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한대] 학교ㆍ사회ㆍ나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기부의 가치, 이중아 대동시스템 회장
기계공학 56 동문... 2억 원에 달하는 꾸준한 기부
이중아 (주)대동시스템 회장은 지난 2011년부터 한양대학교에 개인과 회사 이름으로 꾸준히 기부를 이어왔다. 이렇게 쌓인 기부금이 현재까지 약 2억 원에 달한다. 지난 2019년에는 국가와 산업 발전에 공헌하고 모교와 지역사회에 베푼 사랑을 인정받아 '제10회 자랑스러운 한양공대인상'을 수상했다. 한양대의 위상과 자긍심을 높이고 사랑의 실천에 앞장서는 모습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는 이중아 회장을 만나본다. (글 오인숙, 사진 손초원)
학교에 대한 관심이 후원으로 이어지다
이중아 회장은 2011년 공과대학 기계공학부에 기부한 것을 시작으로 오랜 시간 꾸준히 학교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기계공학부뿐만 아니라 공학대학원 철도시스템공학과, 에너지변환연구실 등 다양한 기부처에 자신의 마음을 전했다.
졸업 후 수십 년간 사업에만 몰두해온 그가 모교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2010년 무렵이다. 이중아 회장은 당시 ‘한양발전후원회’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학교의 운영 상황과 발전 모습, 동문의 활약상을 접하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한양대학교가 그간 많은 학생을 훌륭한 인재로 키워 사회에 배출했고, 그들이 각 분야에 진출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학교가 대단한 발전을 이뤘구나’ 하고 감탄했습니다. 국내 및 세계 대학평가에서도 상당한 순위에 올라 동문으로서 자랑스럽고 자부심을 갖게 됐지요. 그렇게 성공한 동문들이 학교에 기부도 많이 하더군요. 모임을 통해 그들이 기부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학교 소식지와 동문회보를 통해 기부 소식을 접하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학교에 대한 후원과 기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학교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후원으로 이어진 셈이다. 학교의 발전상을 눈으로 확인한 만큼 기부에 대한 결심은 흔들림이 없었다. 아울러 이중아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한양대학교 출신 자동차산업 경영자 모임인 ‘한자회’의 창립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 한자회는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가 최고의 명문학과로 발전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만든 모임으로, 다양한 후원금과 지원 등을 통해 미래자동차공학과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사회와 나라의 발전 이끄는 뜻깊은 실천
이중아 회장은 56학번이다. 그가 한양대학교에 입학한 1956년을 전후로 10년은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어렵고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1945년 8월 제2차 세계대전이 종료되고 해방을 맞았지만,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이어진 6.25 전쟁으로 인해 전국의 도시와 산업시설이 모두 파괴되고 엄청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그 전란 속에 제대로 된 시설도 없이 가건물에서 수업을 이어가며 1952년 한양공과대학 기계공학과 제1회 졸업생이 배출됐다.
“한양공대 모임인 ‘영등포 한영회’를 통해 1회 졸업생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며 당시의 대학 생활에 대해 자주 들었습니다. 제가 재학 중이던 1956년에도 상황이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저 역시 제대로 된 교사가 없어 판자로 된 가건물에서 공부했으니까요.”
그렇게 어렵게 공부한 이중아 회장의 눈에 비친 한양대학교의 발전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의 한양대학교는 모든 분야에서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변화와 발전을 이뤘다. 한 나라의 사회경제 발전의 원동력은 인재 양성 기관인 대학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이 회장은 “대학에서 제대로 교육·육성해 배출 한 훌륭한 인재들이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며 대한민국의 성장을 이끌었다”라고 말한다.
“학교가 학생들을 잘 교육해 훌륭한 인재로 성장시켜 사회에 배출하면, 그들이 사회 활동을 하며 사회경제와 국가 발전에 기여하게 됩니다. 한양대학교 역시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충실하게 교육의 본분을 다하면서 그렇게 사회에 공헌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설립된 한양대학교가 올해 개교 82주년을 맞은 모습을 보니 졸업생으로서 새삼 감회가 새롭습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대견하게 잘 성장하고 발전했습니다. 최근 한양대학교의 모습을 보면 제가 동문이라는 것이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이중아 회장은 미국의 명문 대학을 예로 들며 기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많은 명문 사립대학이 대부분 200~300년 전에 기부로 설립됐기 때문이다. 이들 학교에서는 지금까지 수많은 노벨상 수상자와 대통령을 비롯해 뛰어난 인재들을 배출하고 있다. 그들이 사회·과학·정치·경제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사회에 공헌하고 나라를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는 해방 후부터 현재까지 채 100년이 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역사적 발전의 차이만큼 기부 문화에도 차이를 보입니다. 질적·양적으로 모두 그렇습니다. 이제 한국에서도 한양대를 포함해 많은 대학에서 학교 발전을 위한 동문의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선진국의 기부 문화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양한 기부를 통해 학교 발전에 공헌하는 동문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성실과 근면으로 일군 성공
제주도에서 태어난 이중아 회장은 일찍 부친을 여의고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생계를 위해 학업과 일을 병행해야 했던 그는 전파사에서 각종 기계를 다루고, 형제들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내공을 키웠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 1980년 ㈜대동시스템을 설립해 직접 특수 케이블 연구개발에 나섰고, 수년에 걸친 노력 끝에 차량용 케이블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 ㈜대동시스템은 국내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용 컨트롤 케이블(Control cable)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며, 글로벌 자동차 컨트롤 케이블과 전기전자부품의 연구개발 및 제조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이를 증명하듯 1987년 자동차부품 우수국산화기업 대통령표창, 1992년 산업공로 은탑 산업훈장, 1998년 모범 중소기업 경영인상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데 이어 2000년 1000만 달러 수출탑, 2003년 3000만 달러 수출탑, 2014년 1억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중아 회장의 성공의 원동력은 오롯이 성실과 근면이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궁금한 것이 있으면 관련 서적을 찾아가며 밤새워 공부하고, 늘 성실하고 부지런히 일했다. 연구개발에 대한 열정도 대단해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책을 찾아보며 연구하고, 그렇게 배운 것을 현장에 응용했다. 부품을 만드는 설비까지 직접 제작하는 등 밤낮없이 일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열악한 환경에서 장기간에 걸쳐 개발을 진행하며 수많은 난관에 부딪혔지만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사업을 일궈 지금의 ㈜대동시스템을 만들었다. 이중아 회장이 후배 재학생들에게 학창 시절에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을 쌓고, 모든 일에 성실하게 임할 것을 강조하는 이유다.
“근면한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이 없고, 부지런하면 세상에 못할 일이 없습니다. 저는 근면과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 앞으로도 이 가치는 변하지 않을 거예요.”
이중아 회장은 지금처럼 묵묵히 뒤에서 후배들을 응원하며 학교 사랑을 실천할 것이다. 그것이 곧 사회와 나라의 발전에 기여하고 공헌하는 일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본 내용은 한양대 소식지 '동행한대'의 2021년 여름호(22호)에 게재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