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구 교수팀, 유방암 전장유전체 해독해 정밀의료 실현 높혀

해외 연구진들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 유전체 분석연구

2016-05-04     디지털뉴스팀
   
▲ 공구 교수

한양대 의과대학 공구 교수팀이 해외 연구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의 유방암 환자 전장 유전자 염기서열(Whole Genome)*을 분석했다. 변이된 유전체 전체 서열을 분석하면 종합적인 발암 기전을 이해하는 기초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주요 결과는 유방암 발생과 관련된 주요 유전자 93개를 확인하고 암을 유발하는 1,628개의 유전적 변이를 밝혀냈다는 점이다. 암 발생 기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환자 사례를 분석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지금까지 관련 연구 중에서 가장 많은 국내외 유방암 환자 560명의 전장유전체를 분석했다. 이로써 국내외 암 연구자들에게 활용가치가 높은 유방암 유발 유전자 변이 지도를 제공하고 맞춤형 암치료 기술개발을 촉진할 수 있기에 본 연구가 가진 의미가 크다.

 

   
▲ 에스트로겐 수용체(ER) 양성 및 음성 유방암에서의 주요 암 유전자 현황 상위 30개. 유방암 560 사례에서 발견되는 주요 암 유전자들의 유전변이를 유방암 타입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vs. 에스트로겐 수용체 음성) 별로 정리한 그림. TP53 유전자에서 가장 많은 변이가 발견되며, 전체 패턴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과 음성에 따라 다르다.

 

구체적으로 연구팀은 93개의 유방암 유발 유전자 중 특별히 10개 유전자에 유전적 변이가 집중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또한 유방암 발생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단백질 비부호화 영역*에서도 높은 빈도의 유전적 변이를 발견했다. 뿐만 아니라 암 유전체의 변이 특성 분석을 통해 12개의 치환변이*와 6개의 구조변이*를 발견했으며, 이 중 유전적 변이 발생시 원상복구하는 기능과 관련된 유전자와 APOBEC 탈아민화효소**유전자의 변이가 유방암에 특이적인 유전적 변이 특성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 유전자 치환 변이 패턴 환황. 유방암 560 사례에서 12개의 유전자 치환 변이 패턴(Substitution mutation signature)을 확인하였다. 각 패턴마다 자주 발견되는 유전자 치환 변이는 그림과 같다. 유방암에서는 1, 5, 2, 13, 8번 패턴의 변이가 많이 발견되며, 이는 DNA 수복 관련 유전자와 APOBEC 단백질 관련 변이와 관련이 있다.

 

연구를 이끈 공구 교수는 “유방암 발암기전을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백과사전을 준비한 것”이라며, “다양한 종류의 유방암에 대한 발암 기전과 치료 기술을 연구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돼 정밀의료를 실현하는데 활용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연구 성과의 의의를 밝혔다.

 

   
▲ 비 단백질 번역 영역에서 자주 발견되는 유전변이와 시그니처 특징. 전장유전체 해독을 통해, 기존에는 분석이 어려웠던 비 단백질 번역 영역 (non-coding region)에서 자주 발견되는 유전변이를 확인했다. 두 개의 lncRNA (long non-coding RNA)와 3개의 유전자 프로모터에서 잦은 변이를 발견했으며, PLEKHS1 유전자의 프로모터에서 높게 표시되는 치환변이는 APOBEC 단백질 결합 모티프이다. 이는 치환변이 시그니처 2번과 13번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한편 본 연구내용이 실린 ‘The somatic genetics of breast cancer revealed by 650 whole genome sequences’ 논문은 세계적 과학저널인 네이처(Nature) 5월 3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해외 연구진: 한양대 의과대학 공구 교수팀과 영국 생어연구소 Stratton 박사팀의 공동 주도 하에 12개국(한국, 미국, 영국, 호주, 싱가폴,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벨기에, 노르웨이, 아이슬랜드) 48개 기관이 참여했다.

 

* 전장유전체 (whole genome): 하나의 세포에 존재하는 DNA 전체를 의미하며, 한 개체의 DNA는 기본적으로 세포마다 모두 동일하다. 발암물질, 자외선, 흡연, 우연 등으로 변이가 생길 수 있고, 이것이 누적돼 암이 발병한다.

 

* 단백질 비부호화 영역(Protein non-coding region) : 유전체 중 단백질로 발현되지 않는 영역으로 전체 유전체의 약 95%를 차지. 전장유전체 해독을 통해서만 확인 가능하다.

 

* 치환 변이(substitution mutation): DNA를 구성하는 4개의 염기 (A, G, T, C)가운데 하나의 염기가 다른 염기로 치환되는 변이를 의미. 다양한 원인에 의해 변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일부 변이는 암의 발병에 기여할 수 있다.

 

* 구조 변이(structural variation, genomic rearrangement): 유전체의 특정 영역이 구조적으로 바뀌는 변이를 의미. 구조 변이로 특정 유전자가 기능을 상실하거나 의외의 기능을 갖게 될 수 있으며, 이 역시 암의 발병에 기여할 수 있다.

 

* APOBEC 탈아민화효소: 바이러스의 DNA와 RNA에 변화를 만들어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효소로, 이 유전자에 변이가 있을 경우 암 발병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