 이유, 직접 매장을 운영하며 실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려 노력한 것 모두 수많은 중소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되길 원해서다. 그렇기에 처음부터 10평 매장에 맞춰 서빙로봇을 개발했고 공유주방, 프랜차이즈 업체 제휴 등을 통해 현재는 100평 매장, 14대 동시 운영을 실증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자신만의 가게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지만, 자영업은 절대 쉽지 않아요. 무엇보다 인력과 노하우가 중요한데, 이제 막 장사를 시작한 중소 자영업자의 경우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시스템화된 서빙로봇이죠. 매장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자영업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사람과 로봇이 함께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최재원 대표는 외식업 분야가 곧 4세대에 이를 것이라 귀띔한다. 우리는 오프라인 매장만 운영하던 1세대에서 배달을 겸하게 된 2세대를 지나 애플리케이션과 키오스크, 테이블 오더가 상용화된 3세대에 이르렀다. 이제는 로봇이 현장에 안착하며 무인화 시스템을 갖출 4세대가 머지않았다.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정부에서도 ‘소상공인 스마트상점 기술보급 사업’을 통해 이런 변화를 돕고 있어요. 헬퍼로보틱스는 해당 사업의 기술보급 업체로 선정됐습니다. 에스비를 도입하는 소상공인들은 정부로부터 도입 비용 일부를 지원받게 돼요. 시장 진출을 늘릴 기회이자 더 많은 이들의 꿈을 지원할 기회라 생각합니다.”

외식업의 로봇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헬퍼로보틱스는 올해 정부와 민간 투자사가 2년간 약 5억 원의 R&D 비용을 지원하는 유망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팁스(TIPS)’를 비롯해 청년창업사관학교,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캠퍼스타운 기술매칭, 푸드 테크 키친 인큐베이터 등 여러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2021년에는 법인 체제로 전환하며, 국내 태블릿 오더 시장을 선도하는 전문가와 구독자 50만여 명을 보유한 자영업 분야 유명 유튜버를 주주로 영입해 든든한 지원군도 얻었다. 그야말로 탄탄하게 미래 동력을 마련한 헬퍼로보틱스는 외식업을 시작으로 농업, 물류, 건설업 분야로 무인화 기술을 확장하고, 글로벌 로봇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 헬퍼로보틱스는 개발자 중심으로 로봇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파트를 내부인력으로 구성하여 기반을 다지고 있다.
▲ 헬퍼로보틱스는 개발자 중심으로 로봇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파트를 내부인력으로 구성하여 기반을 다지고 있다.

최재원 대표에겐 두 가지의 목표가 있다. 사람과 로봇이 함께하는 더 나은 삶, 그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 그리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최재원 대표는 지난 10월 18일 모교인 한양대에 2천만 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 학교의 지원을 바탕으로 창업에 성공한 대학원생 스타트업은 적지 않지만, 기부는 이번이 첫 번째 사례로 꼽힌다.

▲ 최재원 (주)헬퍼로보틱스 대표는 지난 10월 18일 모교에 발전기금 2천만 원을 기부했다. 
▲ 최재원 (주)헬퍼로보틱스 대표는 지난 10월 18일 모교에 발전기금 2천만 원을 기부했다. 

 

“적다면 적은 돈일 수 있지만, 첫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심했어요. 청년들이 두려움 없이 창업에 도전하고, 투자받거나 수익을 내면 자연스럽게 기부하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랍니다. 앞으로 회사가 성장해갈수록 선한 영향력을 더 많이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남다른 생각과 가치, 기세로 서비스 로봇 시장을 개척해가는 헬퍼로보틱스. 이들이 우리에게 미칠 영향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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