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백서인 교수, 칼럼 '중국, 불을 끈 공장과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 기고
7월 28일 자 「중국, 불을 끈 공장과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기사
백서인 ERICA 글로벌문화통상학과 교수가 7월 28일자 <중앙일보>에 칼럼 '중국, 불을 끈 공장과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를 기고했다.
백 교수는 중국이 지난 10년간 '제조 대국'에서 '제조 강국'으로의 전환을 위해 제조업의 첨단화를 추진해 오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중국 정부가 '중국제조 2025', '전략성신흥산업', 그리고 '신품질 생산력'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제조업 육성 정책들을 강력하게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가 중국 제조업의 도약 원인을 '996'(오전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 6일 근무)으로 대변되는 고강도 노동 투입과 빠른 '무인화'로 해석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한다.
그는 "중국을 대표하는 배터리 기업 CATL은 높은 업무 강도만큼이나 선도적인 연구·개발(R&D)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자체적으로 배터리 전용 AI 모델을 개발하고 컴퓨팅 센터를 구축해 나트륨이온·전고체·리튬-금속 등과 같은 차세대 후보 물질과 조합을 탐색하는 데 활용했다. 그 결과 기존 제품 대비 2배 이상의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보유한 리튬-금속 전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CATL이 대변하는 중국식 제조 혁명은 AI와 로봇을 비롯한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저부가가치 활동은 자동화시키고, 고부가가치 활동에 인력을 집중시키는 전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선진국에 첨단 제조 가치사슬의 우위를 내주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백 교수는 "그러나 우리가 지금 걱정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 최고의 첨단 제조 클러스터의 불빛은 과연 어디에서 켜져 있느냐이다. 혹시 우리는 연구소의 불은 끄고, 공장의 불은 켜야만 하는 상황에 매몰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우리도 할 수 있지만 제도적인, 혹은 사회적인 요인으로 안 하는 것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우리의 경쟁자들은 이미 핸드폰부터 스마트카까지 한 공간에서 맞춤형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수퍼 팩토리 생산으로 진입했기 때문이다"고 진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