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이준 박사, MSDC 2025 국제학술대회서 아일릿(ILLIT) 숏폼 기반 팬 전환 메커니즘 규명
전환을 견인하는 것은 ‘퍼널 콘텐츠 컨디션’
한양대학교 이준 문화콘텐츠학 박사(한양대 ERICA 문화콘텐츠학과 강사)가 지난 20일부터 21일까지 태국 방콕의 앰배서더 호텔 방콕에서 개최된 ‘The 5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edia Science & Digital Communication 2025(MSDC 2025)’에서 「퍼널 콘텐츠 컨디션의 매개 효과가 팬 전환에 미치는 영향: 아일릿 ‘Magnetic’ 숏폼 사례(Mediating Effect of Funnel Content Condition on Fan Conversion: The Case of ILLIT’s “Magnetic” Short-Form)」를 주제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MSDC 2025는 “Media and Communication in a World Reimagined”를 주제로 디지털 기술 및 커뮤니케이션 환경 변화가 미디어 이용과 사회적 상호작용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논의하는 국제 학술대회다. 컨퍼런스는 말레이시아 샤먼대학교(Xiamen University Malaysia) Wang Changsong 학장과 한양대 ERICA 문화콘텐츠학과 김치호 교수 교수가 공동 의장으로 있으며, TIIKM의 Isanka P. Gamage 대표가 총괄 운영을 맡았다.
이 박사는 이날 발표에서 알고리즘 기반의 숏폼 플랫폼(TikTok, YouTube Shorts, Instagram Reels)에서 발생하는 비계획 시청(Unplanned Viewing) 이 초기 인지도와 흥미를 유발하지만, 이러한 우연 노출만으로는 팬 전환(Fan Conversion)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비계획 시청은 인지까지는 가능하지만 전환을 견인하는 요인은 ‘퍼널 콘텐츠 컨디션(Funnel Content Condition, FCC)’ 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FCC에 대해 “숏폼 환경에서 FCC는 시청자 행동을 규정하는 구조적 조건으로, 전통적으로 시장 가격·수요·공급이 소비 행동을 결정하는 마켓 컨디션처럼 시청자의 감정 반응·몰입·참여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핵심 환경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즉, 숏폼 생태계에서는 외부 환경보다 콘텐츠 내부 조건이 행동 전환을 결정하는 근본적인 장치라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2024년 높은 확산력을 보인 아일릿(ILLIT)의 「Magnetic」 숏폼을 중심으로, 비계획 시청(독립변수) → 퍼널 콘텐츠 컨디션(매개변수) → 팬 전환(종속변수)의 구조적 관계를 구조방정식모형(SEM)으로 분석했다. 조사대상은 「Magnetic」 숏폼을 시청한 국내 성인 100명이었으며, SPSS 25.0과 AMOS 25.0을 통해 요인분석, 신뢰도 검증, 판별타당성, 부트스트래핑 기반 매개효과 검증, 팬 여부에 따른 다중집단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비계획 시청은 FCC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쳤으며(β=.610, p<.001), FCC는 팬 전환에 강한 정(+)의 영향을 미쳤다(β=.871, p<.001). 반면 비계획 시청은 팬 전환에 직접적 영향력을 보이지 않았고(β=-.140, ns), 부트스트래핑 결과 비계획 시청이 팬 전환에 미치는 간접효과(.531, 95% CI [.386, .736])만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나타나 FCC의 완전 매개(full mediation) 가 확인됐다.
또한 팬 여부에 따른 조절효과 분석에서 비계획 시청 → 팬 전환 경로는 팬 집단에서만 유의하게 나타났다(팬 β=.509, p<.001 / 비팬 β=-.186, ns). 반면 FCC → 팬 전환 경로는 팬·비팬 모두에서 유의하여 FCC가 모든 집단에서 전환의 핵심 동력임이 확인되었다. 연구는 비계획 시청이 가진 초기 인지 효과가 FCC를 통해서만 팬 행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숏폼 플랫폼에서 노출보다 콘텐츠 내부 설계가 더 중요한 전환 요인임을 실증적으로 입증했다.
이 박사는 “짧은 숏폼 콘텐츠는 AIDA 모델(Attention–Interest–Desire–Action)을 몇 초 안에 압축한 구조이기 때문에, 내부의 주목 요소·감정 몰입·반복 시청성·참여 유도 신호가 전환을 결정한다”며 “비계획적 노출만으로는 팬이 만들어지지 않고, FCC가 이를 팬 행동으로 견인하는 핵심 메커니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일릿 ‘Magnetic’의 숏폼 확산은 이러한 FCC의 작동을 비팬층에서 더욱 강하게 보여준 대표 사례"라며 "이는 향후 K-pop 디지털 마케팅·팬덤 전환 전략에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디지털 팬덤 형성 과정에서 숏폼 콘텐츠의 역할을 구조적으로 규명했다는 점, 알고리즘 기반 비계획 노출이 팬덤 전환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설계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산업적 의의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한양대는 향후 플랫폼별·장르별 퍼널 조건 비교 연구 등 후속 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