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효, 원유집, 장건희 교수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시각

 

우리대학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전국 4위 규모의 산학협력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국내 183개 4년제 대학의 2013학년도(2013년 3월~2014년 2월) 산학 협력 실적 기준). 그만큼 학교와 연구실, 산업 현장의 연계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 이는 연구실에서 부단히 연구에 매달리는 교수와 학생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공로를 기리기 위해 산학협력단에서 2014 HYU학술상 수상자 명단을 공개했다. 올해부터 시행된 HYU학술상은 세계정상수준의 연구성과를 이룩하여 그 연구업적이 우리대학의 위상 제고에 크게 기여한 연구자에게만 수여되는 교내 학술상이다. 우수한 연구실적으로 공학상을 수상한 박대효 교수(공과대·건설환경), 원유집 교수(공과대·컴퓨터) 그리고 장건희 교수(공과대·기계)를 만나 연구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참신한 접근

 

   

박대효 교수(공과대·건설환경)는 '연성해석'이라는 독창적 연구방식으로 다중물리 현상을 규명했다.
박대효 교수는 재료역학·전산역학 연구 분야에서 논문 및 과제수주에 대한 뛰어난 업적을 이룩해내 학과에 모범을 보이고 있다. 그는 2000년부터 2013년까지 각종 산업체 및 한국연구재단(NRF)에서 40여 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지원받아 수행해 왔다. 2009년부터는 건설환경분야에서 유일하게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WCU(World Class University) 제2유형 사업단 과제를 5년 동안 성공적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해외석학들과의 국제공동연구를 기반으로 꾸준히 논문을 출간해온 박 교수는 미국 LSU(Louisiana State University)의 토목환경공학과로부터 2012년 올해 명예의 전당(Hall of Distinction)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교수의 연구가 특별한 이유는 그 접근방법의 독창성 때문이다. 기존 연구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다중물리현상을 통합하기 위해 ‘연성해석’이라는 방법을 도입했다. 본래 복잡한 물리요소를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박 교수는 다양한 물리학적 요소를 연관시켜서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연성해석’을 고안한 것이다. 박 교수는 연성해석을 도입할 수 있던 이유에 대해 “과거에 비해 연산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전에는 해석할 수 없던 스케일의 실험이 전산분야의 발달로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연성해석을 통해 공학에서 다루는 비예측 하중(예측되지 않는 하중)과 재료거동(재료의 변화 및 움직임)에 관한 다중물리 해석기술을 개발하였고, 다중스케일 해석기술 개발을 통한 기술의 융합을 이루었다. 이로써 공학에서 복잡하게 여겨져 왔던 다중물리 현상에 대한 이해와 정확한 재료거동 예측이 가능하였다. 그는 “제가 하는 분야는 토목이나 건설환경 연구분야에서 주류가 아닌데 인정받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실험을 실제로 하는 것은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요. 제가 고안한 전산실험이 실제실험을 보완하는데 요긴하게 쓰이길 바랍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성능을 300% 향상시키겠다”

 

   

원유집 교수는 작년 7월, 소프트웨어 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회의인 ‘유제닉스(USENIX) ATC(Annual Technical Conference) 2013’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받을 정도로 그 업적에 대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번 HYU 학술상은 그가 ‘유제닉스 2013’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연구 성과를 인정하여 수여됐다. 원 교수는 그의 논문 ‘스마트폰의 운영체제 최적화(I/O Stack Optimization for Smart phones)’에서 추가 하드웨어 탑재 없이 소프트웨어 최적화만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속도를 약 300% 향상시키는 기술을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의 핵심은 스마트폰의 자동저장 코드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글자 한 자 타이핑 할 때는 1byte가 사용됩니다. 카톡으로 ‘ㅋㅋ’을 치면 이론적으로는 2byte가 돼야 하지만 실제로 스마트폰에서 이 두 글자를 처리할 때 플래시 메모리에서 차지하는 저장 공간은 50kbyte입니다. 원래 용량의 5만 배가 쓰이는 것이죠. 이는 혹시 모를 외부 충격에도 안정적으로 문자가 가능하도록 자동저장 코드가 많이 삽입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코드가 현재 남용되고 있어서 스마트폰의 메모리가 비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죠.” 원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Write Ahead Logging’ 기법과 ‘Lazy Split Multi Version Btree’라는 기법을 사용해 한 번에 처리되는 정보의 양을 10% 이하로 줄였다. “플래시 메모리는 소모품이라 사용할수록 닳아요. 제 연구가 스마트폰을 성능 저하 없이 오래 사용하도록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융합학문의 가능성을 엿보다

 

   

장건희 교수는 ‘정보기억장치용 초정밀회전기기기술’로 HYU학술상을 수상했다. 정보기억장치용 초정밀 회전기기는 나노(nano) 미터 단위의 회전정밀도를 유지하는 스핀들 모터(자기 디스크 장치 등의 기억 매체를 보존 유지하고, 디스크를 고속도로 회전시키는 모터)를 포함한 회전기기를 말한다. 장 교수의 개발은 21세기 정보화 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그 쓰임새가 날로 커질 전망이다. 특히 고용량, 초소형 정보기억장치 개발 등과 같은 미래 산업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초정밀 회전기기의 공통 기반 기술의 개발이 필수적이며 더 빠르고 안정적이며 얇은 초정밀 회전기기를 개발하는 것은 국가 산업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이다.

 

장 교수 연구의 핵심은 회전기기 내부 모터의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 하는 것이었다. “모터를 통해 전기에너지가 회전하는 운동에너지로 변환할 때 에너지 손실이 발생합니다. 모터의 크기가 클수록 손실을 조절하기 어려운데 전기에너지의 손실을 최소화 하는 초소형 모터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런 연구를 가능하게 한 원동력에 대해 장 교수는 ‘융합의 힘’이라고 전했다. “여태까지 모터에 관한 연구는 기계공학, 전자공학이 별도로 진행해왔어요. 하지만 모터는 전자공학과 기계공학의 기술이 모두 필요합니다. 저는 학과 통합형 연구가 이번 연구는 물론이고 앞으로의 연구개발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해요.”

 

세 교수 모두 인터뷰 내내 자신의 연구에 대한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자기 분야에 대한 열정과 익숙함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통찰.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이들에게서 배워야 할 학문 연구의 자세가 아닐까.

 

  

김선희 기자 pdg1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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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유미 기자 lovelym2@hanyang.ac.kr

사진/이명지 기자 jk618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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