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사업단 개소

국민생활과 밀접한 환경문제 발굴

 

환경호르몬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 극소량만으로도 체내에 축적돼 인간의 생식기능을 저하시킨다. 이는 기형아 출산, 암 유발, 성조숙증과 같은 유전학적 부작용을 낳고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호르몬의 위해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재해 그 위험성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에 지난 8월 3일 우리대학에서 ‘환경호르몬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개발 사업단’ 개소식이 열렸다.

 

3년 동안 65억원 국가지원, ‘사회문제해결형 기술개발사업’

 

   

 

계명찬 교수(자연대 생명과학)를 단장으로 하는 ‘환경호르몬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개발 사업단(이하 환경호르몬 사업단)’은 지난 2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15년도 원천기술개발사업’에 지원해 지난 6월 11일 ‘사회문제해결형 기술개발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앞으로 2018년 4월까지 35개월 동안 1차년도 25억원, 2, 3차년도 각 20억원씩 총 65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다. 이번 사업단에는 우리대학 자연대, 공대, 의대, 약대, 법대에서 16명의 교수가 참여하고 외부대학 4곳(세종대, 이화여대, 순천대, 성신여대), 플라스틱제품이나 합성세제를 생산하는 기업, 환경호르몬 검출센서를 개발하는 기업 7곳이 함께 참여한다.

 

사업단은 크게 4가지 연구과제를 가진다. 첫째,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저가형 환경호르몬 대체물질을 개발해 보급한다. 둘째, 대체물질에 대한 안정성 평가와 감지센서를 개발을 한다. 셋째, 환경호르몬과 연관된 규제와 사용 배출에 관한 제도를 개선시킨다. 넷째,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에 대한 대국민 홍보체계를 만든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환경호르몬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이다. 따라서 중앙일보와 한국커뮤니케이션 포럼에서 환경호르몬 대체물질 개발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 조사와 환경호르몬 교육을 위해 함께 한다.

 

환경호르몬의 유해성,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

 

   

 

환경호르몬이란 과연 무엇이길래 생물의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환경호르몬의 학술적 정의는 ‘환경 중에 배출된 화학물질이 생물체 내에 유입돼 마치 호르몬처럼 작용하는 물질’이다. 환경호르몬은 플라스틱이나 합성세제를 만드는 원료에서부터 발생한다.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 중 물질을 유연하게 만드는 가소재 프탈레이트, 디솔레이트나 합성세제의 주 원료인 노닐페놀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물질들이 포함된 플라스틱에 열을 가하거나 합성세제를 사용하면 환경호르몬이 녹아 나와 인체에 침투하게 된다. 이때 환경호르몬이 체내에 유입되면 기존의 정상 호르몬과 교란을 일으키게 된다. 이는 성기능 장애, 면역력 감퇴, 여성의 불임 등 인류의 생존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심지어 환경호르몬의 실체를 최초로 밝힌 책 ‘도둑맞은 미래(Our stolen future)’에서는 인류가 누적적으로 환경호르몬에 영향을 받게 되면 인간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번식할 수 없는 상태에 도달할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호르몬의 심각성에 대해 대중들이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금속이나 독성물질은 그 위험성이 사람들에게 각인돼 있지만 상대적으로 환경호르몬에 대한 경각심은 낮은 편이다. 우선 환경호르몬은 그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점차적으로 발생한다. 또한 환경호르몬을 배출하는 것들은 대체로 플라스틱이나 세제 등 우리의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되는 생필품이기 때문에 그 물건들을 쓰지 않고 산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개발

 

   

 

환경호르몬으로부터의 위험을 완전히 막기란 어렵다. 앞서 말했듯이 여러 문제가 한태 얽혀있기 때문에다. 따라서 대체물질 연구와 함께 제도적 차원, 대중들의 인식개선 까지 함께 고민하고자 우리대학 16명의 교수진과 외부 4개 대학, 7개의 기업이 컨소시엄(consortium, 공통의 목적을 위한 협회나 조합) 형태의 사업단을 꾸린 것이다.

 

환경호르몬 사업단은 사업의 중요성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이번 사업단의 단장 계명찬 교수는 “이번 연구 사업단을 통해 환경호르몬을 대체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물질을 개발해 보급하고 환경호르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자 한다”며 이번 연구의 목표를 밝혔다. 이어 계 교수는 사업단을 대표해 앞으로의 다짐을 말했다. “3년 안에 65억의 제한된 시간과 자원을 통해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고 있습니다. 마음이 무겁고 조급한 게 사실이죠. 하지만 좋은 결과를 내서 국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생산해 임무를 완수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수정 기자 sj9302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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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설비 기자 sbi444@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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