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꿈꾸다

깊이 파려면 넓게 파는 것이 중요해

 

한양대학교 학생과, 다른 대학교 학생을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HELP가 무엇인지 물어본다”이다. 좋고 싫음의 문제를 떠나, HELP는 우리 대학만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았다. 무엇보다 한양인과 HELP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1학년이 들어야 하는 HELP 1부터, 4학년의 HELP 4까지. 미우나 고우나 4년 내내 HELP를 듣다 보면 왠지 모를 애정까지 느껴진다. 우리대학 학생이라면 꼭 한 번은 마주했을 그 얼굴, ‘미스터 헬프’라고도 불리는 한양인재개발원장 송영수 교수(사범대 교육공학)를 만나 HELP에 대해 들어봤다.

 

한양 리더십 프로그램, HELP

 

한양리더십프로그램(Hanyang Essential Leadership Plus, 이하 HELP)은 2007년 우리대학에 처음 등장했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HELP는 학생들의 다양한 리더십을 배양하기 위해 고안된 수업이다. 수업은 기본적으로 인터넷 강의로 진행되며, 절대평가 방식으로 성적이 매겨진다. 우리대학 학생이라면 누구나 이수해야 하는 HELP 교과목은 총 4단계로 구성돼있다. 우선 1학년을 위한 HELP 1(휴먼 리더십)에서는 인문학적 소양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한 리더십을 배우게 된다. 두 번째로 2학년을 위한 HELP 2(글로벌 리더십)에서는 글로벌 역학관계와 문화에 대한 이해, 매너 등 글로벌 리더십을 함양한다. 세 번째로 3학년을 위한 HELP 3(비즈니스 리더십)에서는 시장경제 원리와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각종 경제 금융 상식과 경영 마인드에 대한 수업이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4학년을 위한 HELP 4(셀프 리더십)에서는 시간관리, 자기표현법, 사회실무 등 보다 실질적인 리더십에 대해 학습한다.

 

   

 

송 교수는 HELP 역사의 산 증인이다. 2006년 HELP가 개발될 당시부터 참여해 지금까지 HELP를 담당하고 있다. 송 교수는 우리대학에 취임하기 전, 20년 이상 삼성에서 인재개발전문가로 활동했던 리더십 전문가이다. 송 교수는 이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사회가 원하는 역량, 기업이 원하는 잠재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학생들을 돕고 있다. HELP 수업에 간간히 등장해 ‘미스터 헬프’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제 꽤 많은 학생들이 알아보죠. 한 번은 은행에 갔는데 창구에서 일하고 있던 졸업생이 HELP를 들었다며 인사한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HELP가 개발된 지 어느덧 9년. 그간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제 HELP는 우리 대학의 교육 문화를 대표하는 수업이 됐다. 송 교수는 리더십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전공에 대한 공부는 결국 자신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는 과정이에요. 하지만 전공 수업에는 리더십에 대한 교육이 별로 없습니다. 사회와 기업, 또는 어느 집단에 소속돼도 꼭 필요한데 말이죠. 리더십은 단순히 기업에 들어가야만 필요한 능력이 아니라,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면 꼭 갖춰야 하는 능력입니다. 그래서 리더십에 대한 별도의 교육이 꼭 필요한 것입니다.”

 

HELP에 대한 이해의 차이

 

HELP의 취지와 목적은 더할 나위 없이 옳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미래를 선도할 리더십을 배양하겠다는 목표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간 HELP에 관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평가방식(상대평가 절대평가 전환) 논란에서부터 실효성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어왔다. 현재 HELP 3까지 수강했다는 이지훈(정책대 행정3) 씨는 “HELP의 내용이 좋다는 것은 알지만, 이를 강제로 이수하게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며 HELP를 필수적으로 들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지난 학기HELP 4까지 수강을 마친 김대환(경금대 경제4) 씨는 HELP의 실효성에 대해 언급했다. “HELP가 실효성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지 않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학생들이 추구하는 길은 다양한데 HELP는 기업 마인드, 기업가 정신만 강조하는 것 같아서 크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송 교수는 교과목의 취지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HELP 수업을 지금 당장 이용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모든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수업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지금 배워서 앞으로 10년 뒤, 20년 뒤 써먹을 양식이에요. 자신이 맡은 분야의 리더가 됐을 때 어떤 철학,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를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송 교수는 HELP 수업이 오히려 자신의 전문분야를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HELP가 만들어진 초기에도 말이 많았어요. 전공수업 듣기도 벅찬데 왜 이 수업을 들어야 하냐는 항의가 빗발쳤죠. 하지만, 깊게 파려면 넓게 파야 합니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깊게 파고 싶다면 주변분야에 대한 지식도 필요합니다. 현 시대는 융복합적인 인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눈앞에 보이는 효과가 없어도, 결국 이 방식이 학생들의 전문분야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2007년 처음 등장한 이래, HELP에는 꽤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초기 P/F 수업으로 진행되던 HELP는 상대평가로 바뀌었고, 다시 절대평가로 전환됐다. 또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토론, 퀴즈 등 다양한 코너를 마련했고 ‘대학생 리더십 실천사례 공모전’, 국내 최고의 리더들을 직접 만나 볼 수 있는 ‘드림콘서트’ 등 오프라인 활동들도 구비했다. 이러한 HELP는 최근 커리어개발센터(HOPE), 리더십센터(HELP), 한양상담센터(HY-COMMUNICUS), 글로벌기업가센터(Start-UP), 현장실습지원센터(HY-WEP) 등이 ‘한양인재개발원’으로 통합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그간 각자 다른 분야에서 학생들을 지원하던 사업들이 하나의 묶음으로 편성되며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된 것이다. 한 사례로, 지난 학기에 진행된 HELP 4 수업의 경우, 커리어개발센터와 협력해 3000명이 넘는 수강생들에게 자소서 첨삭과 취업 특강, 대학원 진학 박람회 등의 기회를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4월 28일 올림픽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 대학원 Fair’ 에 참석했다는 박희원(사회대 신방4) 씨는 “취업이 아닌 대학원 진학은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는데, HELP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HY-CDP, 또 다른 한양의 역작

 

   

HELP 개발 10주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 송 교수는 또 다른 역작을 준비하고 있다. HY-CDP(Hanyang Career Development Program)가 바로 그것. HY-CDP란 한양인재개발원으로 통합된 커리어 개발, HELP, HY-WEP 등의 다양한 기능들을, 하나의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현재 개발이 거의 완료돼, 이번 2학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HELP와 커리어개발센터를 연계해서 시너지효과를 낸 것처럼, 다양한 것들을 더 융합할 계획입니다. 특히 우리학교의 최대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글로벌기업가센터의 창업프로그램과, HELP, 그리고 커리어개발센터의 기능을 융합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현재 리더십센터에서 운영 중인 ‘커리어 개발 1, 2’ 과목의 경우 해당 학과 교수와 학생간의 상담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송 교수는 이러한 커리어 개발 과목도 HY-CDP에 포함하여 학생들의 통합적인 진로 개발을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1학년 때부터 3학년이 될 때까지, 커리어개발 수업과 각종 면담을 통해 지도교수가 학생의 적성, 진로에 대해 판단하고 조언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이러한 면담 결과는 HY-CDP에 반영돼, 학생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정보를 얻어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취업의 꿈을 갖고 있다면, 그에 맞는 정보를 HY-CDP에 포함돼있는 커리어개발 센터에서 얻을 수 있는 거죠.”

 

마지막으로 송 교수는 현 시대의 리더십은 과거와 다르다고 언급하며, 새로운 리더십을 강조했다. “현 시대의 리더십은 과거처럼 경쟁지향적이고, 다른 사람을 이기고 올라가는 그런 차원의 리더십이 아닙니다. 이제 리더십의 핵심은 자기 분야에 있어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동서남북 방향으로 뛰어가면 네 명의 리더가 나오는 거고, 360도 방향으로 각기 뛰어가면 리더가 360명도 나올 수 있습니다. 결국 다양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쇄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희 인재개발원도 끊임없이 각계 각층의 의견을 듣고, 연합하고, 학생들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그러니 학생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 주시길 바랍니다.”

 

정우진 기자 wjdnwls@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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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유미 기자 lovelym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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