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눈높이에서 나오는 공감과 이해, '또래 상담 프로그램'을 알아보다
2014년부터 시작된 또래 상담 프로그램 ‘공감한대’ 비슷한 연령과 생활 경험을 지닌 상담자로 배정 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익명 상담 프로그램 기획 예정
한양행복드림상담센터에서는 대학 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한양인을 위해 또래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래 상담이란 전문 상담가가 해주는 상담이 아니라 일정한 훈련을 거친 학생이 상담을 해주는 것이다. 다양한 연령과 전공을 가진 또래 상담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내담자의 상담 신청서, 연령, 생활 경험을 토대로 가장 적합한 또래 상담자가 배정된다. 상담 활동은 상시로 진행되고 있다.
‘공감한대’라는 이름을 가진 한양대의 또래 상담 프로그램은 2014년에 시작됐다. 매해 32명의 또래 상담자가 배출되고 있으며, 학기마다 약 160건 이상의 또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김효정 한양행복드림상담센터 특임연구원은 “같은 또래끼리 ‘공감’을 바탕으로 심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자 시작됐다”며 해당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편하고 부담없이 고민을 털어놓다
또래 상담 프로그램은 개인 이메일이나 한양대 포털사이트 게시글에 업로드된 또래 내담자 모집 글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주변에 또래 상담자가 있는 경우에는 직접 상담을 요청할 수도 있다. 모든 또래 상담은 서울캠퍼스 학생회관 3층에 위치한 한양행복드림센터 상담실이나 캠퍼스 내 카페에서 진행되며, 그 횟수는 내담자가 원하는 만큼 조율이 가능하다.
상담의 내용은 학교생활, 진로, 연애 문제, 대인 관계 적응 등으로 다양하다. 만약 또래 상담의 내용이 상담자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면, 또래 상담 프로그램은 전문 상담실로 연계해주는 중개자의 역할을 한다. 김 연구원은 “또래 상담은 트라우마나 우울증 같은 무거운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며 “이런 한계점을 센터에서도 인지하고 있어 이 부분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대부분의 대학생은 어려움이 있을 때 친구 집단에서 문제를 의논하고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또래 상담 프로그램에서는 또래로서의 감정적인 공감뿐만 아니라 선배로서의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래의 고민을 통해 성장하다
또래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또래 상담자들은 매 학기 초 2월과 8월에 선발된다. 개인 인성과 다양성을 기준으로 선발되며 최종적으로 뽑힌 또래 상담자들은 총 12시간의 양성 교육을 받는다. 양성 교육에서는 주로 상담 기술, 대화 방법, 갈등 해결 방법 등을 다룬다. 또래 상담자들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씩 1급 상담전문가와 사례 토의가 진행되며 상담자 워크숍, 상담자 감수성 훈련, MBTI 교육 등이 실시되고 있다. 또래 상담자들은 총 8회의 상담 횟수를 충족하면 활동을 수료할 수 있다.
현재 또래 상담자로 활동 중인 장예린(간호학과 3) 씨는 상담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열린 사고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씨는 “또래 상담은 ‘친근함’을 주는 상담이기에 진행 과정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고 상담하면서 오히려 내가 배울 점이 많았다”고 활동 소감을 밝혔다.
함께 공감하고 이해하다
또래 상담 프로그램에서는 상시 상담 외에도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공감·배려 문화를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작년에는 서로 사과하는 ‘애플 데이’ 행사를 열어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했으며 올해는 심리적으로 힘든 학생을 위해 나만의 향수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외에도 익명 상담의 요청이 많아짐에 따라 SNS, 메타버스 등의 매체를 활용한 또래 상담 프로그램도 기획 단계에 있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정식 상담에 대한 문턱이 높다고 느껴진다면 우선 가벼운 마음으로 또래 상담 프로그램의 문을 두드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