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곡차곡 쌓아온 76년간 한양인의 삶, 응답하라 한양!
개교 76주년 기념 특별전 <응답하라 한양> 소개
| 20대 청춘의 한 대목, 대학 시절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상징한다. 누군가에겐 가장 무모했던 시절로, 누군가에겐 가장 방탕했던 순간으로 각자의 이야기가 그 시절의 나를 비춘다. 입시를 마치고 갓 대학에 입학했을 때부터 학사모를 쓴 순간까지 학교는 나를 찾아가는 무대가 됐다. 그렇담 76년의 세월 동안 한양의 울타리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했을까? 가장 뜨거운 순간의 우리를 회상하고 추억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응답하라 한양> 특별전을 찾았다. |
응답하라 한양, 우리의 대학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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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나영 학예연구사(박물관 학예연구실)는 "이번 특별전은 학생들의 캠퍼스 생활에 중점을 두고 기획했다"고 말했다. | ||
차곡차곡 쌓아온 한양의 역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달 30일, 한양대학교 박물관 주최 개교 76주년 기념 특별 기획전, <응답하라 한양>이 한양대 박물관 2층, 3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됐다. <응답하라 한양>에서는 대학기록실 소장의 사료와 유물을 중심으로 지난 76년 동안의 한양의 삶이 복원됐다. 입학, 학업, 축제, 동아리, 학생운동, 교내언론, 졸업 등 한양인의 대학생활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학생운동의 메카로 이름 날렸던 한양대의 민주화 운동과 운동부의 모습도 소개됐다. 박물관의 황나영, 이재은 학예연구사를 통해 그 준비 과정부터 전시 구성에 대한 안내까지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오는 12일 첫 개관식을 여는 한양대 구본관 2층의 역사관 개관과 함께 기획됐다. 학교에서는 2009년 신본관 건립 후 기존의 구본관을 학교의 공식적인 홍보관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다. 박물관 측은 1년 가까이 역사관 설립 준비를 해오면서 한양대의 대학기록실에 수많은 자료가 소장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자료를 바탕으로 역사관에서 다루지 못한 자료들을 따로 기획해 보자고 결심을 하게 됐다. 황나영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이전까지 활용하지 못했던 기록실의 자료들을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한다는 것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해요. 역사관에서는 학교의 변화에 중점을 두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학생들의 스토리, 살아있는 캠퍼스 생활에 중점을 두고 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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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기획전을 통해 수집된 기증품들이다. 왼쪽부터 가톨릭학생회에서 기증한 등사판과 1960년대 한양대 교모 | ||
실제 자료 수집 및 제작준비과정에서는 약 3개월 정도가 소요됐다. 입학부터 졸업까지의 한양대학교 학생들의 모든 이야기를 담아보자는 마음으로 입시부터 시작해 학생증, 등록금, 학점, 학생회, 교내 언론, 학생운동 등 대학생활의 모든 요소가 포함됐다. 이를 바탕으로 19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필요에 따라 추가 취재를 하며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모인 자료는 대학기록물실에 보관될 예정이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옛 한양의 모습을 더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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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층에 전시된 한양대학교의 민주화운동 당시 모습을 담은 코너와 루터스 응원단 코너 | ||
3층 전시는 한양대 학생들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긴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생생히 담았다. 76년이라는 짧지 않은 스토리를 95학번 아빠 사자와 15학번 아기 사자가 대화하는 형식으로 풀어냈다. 그간 보관해 온 자료들과 함께 재학생, 졸업생, 학교에서 오랫동안 재직하신 교직원, 교수들에게 기증받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한양인들의 이야기를 취재해 전시내용을 꾸려나갔다. 과거의 이야기는 한대신문 축쇄본 기사를 참고했다. 지난 7월부터는 학교 게시판과 SNS에 이번 전시를 소개하고 기증품을 받고 있다는 홍보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기도 했다.
한편 사회학과에서 지금까지 보관해온 40여 권의 '날적이'를 대여해준 덕분에 한양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수집할 수 있었다. 날적이란 일기의 순 우리말로 동아리방이나 과방에 두고 방명록처럼 쓰였다. “날적이에 적힌 하숙이나 학생들의 연애스토리를 통해 생생한 학생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이런 내용은 전시물의 단서나 참고자료로도 쓰이고 따로 날적이라는 코너를 만들기도 했죠.” 그 중에는 30년이라는 간극을 두고 아버지와 딸이 루터스 응원단에 입단한 이야기도 담겨있다. 이재은 학예연구사는 취재 과정에서 두 부녀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며 덧붙여 설명했다. “아버지와 딸을 만나 아버지 대학 시절엔 응원단은 어떤 역할을 했고 지금은 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듣고 그러면서도 변하지 않는 공통점, 아쉬운 점을 공유할 수 있었어요.” 또한 40년간 왕십리에서 하숙을 해오신 하숙집 아주머니도 전시공간에 담아 학생들의 삶을 좀 더 가까이서 들여다봤다. 이외에도 다양한 전시물들과 사진 자료, 기록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오늘날의 한양인들의 모습도 함께 담아
3층이 옛 한양의 모습을 담았다면 2층은 현재의 대학문화를 전시했다. 2000년, 처음 등장한 학과잠바와 현재 활동 중인 동아리들의 전시물이 비치 돼 있다. 이 학예연구사를 통해 그 취지를 들을 수 있었다. “과거의 한양대 학생들의 모습뿐만 아니라 현재의 학생들은 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보여주자는 취지에서 2층은 학생들의 참여를 통해 전시물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곳은 전시회가 끝날 때까지 동아리 신청을 받아 교체하는 방식으로 전시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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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은 학예연구사(박물관 학예연구실)는 "대학기록실의 자료뿐만 아니라 한대신문, 교지 등 학내에 다양한 기록물들을 통해 학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수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
이번 전시 준비과정에는 한양 동문의 도움도 있었다. 자료 수집 과정에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 교직원들이 적극 지원해줬고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과 14학번, 15학번 학생들이 직접 영상제작을 해주기도 했다. 황 학예연구사는 “이전까지 박물관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저조해 아쉬웠지만 이번 전시회가 그런 것을 쇄신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학생들이 재미있어하고 흥미로워하는 주제를 찾다 보니 이런 전시까지 시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시 구성에도 학생들이 함께했고 개관식에는 응원단이나 기타동아리가 축하공연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관심을 가지고 찾아오는 전시를 열고 싶습니다.”
더불어 황 씨는 이번 전시를 통해 좀 더 깊숙한 한양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박물관이라고 하면 그림, 도자기, 고고학이 다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올 만한 전시도 섞어서 함께 해보고 싶어요. 사실 기존의 전시보다 준비 기간이 짧아 아쉬웠어요. 다음 전시에서는 한양의 다양한 사람들을 조금 더 깊게 다루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한양의 야구인들’ 이라고 해서 우리대학 출신 감독들과 선수들을 다루는 그런 전시도 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응답하라 한양>은 내년 3월 31일까지 계속되며 별다른 입장권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언제든 좋다. 친구들과 선배들, 교수 등 한양의 모두가 우리대학은 어떤 곳이었는지 박물관을 찾아 알아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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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답하라 한양> 특별전은 내년 3월 31일까지 계속되며 입장권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 ||
이수정 기자 sj9302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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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설비 기자 sbi444@hanya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