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용 동문, 국립 현대무용단 감독으로서 첫 안무작을 선보이다

안무가들의 각자 다른 몸의 표현을 바탕으로 결국 통합된 의미 전달이 중요 무대를 그대로 받아들여 안무작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 최고의 안무가, 어릴 적부터 꿈꿔온 목표

2023-11-03     정다은 기자

김성용(무용학과 95) 씨가 지난 5월 국립 현대무용단 단장 겸 예술 감독에 취임한 후 지난달 4일 관객들에게 첫 안무작을 선보였다. 그의 안무작인 ‘정글-감각과 반응’은 수많은 호평을 받았으며, 이 무대를 통해 그는 자신만의 안무 가치관을 대중에게 보여줬다. 행정적인 부분과 예술적 성취를 모두 달성해야 하는 역할을 맡은 김 씨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

 

▲ 국립 현대무용단 단장 겸 예술 감독인 김성용(무용학과 95) 씨의 자리이다. 김 씨는 이 공간에서 행정적인 업무를 처리한다. ⓒ 정다은 기자

 

결국 하나를 표현하는 무용수의 움직임

 

국립 현대무용단 단장 겸 예술 감독으로서 김 씨의 첫 안무작은 ‘정글-감각과 반응’이다. 그는 무용수 개인의 ‘다름’을 표현하는 데에 환경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무용수의 감각을 예민하게 깨울 수 있는 적합한 장소로 감각과 반응이 공존하는 ‘정글’을 택했다. 김 씨는 “무용의 본질은 몸을 이용하는 움직임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용수마다 몸이 다르기에 똑같은 동작을 주문해도 다르게 표현한다”며 “이런 무용수들의 각자 다른 점에 중점을 뒀다”고 답했다.

그가 ‘정글-감각과 반응’에서 담아내고자 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서로 다르게 시작해 하나로 통합되는 그 과정 자체를 무대에 담아내고자 했다. 김 씨가 생각하는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서로 다른 것들을 하나의 연결된 정서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는 “각자 다른 것을 생각하다가 소통하면서 비슷한 걸 느끼게 된다”며 “소통을 통해 어느 순간 하나를 같이 바라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 김 씨의 주도 하에 '정글-감각과 반응' 안무 연습이 이뤄지고 있다. 무용수들이 하나되면서 무대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모습이다. ⓒ 국립 현대무용단

 

안무작 의도 파악이 핵심

 

안무작의 의도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안무를 볼 때, 관중들이 생각한 대로만 보면 그 무대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눈 앞에 보이는 무대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느 한 평론가의 “진실된 작품이었다”는 평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고 밝혔다. 김 씨는 “일반적인 평론가는 무대에 보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며 “하지만 이 평론가는 일반적인 게 아닌 무대 자체를 넘어 노력, 연습했던 시간 등 그 이상의 것들을 받아들여 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안무작을 의도한 대로 관객에게 보인 순간이었던 것 같아 정말 뿌듯했다”고 전했다. 

 

▲ 실제 '정글-감각과 반응' 안무 무대이다. 무대에 맞춰 동작하고 있는 무용수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무대는 많은 호평을 받았다. ⓒ 국립 현대무용단

 

무용과 함께한 인생

 

이번 안무에 특히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지만, 힘들었던 만큼 무용수들과 함께 한 모든 과정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에게 이번 무대는 유독 특별했다. 그는 “25살 때 첫 안무를 시작한 후 최고의 안무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계속 꿨다”며 “어렸을 때 생각했던 자리에 드디어 지금 서 있다”고 말했다.

▲ 국립 현대무용단의 단장 겸 예술 감독을 맡은 김 씨의 모습이다. 각오를 다지는 그를 알 수 있다. ⓒ 국립 현대무용단

김 씨는 무용학과 학사, 석사 그리고 박사까지 모든 학위를 한양대에서 수료했다. 그는 “프로무용수로서의 시작을 한양대에서 시작했다”며 “그때의 밤을 새워 과제를 하는 등 열심히 노력했던 경험들이 자양분이 돼 이후 어려울 때 버틸 수 있는 근간이 됐다”고 한양대에 고마움을 전했다.

 

기회를 만들 줄 아는 능력

 

김 씨는 한양인들과 후배 무용인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다들 목표로 한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달리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기회를 만들 줄 아는 능력 또한 중요해요. 꿈을 위한 기회를 차곡차곡 노리고, 자신을 믿으세요. 여러분은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