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김성환·서울대 전헌수 교수 공동연구팀, 실크 단백질로 세계 최고 해상도 컬러필터 개발
- 세계 최고 수준 80,000 DPI 컬러필터를 실크 전자빔 레지스트로 구현 - 바이오이미징, 디스플레이, 정보보안 등 차세대 광소자 기반 기술 확보
한양대학교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성환 교수와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전헌수 교수 공동연구팀이 실크 단백질 전자빔 레지스트를 이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80,000DPI(1인치당 약 8만 개의 점) 해상도를 구현한 초고해상도 컬러필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약 400~500DPI)보다 160배 이상 정밀한 수준으로, 차세대 초소형 디스플레이 및 보안 광학 기술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다.
최근 디스플레이와 이미지 센서의 해상도가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빛의 파장 단위(나노미터)에서 색을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컬러필터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기존 염료나 안료 기반 컬러필터는 빛의 흡수 특성에 의존하기 때문에 수백 나노미터 단위로 미세화하기 어렵고, 금속 나노구조를 이용한 방식은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높으며 색 순도와 투과율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실크 단백질 전자빔 레지스트를 이용한 친환경 나노공정 기술을 도입했다. 실크 단백질은 누에고치에서 추출되는 천연 단백질인 ‘피브로인(Fibroin)’으로, 전자빔에 노출되면 에너지를 흡수해 열화되는 특성을 지닌다. 연구팀은 이 특성을 활용해 전자빔의 세기를 조절함으로써 실크 박막의 두께를 수십 나노미터까지 정밀하게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열화된 실크는 물로 현상할 수 있어, 화학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적 나노공정이 가능하다.
이후 회색조(grayscale) 전자빔 리소그래피를 이용해 은(Ag) 박막 위에 실크 박막의 두께를 위치별로 정밀하게 조절하고, 다시 은을 증착해 금속–절연체–금속(MIM) 구조를 형성했다. 이 구조는 패브리-패롯(Fabry–Perot) 공진 모드를 만들어, 높은 색 순도와 투과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컬러필터의 픽셀 크기를 300나노미터 수준으로 줄이고, 빈센트 반 고흐의 명화 「별이 빛나는 밤」을 80,000DPI 해상도로 재현하는 데 성공했다. 재현된 그림의 폭은 약 0.09mm로, 머리카락 한 올 굵기 정도다. 또한 동일한 기술을 활용해 초고해상도 보안 암호화 패턴을 구현함으로써, 빛을 이용한 정보 저장·판독이 가능한 신개념 광학 암호화 기술도 함께 시연했다.
김성환 교수는 “실크 단백질은 생체적합성과 광학적 특성이 우수한 친환경 소재로써 물리학과 생물학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핵심 재료”라며 “이번 연구는 생체소재와 나노광학의 융합을 통해 초고해상도 컬러필터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재료 및 광학 분야의 저명 국제학술지 『Advanced Optical Materials』에 10월 30일 온라인 게재됐다.
해당 논문 「A Wavelength-Scale Silk Protein Color Filter Array for Ultra-High-Resolution 80k DPI Displays」에는 서울대 이태윤 박사와 한양대 조재강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서울대 전헌수 교수와 한양대 김성환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향후 바이오이미징, 초소형 디스플레이, 정보보안 소자 등 차세대 광학 기술 응용을 목표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