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인의 커리어를 묻다] 가수 오승하에게 노래의 길을 듣다
“직접 부딪혀 볼 때 나의 길은 보이고, 그 지점에서부터 길이 열린다” 무너져도 마음을 거듭 다잡으며 걸어온 그녀의 세월
오승하(국악과 07) 동문은 중요무형문화제 제57호 경기민요 전수자이며, 2018년 제21회 강원전국 경서도 강원소리 경연대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2020년에는 'MBC 트로트의 민족'에 출연해 80팀 중 15위를 달성했다. 2023년 '미스트롯3'에 출연하고 그 해 6월 싱글 '맙소사'를 발표하며 트로트에 도전했다. 최근 '행복한 아저씨'와 '분당의 밤' 등의 신곡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 씨와의 인터뷰에서는 도전을 거듭하며 오랜 세월 노래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그녀의 원동력이 드러났다. 그녀는 특유의 밝은 에너지와 어려움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강인함으로 자신만의 길을 일궈가고 있었다.
언제부터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저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무척 좋아했어요. 국악은 강원도 횡성에 있는 중학교에 다닐 때 한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어요. 대회를 나가서 우승하다 보니 더욱더 좋아져 예술고등학교를 진학했어요.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나의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음악에 더 빠졌어요.
'미스트롯3'에는 어떤 계기로 출연을 결심하셨나요. 방송에 나가 느낀 점도 궁금합니다.
'미스트롯3'을 나가기 전에 지인의 권유로 'MBC 트로트의 민족'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갔어요. 그때 나름 상위권으로 입상하면서 욕심이 나서 '미스트롯3'에도 지원을 했어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실력자들이 모여서 그런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모든 것들이 힘들었어요. 특히 국악 전공자들이 많이 모이면서 경쟁이 심했어요. 중간에 그만둘 생각까지 했는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생각하며 버텼습니다.
저는 스스로가 나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대회를 하면서 실력자들이 정말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이 기회에 우리 전통을 더 알려보자 마음먹었던 게 떠오르네요.
가수의 길을 걸으며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나요. 그 시기는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무작정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서 많은 경험을 하면서 노래의 길이 이렇게 힘든 줄 이제야 알게 됐어요. 하면 할수록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이제는 특출 난 컨셉이 아니면 대중에게 나를 알리기가 힘들거든요.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많아요. 그래도 지금까지 나를 밀어주고 격려해 준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하면 오기가 생기고 더 열심히 하자고 마음을 다잡게 돼요. 이제는 힘든 걸 극복한다기보다 힘든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저는 국악인으로 활동한 지 수십 년이 됐는데요. 어렵고 힘들 때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과, 공연을 가면 알아봐 주시고 함께 사진 찍고 "파이팅! 힘내세요"하고 위로의 말을 건네 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가 매번 가장 행복해요. 그런 순간들이 기억에 남아요.
최근 횡성군 홍보대사로 위촉되셨어요. 어떤 계기로 맡으셨는지, 소감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저는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에서 태어났어요. 중학교 공부까지 횡성에서 마쳤습니다. 이 외에도 강원도 축제에서 '미스 선'으로 뽑혔던 것, 강원도 행사 출연료를 일부 기부했던 것 등 강원도와 연이 있었어요. 그리고 방송에 나가면 특히 고향인 강원도 횡성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이제는 감사하게도 횡성군 전 군민이 다 알아봐 주시는 정도가 됐어요. 더 열심히 홍보해야겠다는 마음뿐입니다. 횡성군을 위한 좋은 일들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이렇게 배려해 주신 횡성군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가수로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나 활동이 있을까요.
비록 지금은 대중음악을 하고 있지만 저의 전공인 국악은 놓치고 싶지 않아요. 앞으로도 꾸준히 국악에 관련된 활동을 할 계획이에요. 얼마 전 마당놀이에서 섭외가 들어와서 9월에 공연을 하는데요. 이처럼 노래와 함께 할 수 있는 뮤지컬이나 전통 마당놀이 같은, 대중들과 가깝게 소통할 수 있는 장르로 활동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한양인 후배들에게 조언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요즘은 하루에도 많은 음악인이 탄생하고 사라지는 어려운 세상인 것 같아요. 저 역시 여기까지 오기가 쉽지 않았지만 늘 가족과 나를 사랑해 주는 주변 분들을 생각하며 버틴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한 가지 음악만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아닌 만큼 어떤 장르라도 도전해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도전이라는 단어가 비록 젊은 동료들에게는 모험처럼 느껴질 수 있겠지만, 해보지도 않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직접 부딪히다 보면 나의 길은 분명히 보이고 그렇게 보인 지점에서부터 그 길이 열린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많은 장르에 도전하며 울기도 하고 여러 번 좌절해 왔어요. 그럼에도 저는 여러분께 도전을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양대 후배님들 앞으로 잘 되시기를 기도할게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