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엄구호 교수 패널 출연…러시아 동원령 발표 관련 인터뷰
9월 23일자 「예비군 징집 시작…핵카드 꺼낸 푸틴의 다음 행보는?」 기사
한양대학교 러시아학과 엄구호 교수는 지난 23일 연합뉴스TV ‘뉴스프라임’에 패널로 출연해 러시아 동원령 발표에 관해 인터뷰했다.
엄 교수는 최근 러시아가 예기치 않게 하루키우에서 패배하고 퇴각한 사건이 동원령 발표의 큰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자원 고갈, 기존에 투입됐던 17만명 병력으로 1000km가 넘는 전선에서 대항하기 어려워진 점 등을 동원령 발표의 원인으로 꼽았다. 엄 교수는 “그런데 문제는 이번에 동원하게 될 30만명의 병력도 잘 훈련된 병력이 아니기 때문에 투입이 된다고 해서 전황이 과연 바뀔까, 오히려 대규모 병력이 투입되어 대규모 인명피해를 발생시키는 아주 전통적인 스타일의 제2차 세계대전형 대규모 전쟁이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엄 교수는 우크라이나의 대응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군은 아마 러시아 합병에 대한 국민투표가 진행되는 루한스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에 대한 공격을 강화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엄 교수는 “러시아가 이번 전쟁을 하는 기본 목표가 돈바스 지역과 크림 반도의 육상 입구, 통로가 되는 헤르손이나 마리우폴 지역의 점령이기 때문에 이러한 러시아의 전쟁 목표를 막기 위해서 집중 공격을 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강화되고 러시아 추가 병력이 들어와 추가 배치가 안정화될 때까지의 한 달이 중요할 것으로 보았다.
엄 교수는 동원령이 발표된 후 러시아 분위기에 대해 “생각보다는 평온한 것 같다”라며 “푸틴 대통령이 지난 10년동안 애국주의를 고취하려는 노력을 많이 해왔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푸틴 대통령이 국민들로 하여금 강한 러시아, 국제 사회에서 강대국의 위상을 갖는 러시아가 우리가 갈 길이라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해왔고, “아마 어제만 10000명이 자원을 했다는 것은 그러한 노력의 결과일 것”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동원령으로 인해 푸틴의 입지가 바로 흔들릴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번 동원령에 우리가 굉장히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동원령이라는 것은 불가피하게 일부 국민들의 심각한 저항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문제고 이미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 말은 푸틴 대통령이 국내의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됐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