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기숙사, 지열에너지 도입으로 연 1억 절감
제5생활관 건물 전체에 필요한 에너지 중 48%를 지열로 충당 제6·7학생생활관 신재생에너지 도입 비율 47.7%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제5학생생활관은 지열로 매년 ‘억대’의 에너지 비용을 아낀다. 12층 건물을 데워야 하는데, 필요 에너지의 절반 가까이를 지열로 충당해 지난 겨울 요동친 에너지 요금의 충격을 다소 덜 수 있었다.
이렇게 한양대는 건물 내에서 직접 에너지를 만들어 쓰며 탄소 중립 도시를 실현하는 데도 한발 다가가고 있다. 지열 같은 재생에너지는 계속 써도 마르지 않는 데다 온실가스 배출도 현저하게 적기 때문이다.
한양대학교 제5학생생활관의 지하 1층 기계실에는 거대한 파이프 라인과 금속박스들이 도열해 있다. 넓은 공간에 낮은 기계음만 웅웅 댄다. 눈에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 순간에도 발 아래에서는 지하의 차가운 물이 파이프를 타고 끊임없이 올라온다. 21.2도의 온도로 기계실에 도착한 물은 히트펌프를 통해 열교환을 하고는 24.6도가 돼 땅으로 돌아간다. 지하에서 올라온 물 덕분에 13.6도까지 내려간 지상의 물은 12층 건물 곳곳으로 뻗어나가 냉방에 쓰이게 된다. 2017년 완공된 제5학생생활관은 건물 바로 아래 48개의 구멍을 깔고 앉아 있다. 파이프가 들어간 이 구멍은 지하 약 250m까지 내려간다. 파이프를 통해 사계절 일정한 지하의 열에너지가 공급된다.
한양대는 처음에 탄소 감축을 위해 제5학생생활관에 지열·태양광을 도입했다. 직접 써보니 결과가 만족스러워, 현재 짓는 제6·7학생생활관에는 지열 비율을 더 늘렸다. 제5생활관의 신재생에너지 도입 비율이 15.9%이나 제6·7생활관은 47.7%로 세 배나 증가했다.
제5생활관의 경우 건물 전체에 필요한 에너지 중 48%를 지열로 충당한다. 지열에너지 설비에 약 5억1200만원이 들어갔고, 지열을 써서 매년 1억800만원 정도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약 5년 만에 설비 투자 비용을 회수한 셈이다. 한양대는 6·7생활관의 경우 도시가스를 사용했을 때보다 에너지 비용이 3억4000만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991t 감축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