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자발적으로 시작 … 노란 쪽지 통해 세월호 실종자 무사기원 염원

 22일 늦은 오후,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본관 뒤편 '미래자동차 연구센터' 건설현장 벽면에 노란색 부착물들이 등장했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이라고 써진 대형 인쇄물이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이 부착물들은 바로 세월호 희생자와 실종자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지나가는 학생들은 가는 걸음을 멈추고 노란 쪽지에 각자의 바람과 위로 메세지를 적어서 부착하기 시작했고, 계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세월호 침몰이 발생한지 7일째 되는 이날은 노란 리본 캠페인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노란색 리본 이미지로 프로필 사진을 대체하거나 다양한 장소에 노란색 쪽지 혹은 리본이 등장해 추모와 바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 세월호 사고 실종자의 무사기환을 기원하는 노란 리본은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린다'는 의미라고 처음 캠페인을 진행한 곳에서 밝히기도 했다. ( 출처 : 우리의 염원을 담아 노란리본 캠페인 )

 

   
▲ 22일부터 미래자동차 연구센터 공사장 한쪽 벽면에 부착물이 붙기 시작했다. (출처 : 맨 처음 부착한 학생들 제보)

 

 

   
▲ 한 학생이 쪽지에 메시지를 적고 있다.


이런 캠페인이 한양대에서도 시작하게 된 것은 이날 오후 대학 행정부서를 찾은 다섯 학생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들은 특정 장소에서 이런 부착물을 게시해도 되는지 허가 여부를 문의해왔고 좋은 취지와 상황을 감안하여 협조하기로 결정이 났다. 이어 건설현장 측과 협의하여 벽면 사용 허가를 받았다. 바로 작업에 들어간 이들은 노란리본 이미지를 대형으로 인쇄해서 부착하는 한편 행인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포스트잇과 유성펜 등을 벽면에 부착해두기도 했다. 개시 직후 한양대 공식 페이스북에서도 상황을 알렸다.


허가를 위해 방문했던 학생들은 “우리 말고도 위로와 소망의 마음을 전하고 싶은 학생들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며, “온라인에서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인 캠퍼스 내에서 함께 공감하고 표현하고 싶어 행동으로 옮기게 되었다”고 동기를 밝혔다. 아울러 “사고 현장과는 거리가 있지만 단순히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학생들 본인의 이야기로 받아들이고 함께 기원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다만 학생들은 캠페인이 좋은 취지와 의도로 시작하지만 이번 일이 자발적인 활동인 만큼 직접적인 관리자가 없기 때문에 훼손이나 사후 처리에 어려움이 있을 것을 염려하기도 했다. “이번 주말에 비가 온다는데 그때 많이 훼손되면 그 이후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며 특히 날씨 변화에 따른 상황을 걱정했다. 이에 따라 향후 처리 문제에 대해 학교에서 나서주길 요청하기도 했지만 그 부분은 상황을 봐서 결정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며 협의가 마무리 되었다.

 

   
▲ 23일 오전 수많은 쪽지들이 주변에 부착이 되어있는 상황

 

하루 밤이 지난 오늘 정오 현재, 대략 100여개가 넘는 쪽지들이 주변에 부착되어 있다. 시작은 화려하지 않았고 별다른 홍보도 없었지만 이에 공감하는 많은 학생들의 동참이 계속되고 있다.

 

   
▲ 학생들이 준비한 노란 리본 이미지. 인터넷상에서 돌고 있는 이미지와 유사하게 제작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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