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U SEED 센터 설립

세계적인 연구 센터로 발돋움 하길

 

2020년, 더 이상 보조배터리가 필요 없는 세상이 도래한다. 스마트폰을 쥐고 있기만 해도 충전이 가능해진다. 비밀은 바로 사용자의 체열(體熱)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해내는 부품. 사용자 손에서 발생한 열로 전기를 생산해내는 것이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소모되는 각종 에너지를 ‘수확’해 사용하는 기술을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라 한다. 그리고 여기, 우리대학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선두주자로 만들기 위한 에너지 하베스팅 센터(이하 HYU SEED 센터)가 문을 열었다.

 

에너지 하베스팅, 자투리 에너지를 수확하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흔히 ‘꿈의 기술’이라 불린다. 우리가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에너지는 원자력발전, 화력발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얻어지지만, 이렇게 생산된 에너지가 실제로 모두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지구에서 생산된 에너지 중 실제로 사용하는 에너지는 약 12%에 불과하다고 한다.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사용과정에서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이렇게 버려지는 에너지를 모아 재활용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 마디로 ‘자투리’ 에너지를 모아 활용하는 것이다.

 

에너지 하베스팅의 쉬운 예를 살펴보자. 이스라엘의 에너지 하베스팅 기업 ‘이노와텍(Innowattech)’은 도로 아래에 발전기를 설치하여 자동차의 무게와 속도로 인해 발생하는 에너지를 수집한 뒤, 이를 통해 신호등과 차단기, 가로등에 전력을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최근에는 서울대 연구팀이 깃발의 펄럭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해내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연구를 이끈 김호영 서울대 교수는 “깃발 200개를 단 자동차를 시속 60~70km로 운행하면 스마트폰을 1시간 만에 100% 충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누르는 힘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압전 발전’, 온도 차이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열전 발전’, 전자기파를 수집해 전기를 만드는 ‘RF(Radio Frequency) 발전’ 등 그 방식도 다양하다. 이중 특히 압전 발전은 연구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우리 대학의 성태현 교수(공과대 전기)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자로 손꼽히고 있다. 성 교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에너지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이제는 버려지는 에너지를 잘 활용하는 것이 보다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습니다.”

 

HYU SEED 센터, 풍요로운 세상을 꿈꾸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연구하기 위한 ‘HYU SEED 센터’는 지난 7월 30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앞다퉈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대학 또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날 열린 개소식에 참석한 교학부총장 김회율 교수(공과대 융합전자)는 ”전 세계적인 에너지 수요의 증가”에 대해 거론하며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센터장을 맡게 된 성태현 교수(공과대 전기)는 “학제간 융복합적인 연구를 통해 우리대학을 전세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정점에 올려놓겠다”는 당당한 포부를 밝혔다. 다소 특이하게 느껴지는 ‘SEED’라는 명칭은 ‘Save the Earth by Energy-harvesting Dream Center’의 약자. 버려지는 에너지를 재활용해 깨끗한 지구를 만들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HYU SEED 센터가 목표로 하는 비전은 명확하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통해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풍요로운 세상’,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따뜻한 세상’, 그리고 환경 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 에너지를 통한 ‘깨끗한 세상’을 꿈꾼다.

 

   

 

HYU SEED 센터의 구성은 다채롭다.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자로 손꼽히고 있는 성 교수를 주축으로 김연규 교수(국제학부), 김홍배 교수(공과대 도시), 박시복 교수(의대 의학), 박재우 교수(공과대 건설환경), 유홍희 교수(공과대 기계), 이연희 교수(생활대 의류), 이태희 교수(공과대 미래자동차), 전형탁 교수(공과대 신소재), 홍진표 교수(자연대 물리) 등 다양한 분야의 쟁쟁한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이러한 구성에 대해, 성 교수는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무궁무진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한 만큼, 각 전문가들간의 융합적인 연구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HYU SEED 센터의 비상은 이미 시작됐다. 국토교통기술진흥원으로부터 대형 연구과제를 부여 받아 지난해 12월부터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을 연구 중이다. 연구과제명은 ‘도로 교통 미활용 에너지 이용을 위한 압전에너지 하베스터 개발 및 실증’ 이며, 2017년 9월까지 진행되는 총 연구비 104억 원 규모의 대형 연구과제이다. 성 교수는 “이 과제를 시작으로 보다 많은 국가 대형 연구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명실상부한 에너지 하베스팅 연구 거점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한양을 넘어, 세계 선도로

 

   

우리 대학을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의 선두로 세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HYU SEED 센터. 그렇다면 이번 HYU SEED 센터의 설립이 갖는 의의는 무엇일까? 유홍희 교수(공과대 기계)는 HYU SEED 센터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꼽았다.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현재 이스라엘과 캐나다 등의 국가가 약간 앞서가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아직 초기 단계라고 보면 맞습니다. 성태현 교수가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또 정말 뛰어난 실력과 열정을 지닌 교수님들이 많이 참여하는 만큼 우리가 선두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성 교수의 전문 분야인 압전 발전분야는 굉장히 적용범위가 넓고 포괄적입니다. 유용한 기술만 만들어낸다면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 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유 교수는 HYU SEED 센터의 다채로운 구성에도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저희 연구센터는 다양한 연구분야를 융복합하여 수준 높은 지식을 창출해내고자 합니다. 다채로운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시너지 효과도 발생하고, 연구 영역도 넓어지기 때문에 결국 높은 수준의 지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 교수의 말처럼, HYU SEED 센터의 미래는 매우 밝다. 이미 굵직굵직한 과제를 수행하며 위상을 떨치고 있지만, 향후 다양한 분야로의 발전가능성은 더욱 높다고 할 수 있다. HYU SEED 센터가 한양을 대표하는 연구 조직을 뛰어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연구센터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정우진 기자 wjdnwls@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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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설비 기자 sbi444@hanyang.ac.kr
사진/이명지 기자 jk6180@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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