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언론종교문화학회 학술회의 현장

예부터 지금까지 종교의 전달은 매개체(Media) 없이는 불가능했다. 과거엔 성상, 교회, 경전 등이 일반인과 종교를 이어주는 다리였다. 현대인은 TV, 인터넷, 라디오 등 좀 더 폭넓은 매체를 통해 종교를 접하게 됐다. 종교를 ‘무엇’으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전달된다면 그 어조가 공공의 영역엔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이에 대한 질문의 해답을 찾기 위해 국제언론종교문화학회(ISMRC, 이하 ISMRC)는 1994년부터 매해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는 8월 1일부터 8월 4일까지 나흘간 한양대와 강남구 삼정호텔에서 열렸다.

 

 

종교 문화와 미디어는 어떻게 교차하는가

 

   
▲ 웁살라 대학(Uppsala University)의 미아 뢰프
하임(Mia Lövheim 사회학과) 교수가 지난 8월 1
일진행된 리셉션 행사에서 행사내용에 대해 설명
하고 있다. (출처: ISMRC)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가 주관하고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하는 ISMRC 국제학술회의가 지난 8월 1일부터 4일까지 한양대와 서울 삼정호텔에서 진행됐다. 1994년 스웨덴 웁살라 대학에서 열린 창립 학술대회 이후 ISMRC는 2년에 한번 각국의 주요 도시에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종교 문화와 미디어의 학제적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주요 관심 분야는 ‘미디어가 종교를 다루는 방식과 특징’, ‘영화나 드라마 같은 대중문화에서 확산되고 있는 초월적 존재’ 등 종교와 미디어가 접점을 갖는 지점이다. 이번 행사는 ‘미디어와 종교, 그리고 공공성’을 주제로 열렸다.

 

총 32개의 세션, 130여 개의 발표가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27개국의 석학 131명이 모였다. 특히 한국인 연사 22명이 참가해 우리나라의 종교 문화에 관한 논의를 소개했다. 한국만큼 다양한 종교가 갈등 없이 지내는 곳도 드물기 때문. 올해 ISMRC 국제학술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은 윤선희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이번 회의를 통해 종교를 중심으로 갈등이 증폭되는 현 시대에서 미디어의 역할을 고찰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아 뢰프하임 교수 등 석학들의 연구성과 공유


공식일정은 8월 1일 오후 2시 한양대에서 시작됐다. 첫 번째 세션은 ‘세월호: 미디어를 통한 죽음의 애도와 트라우마의 극복’. 미디어가 세월호 사건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주된 내용이었다. 이후에는 ‘한국의 불교’ 등을 포함 7개 세션이 진행됐다. 오후 7시부터는 학술회의의 조직위원을 소개하는 리셉션 행사를 진행했다. 한양대는 행사를 위해 국악과 및 무용과 학생들을 초청, 전통 기악 연주와 한국 무용을 선보였다.

 

이튿날인 8월 2일은 강남구 소재 삼정호텔에서 행사가 진행됐다. 본격적으로 학술회의에 돌입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총 12개의 세션과 1개의 키노트 강의가 진행됐다. 취재를 위해 방문한 시간에는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미디어 프레이밍’을 주제로 미아 뢰프하임(Mia Lövheim) 교수(스웨덴 웁살라대학 사회학과)의 발표가 진행 중이었다. 미아 교수는 무슬림에 대해 원리주의자, 테러리즘 등 극단적인 언어가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덧붙여 “한국의 경우 다른 여러 종교가 공존하고 있어 흥미로운 점이 많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 학술회의의 이튿날인 8월 2일엔 강남 삼정호텔에서 총 8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발표자들과 토론자들은 세션이 끝난 이후 쉬는 시간까지도 계속 토론을 이어나갔다.


행사는 이틀 더 이어졌다. 8월 3일에는 견학 코스가 준비됐다. 참가자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단체 방문하고, 전등사, 명동성당, 통일교 박물관 중 하나를 선택해 방문했다. 그리고 8월 4일, 12개 세션을 끝으로 ISMRC 국제학술회의 일정이 마무리됐다.

 

   
▲ 8월 3일, 학술회의에 참여한 석학들은 전등사를 방문해 한국의 불교문화를 체험했다. (출처: ISMRC)

 


윤선희 교수 등 미컴과 교수진이 행사 진행 맡아


이번 행사는 한양대 윤선희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가 조직위원장을 맡고, 미디어커뮤니케이션센터 소속 교수진들과 타교 교수진들이 힘을 모아 공동으로 진행한 행사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윤 교수는 한국에서도 종교 문화와 미디어에 관련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길 바라며 조직위원장을 맡았다. “한국에서는 종교문화와 미디어가 함께 작업을 할 수 있는 연구가 부족했어요.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학제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참가자들의 평도 좋았다. 장종인 박사(미국 아이오와 대학)는 “종교와 미디어의 학제적 연구가 한국에선 활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최해줘서 고맙다”는 평을 남겼다. ISMRC의 차기 회장인 미아 뢰프하임 교수 또한 “프로그램이 잘 구성돼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각국에서 모인 종교학자와 미디어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연구 경향을 교환하는 장이 됐다는 평가다.

 

   
▲ 한양대는 '미디어, 종교 그리고 공공성'을 주제로한 이번 ISMRC 국제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출처: ISMRC)

 

 

글/ 박성배 기자            ppang1120@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문하나 기자         onlyoneluna@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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