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반을 가다③] 할 땐 한다! ‘공인회계사반’

학교의 재정지원, 자기 노력, 선배들과의 상생이 원동력

2005-08-08     황은비 학생기자

대학 입학 때부터 꿈꿔왔던 회계법인 파트너가 되기 위해 본교 경영대에 재학 중인 K 군은 무더운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공인회계사반에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K 군의 하루는 아침 9시 반, 학습실 출석체크로 시작된다. 이어서 K 군은 오전 개인 공부를 마치고 공인회계사반에서 초빙해온 강사의 특강을 들으러 제2공학 관으로 향한다. 4시간여의 특강이 끝난 후 가볍게 식사를 마치고 온 K군은 다시 학습실로 돌아가 공부를 시작한다. 오후 공부를 마친 K군은 저녁을 먹은 후 체력 보충을 위해 가볍게 운동을 하고 다시 학습실로 향한다. 저녁 7시, 9시, 11시에 있는 학습실 출석 체크가 공인회계사반 평가항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일 저녁의 사생활이란 없다.

 

   
 

제 1학생생활관 2층 공인회계사반에서 K군을 비롯한 1백50여명의 학생들이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을 위해 비지땀을 쏟고 있다. 순수하게 하루 10시간이 넘는 소위 ‘빡센’ 학습일정에도 불구하고 힘든 기색이 역력할 것 같은 학생들에겐 오히려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공부는 어렵고 힘들지만 빵빵한 지원을 해주는 학교와 위에서 이끌어 주는 선배들, 그리고 미래를 향해 정진하는 자기 노력이 모여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공인회계사 1차, 2차 시험이 끝나는 3월초 7월초 두 번 입반시험을 치러 공인회계사반 관형제에 들어온 학생들은 여름 방학부터 신림동의 내노라하는 유명 강사들의 1차대비 특강을 학교에서 시중 수강료의 1/10정도에 들을 수 있다. 학생들의 이동시간을 줄여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게 한 학교 측의 지원이다. 무더운 여름 1차 특강이 지나가면 10월부터는 암기과목 중심으로 2월말 시험을 위해 특강이 마련된다. 1차 합격생들끼리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스터디는 자율적으로 운영돼 상승효과를 낸다. 또한 입학한지 얼마 되지 않은 1학년 학생들의 회계원리 심화 특강이 있어 공인회계사 시험의 초석을 마련한다. 제 1학생생활관과 제 3학생생활관에서 숙식하는 1백30여 명의 관형제와 집에서 통학하면서 상대 3층 학습실에서 시험을 준비하는 20여 명의 행마제는 한번 들어왔다고 합격할 때까지 이 모든 혜택을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달 출석체크와 평가시험으로 실력과 노력을 보여줘야 살아남을 수 있다.

 

   
 

입반한지 1년이 되었다는 오원택(경금대·경제금융 3) 군은 “관형제에서 공부하면서 같은 공부를 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밀어줘 다른 곳에 휘둘리지 않고 공부에만 정진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분위기를 서로 상생하며 잡아줌을 보여준다. 관형제에서 생활하는 고기철(경영대·경영 4) 군도 “정보 공유는 물론 학습 방법에 대해 선배들 도움을 많이 받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다”며 회계사반이 합격의 지름길임을 피력했다. 또한 그는 “집이 부산이라 숙식에 대한 고민을 회계사반에서 해결했다”며 “1년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2주일 남짓밖에 되지 않지만, 시간적 경제적으로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해마다 3백 명씩 배출됐던 공인회계사가 2002년 이후부터 1천명으로 늘어나 희소성이 없어졌다는 평가로 학생들의 관심선에서 예전보다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기업의 컨설팅, 평가, 그리고 대기업 인수와 합병(M&A) 등의 역할을 이행하는 공인회계사는 불확실한 미래를 밝혀주고 밀어주는 것이 사실이다. 공인회계사반 임동관 조교는 “합격생 증원으로 공인회계사의 과도기라고 하지만 이 과도기라는 위기 속에 기회가 있는 것 아니냐”며 “학생들이 기회를 잡기 위해 많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공인회계사가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 공인회계사로 성공을 이룩한 선배들을 초빙해 1년에 2번 ‘공인회계사 설명회’를 개최한다”며 학생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했다. 취업 대란의 시대, 뜨거운 여름을 같이 달구고 있는 공인회계사반의 전진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