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최초 몽골 해외봉사팀 '한울타리'

"매 순간이 보물 같았다"

 

청춘의 열정만큼 뜨거웠던 여름도 끝을 향해 달려가고, 우리의 여름방학도 그렇게 저물어간다. 각종 시험, 자격증 준비로 학기만큼 바쁜 방학을 보내면서도 '함께 걷기' 위해 우리대학 최초 몽골로 해외봉사를 다녀온 '한울타리'팀을 만났다. 이번 봉사는 한국인이 세운 몽골 울란바토르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울란바토르 대학교에는 한국어 학과가 있어 학교 측에서 한국어 가르쳐주기를 요청하여 몽골에서 교육봉사가 추진됐다. 14박 15일간 동거 동락한 한동문(공과대·화공 3), 이나원(사회대·미컴 3), 이중성(경영대·파이낸스경영 2) 씨는 아직도 몽골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빛이 눈에 선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어쩌다 몽골로 떠나게 됐나.


중성 : 평소 교육봉사를 꾸준히 해왔어요. 150여시간 봉사활동을 하면서 또 다른 봉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해외봉사를 결심하게 됐고, 좋아하는 봉사활동을 몽골의 아름다운 초원 위에서 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동문 : 끊임없는 학과수업과 일상의 반복, 뭔가에 지쳐있었어요. 열정적으로 뭔가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죠. 그 와중에 몽골로 떠나는 해외봉사팀 첫 기수를 뽑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기왕이면 첫 기수의 영광을 누리고 싶어서 지원했어요.

 

나원 : 지난 겨울방학에 해외봉사에 다녀온 친구가 너무 좋았다며 추천을 해줬어요. 저는 좀 특이하게 유치원 때 몽골에서 온 친구가 있었어요. 힘도 세고 멋있었죠. 그래서 다른 나라보다 몽골이 뭔가 더 가깝게 느껴져서 지원했어요.

 

출국 전 준비과정, 가서 했던 활동이 궁금하다.

 

   

동문 : 서류전형과 면접을 통해 4월말에 20명의 몽골 봉사팀이 확정됐어요. 출국 전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모임을 가졌습니다. 몽골에 가서 진행할 프로그램을 회의를 통해 직접 선정하고 연습했죠. 사물놀이, K-POP, 태권무 이렇게 크게 3가지 팀으로 나눴어요. 팀 별로는 평일에도 모임을 가졌죠. 또 직접 후원 받을 곳을 찾아서 몽골학생들에게 줄 티셔츠와 활동에 필요한 문구류, 폴라로이드 카메라까지 지원받았습니다.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어서 모든 학생들에게 한 장씩 나눠줬어요. 저희 팀의 목표는 참여 학생들 또한 세 팀으로 나눠서 사물놀이, K-POP, 태권무를 가르쳐주고, 마지막 날 배운 데로 학생들이 직접 공연을 하게 하는 것이었죠. 이 뿐 만 아니라 전통부채 만들기, 한복 입히기, 티셔츠에 한국 전통문양 그리기 등의 문화교류도 했죠. 도착해서 3일은 준비시간을 갖고, 열흘 동안 몽골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나머지는 현지문화탐방의 시간을 갖고 돌아왔어요.

 

중성 : 몽골사람들이 스포츠 경기 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한몽전'이라는 이름으로 한국인 대 몽골인 팀을 나눠 축구, 농구, 배구 시합을 했어요. 몽골학생들이 전통놀이를 가르쳐줘서 몽골전통놀이도 했고, 우리나라 전통놀이인 제기차기, 닭싸움, 딱지치기도 했어요.

 

나원 : 처음 몽골에 도착해서 몽골의 수도에 위치한 울란바토르 대학교에서 3일간 현지에 적응하고 준비하는 과정을 가졌어요. 한국에서는 몽골 쪽과 이메일을 통해서 연락을 주고받았기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죠. 막상 도착해보니 어려운 점들이 많았어요. 남학생 숙소가 생각보다 너무 열악하더라고요. 결국 여학생들의 양해를 구하고 여학생 숙소에 함께 살았죠. 참여학생들은 울란바토르 대학교 학생 50명이였고, 바투순부르에 위치한 농장에서 활동을 진행했어요. 몽골은 수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서, 전기나 물이 많이 부족해요.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그 속에서도 즐겁게 활동하려 노력했어요.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나.

 

   

중성 : 우리나라가 영어를 학교에서 배우는 것처럼 몽골에선 한국어를 기본적으로 가르친다고 하더라고요. 이 점이 정말 신기했어요. 그래서 몽골 사람들이 기본적인 한국어 인사말 정도는 대부분 알고 있었습니다. 또 첫날에 울란바토르 대학교에서 한국음식을 준비해준다고 했어요. 그래서 잔뜩 기대하고 식당으로 갔는데 밥 한 그릇과 김치 한 그릇이 덩그러니 있더라고요. 몽골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김치를 카레처럼 먹는 반찬이라고 생각했다 하더라고요.

 

나원 : 캠프를 진행했던 바투순부르 농장은 자가 발전기로 전기를 만들어서 써요. 그것도 많이 부족해서 수업할 때에만 잠깐 쓸 수 있죠. 하루는 발전기가 고장 나서 하루 종일 전기가 없이 생활했어요. 물을 끌어올릴 전기도 없어서 머리도 강에 가서 감고 수업도 불빛 없이 진행했어요. 그 땐 정말 너무 당황스러웠는데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는 추억이죠.

 

동문 : 봉사 마지막 날 몽골 학생들이 열흘 동안 배운 내용을 공연하던 날이 기억나요. 열심히 배워서 직접 하는 모습들이 너무 아름다웠고 이젠 다시 못 본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죠. 눈물을 보인 팀원들도 많이 있었어요. 지금은 학생들과 페이스북으로 연락하거나 손편지도 주고 받으며 계속해서 인연을 이어가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이번 봉사에 가서 열정을 찾아왔어요. 무언가 하나에 집중해서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새 열정적으로 변하는 제 모습을 느꼈죠. 좋은 봉사팀 사람들도 만나게 됐고요. 준비기간 때나 활동을 할 때 회의를 하면 어쩔 수 없이 의견차이가 발생하잖아요. 그런 것들을 원만하게 풀어나가는 방법도 배운 것 같아요. 학과공부만 하던 저에게 이번 봉사활동은 정말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해줬어요.

 

우리대학에선 첫 몽골 봉사였다. 애로사항도, 아쉬운 점도 있었을텐데.

 

   

동문 : 아쉬웠던 건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잡았던 것 같아요. 아침 7시에 일어나서 저녁 8시까지 수업을 하고 수업이 끝나면 매일 새벽까지 회의가 이어졌죠. 열흘 동안 그런 생활을 하다 보니 나중엔 다들 너무 지쳤어요. 너무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보단 학생들과 친목을 다지고 교감을 하는 시간을 늘리는 게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나원 : 몽골 학생들과 더 오래 있고 싶었는데 캠프 기간이 너무 짧았어요. 매일 수업준비하고 프로그램 진행하는데 바빠서 몽골 학생들과 더 많이 못 친해진 것이 아쉬워요. 돌아가기 2,3일 전에야 친해졌는데 활동이 그렇게 끝나버렸어요. 다음에 가게 되면 먼저 다가가고 친해지려 더 노력할거에요. 가기 전엔 학과공부랑 봉사활동 팀 회의를 병행하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성공적으로 끝나서 뿌듯해요. 아름다운 몽골에서 더 아름다웠던 몽골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행복한 시간들이었어요.

 

중성 : 저도 캠프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어요. 다음 기수는 길게 가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다른 지역이 아닌 몽골로 해외봉사를 가기로 한 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음식 향이 세서 입에 안 맞는 팀원들도 있었는데 저는 너무 맛있게 먹었어요. 특히 양고기가 정말 맛있었어요. 힘들었지만 고생만큼 얻은 것이 많고, 고생도 이젠 다 추억이네요. 꼭 다시 한번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베풀러 가서 더 많은 것을 받아오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세 명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몽골 해외봉사는 힘들었지만 너무나도 많은 것을 얻어왔다며, 기회가 오면 고민하지 말고 일단 지원하라고 당부했다. 몽골 밤하늘의 별이 너무 아름다워 초원 한가운데 자리를 펴고 누워서 쏟아져 내리는 별빛을 온몸으로 느꼈다는 그들. 이번 몽골 해외봉사를 통해 누군가는 잊고 있었던 열정을 되찾고, 누군가는 헤어짐의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다. 조금이라도 더 베풀고 싶어 비행기 수화물 최대치를 맞춰갔다는 그들은, 돌아올 땐 마음의 선물을 한아름 받아왔다. 선물을 받을 다음차례는 봉사를 준비하는 당신이다.

 

 


박종관 학생기자 pjkk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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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미 사진기자 lovelym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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