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반을 가다④] 열정으로 뛰는 기술고시반

조병완 교수 "합격을 운명으로 만들어라"

2005-08-15     임헌진 학생기자

‘째깍 째깍...’ 제1학생생활관 2층의 기술고시반. 이곳에서 유일하게 들리는 소리는 시계 바늘이 움직이는 소리뿐이다. 엄숙하리만치 조용한 복도와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기는 요즘 기술고시반의 분위기를 대변해 주고 있다. 최근 기술 고시반의 이러한 분위기의 원인은 이제는 행정고등고시 기술직으로 명칭이 바뀐 기술고시 2차 시험이 8월 26일부터 실시되기 때문이다. 얼마 남지 않은 2차 시험을 위해 ‘최근 기술고시반에서는 밤낮이 따로 없다’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기술고시반 학생들은 학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현재 기술고시반에서 생활하는 학생은 총 92명. 이중에 2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은 36명이다. 기술고시반은 다른 고시반에 비해 학교의 재정적 지원이 비교적 적은 편이다. 또한 토목, 기계, 건축, 화공, 전기, 통신, 전산의 7개 직렬을 모두 관리해야 하는 특성상 학생들에게 풍족한 지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들의 고시에 대한 열정만은 다른 고시반 이상이다. ‘압구정이나 홍대의 클럽에만 젊음의 열정이 있는 것이 아니다. 기술고시반에 진정한 젊음의 열정이 있다’라고 자신만만하게 말할 정도로 이들은 대학생활의 다른 낭만들을 버리고 오로지 고시에만 ‘올인’하고 있다.

 

워낙 적은 인원을 뽑기 때문에 합격자를 신만이 점지해 놓았다는 기술고시의 합격을 위해 학생들의 생활은 치열하기까지 하다. 2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김광림(공과대·토목 4) 군은 “집이 서울인데도 불구하고 부모님 뵌지 1달이 넘었다. 친구들도 만나지 않고 오로지 시험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2차 시험에 대한 강한 열정을 보였다. 김군은 하루를 식사시간과 수면시간을 제외한 14시간을 모두 공부로 채우고 있다. “보통 새벽 4~5시 사이에 잠든다. 공부하느라 못자는 것이 아니라 긴장감 때문에 잠이 잘 오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김 군에게서 최근 기술고시반의 팽팽한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열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기술고시반은 전례 없이 2차 모의고사를 2번이나 실시했다. 여러 직렬을 포함하고 있는 특성상 기술고시는 단 1번의 모의고사를 실시하는데도 엄청난 재정적인 부담이 따른다. 각 직렬마다 교수님들이 문제를 출제하고 첨삭지도를 해 주셔야 하기 때문이다. 2번의 2차 모의고사는 최근 낮아진 합격률을 높이기 위한 기술고시반의 비장의 카드이다.

 

“고시의 합격은 운명이다. 그 운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는 조병완(공과대·토목) 교수의 말에서 기술고시반이 이번 2차시험에 임하는 각오를 엿볼 수 있다. 득도를 원하는 수도승처럼 모든 것을 걸고 열정을 불태우는 기술고시반 사람들. 막바지 피서가 한창인 요즘, 도서관에 앉아 조용하지만 뜨겁게 자신의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이들의 땀과 열정이 풍성한 수확으로 결실을 맺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