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심포지엄 `시민운동의 오늘과 내일`

제3섹터연구소 주최 '한·일 시민운동의 역할과 전망' 주제로

2003-07-01     신버들 학생기자

 지난 19일 백남학술정보관 6층 국제회의실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시민운동의 역할과 전망'이란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제3섹터연구소 주최로 열린 이번 한·일 공동 심포지엄은 시민운동 영역에 있어서 한국과 일본을 체계적으로 비교·연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제3섹터연구소 소장 주성수(행정대학원·행정학) 교수를 비롯해 우치다 미츠루(內田滿, 와세다대) 명예교수, 손혁재 참여연대 협동처장 등 한국과 일본의 시민운동 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학자들과 시민운동가들이 모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다섯시간 동안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은 1·2부로 나뉘어 여덟 가지 시민운동 연구 결과 발표와 각각에 대한 토론으로 이뤄졌다. 제1부는 '한국과 일본의 정치과정과 시민운동'이란 주제로 김영래(아주대·정치외교학)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일본의 정치과정과 압력단체, NGO'에 대한 우치다 미츠루(와세다대) 명예교수의 발표에 이어 미츠루 교수의 제자인 최은봉(이화여대·정치외교학) 교수가 그의 연구 결과를 놓고 토론을 진행해 '스승과 제자의 논쟁'이라는 화제를 낳기도 했다. 일본 유학시절 미츠루 교수의 지도를 받았던 최 교수는 '선생님께서 제게 커피를 사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학자로서 스승의 연구 결과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진 2부에서는 임승빈(명지대·행정학) 교수의 사회로 '시민사회의 발전과 NGO의 역할'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이 계속됐다. 행사에 참석한 학생, 교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토론자들의 목소리에 주의를 기울이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 2000년 총선에서 있었던 낙천낙선 운동과 2002년 대선시 '노사모'의 활동에 대한 연구발표가 나와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의 선거과정과 NGO의 역할'이란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제3섹터연구소 오현철 연구교수는 '개인의 행위였던 선거가 2000년 이후에는 낙천낙선 운동으로 선거의 주체가 NGO를 통하게 됐다'며 18세기와 오늘날의 선거를 비교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루소가 살았던 18세기에 시민은 선거하는 날에만 자유를 누렸으며 이는 대의민주주의라는 형식적 장벽에 근거했기 때문이었다는 것. 반면 오늘날에는 여론을 통한 이상적 참여를 통해 새로운 참여민주주의가 탄생했고 현재는 NGO가 국민들의 의사와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선거 과정을 유도하는 기능을 갖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호철 제3섹터연구소 연구원은 "한국의 시민운동은 비정부단체(NGO) 즉, 정치·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보이는 형태를 띄고 있는 반면, 일본의 시민운동은 사회 복지·여성 운동 등에 중점을 두는 비영리단체(NPO)의 성격을 가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연구원은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있는 한국의 시민운동과 일본의 선진 시민운동을 서로 비교할 수 있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이번 행사를 평가했다.

 

 본교 제3섹터연구소는 지난 1998년 1월에 설립되어 시민사회, NGO, 자원봉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제3섹터는 국가(정부)와 시장(기업) 영역을 제외한 제3의 영역으로, 주로 비정부단체(NGO)와 비영리단체(NPO)로 구성되는 시민사회를 지칭하는 말이다. 제3섹터연구소에서는 한국 시민사회의 발전과 NGO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며 시민사회와 NGO연구지, 온라인 웹진, NgoZine 발간과 시민사회/NGO 도서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