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장순각 교수, '건축에서의 공간' 관련 인터뷰 진행
한국경제 3월 25일자 기사 『층층이 쌓아올린 블록집…건축가의 상상력은 공간 쓰임새에서 시작된다』
한양대 장순각 실내건축디자인 교수가 한국경제와 '건축에서의 공간'을 주제로 인터뷰를 했다. 한국경제는 3월 25일자 기사에서 장 교수의 건축 철학이 잘 드러난 작품인 리틀 발코니와 10큐브 남산 건축물에 대해 자세히 다뤘다.
장 교수는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한 뒤 21년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동시에 디자인회사 제이이즈워킹에서 설계 실무도 병행하고 있다. 하나은행, KT 등 다양한 기업의 주문을 받아 설계 작업을 했다. 레드닷, IF, IDEA 디자인어워드 등 세계 3대 디자인 상을 모두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건축가다.
그의 건축 철학은 '공간의 목적에 따른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능 중심 설계에 건축적 상상력을 발휘하면 일상 속에 아름다움을 구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능이 형태를 만든다'는 디자인의 명제를 최우선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건축 철학이 잘 나타난 작품이 바로 이태원에 있는 복합건물 '리틀발코니'다. 2019년 완공된 리틀발코니는 북서쪽으로 남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세워진 주거형 복합건물이다. 3~4층은 복층형 주거공간이며, 2층은 사진 스튜디오, 1층은 카페로 구성됐다. 각 층의 기능에 최적화해 설계됐다.
이렇게 층마다 기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설계한 뒤 각각의 블록을 절묘하게 엇갈려 쌓아올렸다. 아래층 지붕은 자연스레 위층 발코니가 돼 매력적인 공간을 선사한다. 건물의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접점이 되는 발코니에 발을 내딛는 순간 남산서울타워가 손에 잡힐 듯 눈앞에 펼쳐진다.
여기에 건축적 상상력도 가미했다. 주거공간인 3층 입구에 들어서면 자연석을 수직으로 올린 계단 벽을 만난다. 이 자연석벽을 따라 올라가면 층고가 점점 높아지고 어느덧 5층 루프톱에 이르게 된다.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펼쳐지는 남산 전경은 가슴을 트이게 한다. 장 교수는 "수직으로 건물을 올라가는 '건축적 산책'의 끝을 루프톱에서 바라보는 전경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쌓아올리기를 다른 건축에도 적용하고 있다. 이태원 언덕 한쪽에 올린 '10큐브 남산'은 10개의 주거 공간을 쌓아올린 독창적인 구조의 다세대주택이다.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 가구마다 다른 특성을 부여해 설계했다. 저마다 남산을 향하고 있지만 각각의 각도를 틀어 사생활을 보호한다. 층고도 각기 다르고 각각의 발코니 형태를 달리해 차별적인 개성을 가진 10개 공간을 창조했다.
또한 서귀포시 남원읍에 자리 잡고 있는 ‘오드투 갤러리’는 제주 전통 항아리를 모티브로 주거공간과 전시공간을 복합적으로 조성했다. 둥근 항아리 모양 건물을 중심으로 박스 형태의 공간들을 수직이 아닌 수평 배치했다. 장 교수는 "각각의 기능을 중심으로 설계한 덩어리를 깔았다"며 "정수 기능을 갖고 있는 공간을 한쪽 끝에 수직으로 세워 변화를 줬다"고 했다.
장 교수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그는 "대규모 기업 프로젝트는 이제 후학들에게 물려줄 때가 된 것 같다"며 "100년 이상 된 교회를 리모델링하는 것과 같은 소규모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싶다. 나만의 색깔을 담은 실험적인 건축을 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