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a España! 바르셀로나 어학연수 일기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위로는 프랑스와 접경을 마주해 서유럽으로 나갈 수 있는 곳. 새파란 지중해를 바라보고 있어 반도를 쉽게 떠날 수 있으며, 배가 만들어내는 하얀 거품을 한 시간 정도 보고 있으면 지브롤터 해협을 건너 모로코까지 손쉽게 갈 수 있는 곳.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은 사방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매력적인 지형만큼이나 매력적인 사람들과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국가다. 빨갛고 노란 국기만큼이나 볕도, 사람들도 강렬하고 정열적이다. 그곳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학생들이 있다. 스페인에서 보내는 그들의 여름은 어떤 모습일까.

 

스페인, 길고도 짧은 하루

 

김남형(국제2) 씨의 하루는 길고도 짧다. 학교에서 지정해준 곳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있는 그녀는 아침에 눈을 뜨면 집에서 내주는 시리얼과 빵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 스페인에서의 식생활 중 아침은 간단하게 먹는 편이라고. "아침은 부담되지 않게 가벼운 식단이에요. 집에서는 주로 스페인 가정식을 해줘요. 주말 점심에는 바게뜨에 치즈, 하몽(Jamon, 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건조시킨 스페인의 생햄) 등을 넣은 보까디요(Bocadillo)를 싸주고, 저녁에는 샐러드와 수프, 바게뜨에 토마토를 바른 카탈루냐(Cataluña) 지방의 전통 빵, 계란과 감자를 이용한 또르띠야(Tortilla), 파스타 등을 먹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그녀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주립대학 UAB 어학원(Universitat Autonóma de Barcelona Idiomes)에서 진행하는 스페인어 수업을 듣기 위해서 길을 나섰다. 학교에서의 생활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중 5일은 9시 반에서 2시까지 스페인어 수업을 듣습니다. 그 이후에는 자유에요. 대부분의 시간에 친구들과 밥을 먹으러 가거나 관광을 합니다. 귀가하는 시간도 자유지만, 대부분은 집에서 저녁식사를 해요. 스페인에서는 저녁을 늦게 먹는 편이라 8시에서 9시 사이에 들어갑니다."

 

   

 

2시부터 8시까지, 하루 6시간이라는 긴 자유시간. 그녀의 하루는 길다. "전문가이드와 학교 선생님이 동행해 바르셀로네타 지역, 고딕 지구 등을 도는 투어가 일주일에 한 번씩 있어요. 그 외에도 유학생들이 다 같이 모여 카탈루냐 광장, 그라시아 거리 등의 번화가로 나가거나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거닐러 가요. 모든 곳이 아름답고 활기차요. 그리고 스페인은 과일과 와인, 술이 무척 싸서 쉽게 많은 걸 먹어볼 수 있습니다. 이국적인 경관도, 맛있는 음식들도 모두 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나의 바르셀로나, 너의 바르셀로나

 

어학연수를 간 학생들에게 주어진 하루 일과는 모두 같지만 그들이 경험하는 실제의 삶은 모두 다르다. 김덕중 (공과대 기계4), 현승환 (공과대 기계4), 오찬미 (국문대 문화인류2) 씨는 모두 스페인 어학연수를 통해 친해진 사이. 세 사람은 모두 출발 전 각자의 고민과 계획을 갖고 한국을 떠나, 이 곳에서 행복한 나날을 만끽하고 있다고 한다.

 

   

Q. 스페인 어학연수를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덕중 : 글로벌시대에서 영어 이외의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스페인어는 영어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언어고, 또 가장 재밌어 보였다. 스페인 문화를 체험해보고 싶기도 했다. 찬미: 1학년 때 처음 배운 스페인어가 무척 매력적이었다. 대학교 입학 후 반드시 유럽여행을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학교를 통해서 어학연수를 가게 되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승환 : 우리나라 기업들이 남미와 스페인에 많이 진출을 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스페인에서의 삶을 경험해보면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Q. 한국과 다른 점이 있다면

 

덕중 : 집 바로 앞에 가우디의 사그라다 성당이 있다. 산책을 나가면 사방이 다 문화유산이다. 쉽게 하지 못할 경험이다. 홈스테이를 하는 집에 에어컨이 없고 시원한 물을 마음대로 마시지 못한다는 점은 조금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다. 스페인은 전기세와 수도세가 비싸기 때문이다. 찬미: 저녁을 9시에 먹고, 사람들이 밥 먹는 동안 대화를 정말 많이 한다. 10시까지 밥을 먹을 때도 있다. 거리의 모든 골목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아서 모든 게 그림같이 예쁘다. 승환 : 자유분방함이 가장 큰 차이다. 길거리에서 옷도 벗고 다니고, 해변에서 놀다가 비키니를 입은 채로 집까지 걸어가기도 한다. 그리고 2시부터 5시까지 낮잠을 자는 '시에스타'가 있다. 밤에 자지 못한 잠을 그 때 잘 수 있고, 모든 이들이 다 함께 쉴 수 있어서 참 좋다.

 

   

 

Q. 수업과 수업 외의 생활은 어떤가

 

찬미: 노래도 듣고 실제로 몸도 움직이는 등, 수업이 무척 활동적이다. 내가 듣고 있는 수업의 선생님들은 테니스 공을 던져서 받는 사람이 말을 하는 등, 자유분방하게 수업을 진행한다. 덕중 : 스페인어를 스페인어로 배운다.(웃음) 그래도 그 덕에 스페인어에 금방 익숙해지고 있다. 배운 내용을 바로 길거리에서 만나는 스페인 사람들과 쓸 수 있어서 좋다. 프리토킹을 할 수 있다. 수업이 끝나면 가까운 근처 나라로 놀러 갈 수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같이 즐겁게 지내고 있다. 승환 : 바르셀로나 홈구장인 캄프누에서 FC바르셀로나와 AS로마의 경기를 봤다. 언제 다시 올지 알 수 없는 기회라 가장 비싼 자리에 앉았다. 당연히 바르셀로나 거주민으로서 바르셀로나를 응원했다. (웃음) 3:0으로 바르셀로나가 이겼는데, 현장의 열기가 TV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2002년 월드컵인 줄 알았다.

 

떠나야만 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

 

스페인에서 지내고 있는 네 사람 모두 어학연수를 망설이는 학우에게 "일단 떠나라"는 말을 던졌다. 오 씨는 막연히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생각을 현실화 시킬 필요가 있다는 말을 전했다. "가고 싶다는 막연한 마음을 진짜로 가겠다는 행동으로 바꾸는 게 중요해요. 생각보다 실천이죠. 떠나보면, 새로운 곳에 도착해서 열린 마음으로 생활을 하다 보면 한 번도 하지 못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에요." 국제처는 매년 3월과 4월 사이에 한 번, 9월과 10월 사이에 한 번 어학연수 프로그램 지원자를 모집한다. 그러나 기간 외 추가 모집 역시 이뤄지고 있으니 국제처에서 보내주는 안내 메일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관련기사 보기: 비용은 가볍게, 경험은 알차게) 이 곳이 아닌 곳, 저 곳에서는 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음이 가득하다면, 일단 떠나보자.

 

 
최정아 기자 shaoran007@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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