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벤처 ‘라인케어’

한국에서 당연했던 것들이 개발도상국에서는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료가 없어 최소한의 병원비도 보장받지 못하고, 병원 접수 및 차트관리를 사람이 하다 보니 병원에 가면 환자들이 의사를 만나기 위해 항상 긴 줄을 서야 한다. 가까운 필리핀의 이야기다. 이러한 필리핀의 의료 문제를 IT로 해결하기 위해 한양대 기술경영대학원 학생들이 뭉쳤다.정리. 편집실 자료 제공. 오동석(기술경영 석사과정 17)
 
▲ 필리핀 로하스(Roxas city)에 위치한 스타트업 인큐베이팅센터 스프링밸리(Spring valley)의 개발자, 디자이너 등과 함께. 9월에 라인케어 필리핀 법인이 스프링밸리에 입주할 예정이다
 

필리핀 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오동석 대표는 한양대학교 학부 4학년이던 2016년 ‘제1회 세븐틴 하츠 페스티벌(17 Hearts Festival)’ 봉사 활동을 하면서 필리핀을 비롯해 개발도상국의 의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한국에서는 환자가 아프면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한 권리인데, 개발도상국에서는 이 최소한의 권리가 보호되지 않았던 것. 오 대표는 올 초 필리핀 최대 빈민가 지역인 톤도에 위치한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 운영하는 센터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국민건강보험이 잘 되어 있는 한국과 달리 필리핀의 많은 어린이들이 필리핀 국민건강보험인 ‘필헬스’에 가입되어 있지 않아 아파도 병원에 제대로 가지 못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비영리 단체를 설립해 외부에서 기부를 받아 건강보험료를 지원해줄 수도 있지만, 그건 저희가 주체적으로 자원을 확보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필리핀에서 벤처기업을 설립해 수익을 창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마닐라 톤도센터 방문 모습
 
▲ 필리핀 병원의 긴 대기시간


원우들과 뭉쳐 예비 창업팀 결성


기술과 사업 두 가지 측면에 대해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석사, 박사 과정에 있는 원우들에게 오동석 대표가 가지고 있는 소셜미션인 ‘IT를 통한 필리핀 의료 접근성 개선’을 소개했고, 같은 뜻을 가진 팀원들과 예비 창업팀을 구성해 한양대 사회혁신센터에서 주최한 ‘글로벌 소셜벤처 부트캠프’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이 프로그램은 소셜벤처 창업을 통해 한양대 학생들과 글로벌 청년들이 개발도상국의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자리에서 라인케어 팀원들은 필리핀 아테네오(Ateneo)병원 의대 교수 젤로 & 제레미와 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필리핀은 다양한 의료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의료 인력이 부족하고, 정확한 위치 정보가 없어요. 또 복잡한 접수관리 체계로 인해 환자가 의사를 만나기까지 긴 대기시간이 필요합니다. 한국과 달리 의사 한 명이 여러 병원에 근무하고, 의사 한 명당 여러 명의 간호사, 비서가 존재해 일정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이중효 학생의 말이다. 라인케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 위치 데이터를 수집해 검색·예약·접수를 한꺼번에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선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단축시켜 긴 대기시간 문제를 해결하고, 점차적으로 기능을 추가해 의료 문제 전반의 프로세스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그렇게 필리핀 의료 문제를 해결하는 온디멘드 헬스케어 플랫폼 ‘라인케어’의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 8월 한양대에서 열린 APYE(Asia Pacific Youth Exchange) 행사에서 필리핀 부통령(Vice President)과 라인케어 멤버들이 함께했다
 
▲ 필리핀 과학기술부(DOST) 페냐 장관과 함께
 
▲ 필리핀 정보통신부(DICT) 엘리세오 장관과 함께
 

평범한 대학원생에서 글로벌 소셜벤처 창업가로


오동석 대표는 지난 6월 초 한국에 ‘주식회사 라인케어’ 법인을 설립하며 창업에 성공했고, 7월에는 필리핀 병원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웹서비스를 오픈했다. 한양대 링크사업단, 사회혁신센터, 서울산업진흥원 등 여러 기관에서 시장조사비를 지원받아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세안(ASEAN) 국가를 수시로 방문해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또 지난 7월에는 필리핀 정부행사인 과학기술부 연간 행사와 정보통신부 공식 행사에 초대돼 과학기술부 페냐 장관과 정보통신부 엘리세오 장관 등 각 기관의 주요 인사들에게 사업을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어 8월에는 필리핀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기관인 스프링밸리의 대표 JDL의 초대를 받아 방문했고, 9월에는 필리핀 법인 설립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아이디어로만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필리핀의 의사와 정부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 필리핀 현지에 꼭 필요한 서비스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라인케어의 소셜미션과 사업성에 공감한 한양대 링크사업단은 단계별로 창업지원금을 지원해 법인 설립 초기에 필요한 개발비, 마케팅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 한양대 글로벌 소셜벤처 부트캠프
 

누구에게나 평등한 의료 권리를 위해


라인케어는 병원 접수관리 플랫폼을 통해 병원으로부터 월 이용료와 광고비 등을 받아 수익을 창출할 예정이다. 또 수익의 일부를 기부해 필리핀의 국민건강보험(필헬스)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건강보험비를 지원받은 어린이와 학생 중의 일부를 선정해 IT 교육을 진행, 향후 라인케어에서 직접 채용 또는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톤도 지역의 어린이들이 병원비 걱정 없이 병원을 갈 수 있는 세상, 그것이 바로 라인케어가 꿈꾸는 미래다.
 
소셜벤처, 이렇게 창업했어요!

▲ 오동석 대표 
(기술경영 석사과정 17)


용기를 갖고 도전하세요!


한양대 사회혁신센터의 부트캠프 교육과정을 통해 평범한 대학원생에서 소셜벤처의 대표가 됐습니다. 이제 서비스 론칭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저희의 서비스로 필리핀의 많은 환자들의 의료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평소에 소셜벤처 관련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도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는 분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저처럼 사회혁신센터를 방문하셔서 창업가로 성장하시기 바랍니다.



 

▲ 이중효 학생
(기술경영 석사과정 17)


글로벌 소셜벤처 사업 위해 현지 시장조사는 필수


한국과 필리핀의 의료 현장은 규제부터 이해 관계자의 상황까지 매우 다릅니다. 글로벌 소셜벤처 사업을 위해 현지 시장조사가 필수인데, 한양대학교 사회혁신센터의 지원으로 지난 7월에 해외 시장조사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덕분에 필리핀의 보건복지부, 과학기술부 등 유관 부서와의 미팅이 제품 출시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나석규 학생
(기술경영 박사과정 18)


소셜벤처 창업의 A to Z를 배우다


한양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의 전공수업인 e-부트캠프와 사회혁신센터의 글로벌 소셜벤처 부트캠프 교육을 통해 소셜벤처 창업의 A to Z를 학습할 수 있었고, 링크사업단의 금전적 지원을 통해 사업을 추진하는 원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교내 여러 유관 부서와 협력해 함께 만들어나가는 라인케어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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