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인 새해에는①] 안산캠퍼스 박상천 교수

다시 희망의 약도를 들여다보다

2006-01-01     인터넷한양

 박상천 교수가 한양 가족에게 전하는 신년 메시지

 지난 시간을 매듭짓고 새로운 희망을 갖기를

 

 2006년, 새해가 밝았다. 하늘 아래 무슨 새로운 시간이 있을까마는 우리는 연속되는 시간의 흐름 중 한 부분을 매듭짓고 그 이후의 시간을 새로운 시간이라고 여긴다. 인간이 하루, 한 달, 일 년이라는 시간의 매듭을 짓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 어렵고 힘들었던 지난 시간을 연장하지 않고 매듭지음으로써 새로운 희망을 갖기 위해서 일 것이다. 그러므로 새해가 시작되는 것을 늘 ‘밝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리라.

 

   
 

 ‘밝았다’라는 말 속에는 ‘어둠을 지나왔다’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우리는 어둠의 시간을 지나왔다. 그 어둠의 모양새는 개인마다 모두 다르겠지만 우리는 지난 시간에 대하여 일단 매듭을 지었고 새해를 맞이하였다. 이제 우리 앞에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1년이라는 새로운 시간이 주어졌다.

 

 나에게 주어진, 아직 가보지 못한 그 순수의 시간을 어떻게 통과해 가야 할까? 아직 가보지 못한 그곳을 통과해 가는 약도, 그것이 바로 계획이라는 것이고 희망이라는 것이다. 아무런 계획이나 희망이 없이 그 미답의 시간을 통과해 가는 것처럼 무모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곳을 통과하기 위해서 우리는 적어도 ‘나는 이렇게 가보겠다’는 계획이나 ‘이렇게 가고 싶다’는 희망의 약도를 가져야만 한다.

 

 나에게는 계획의 약도도 있고 희망의 약도도 있다. 또한 문화콘텐츠학과의 교수로서의 약도도 있고 교무처장이라는 보직자로서의 약도도 있고 시인으로서의 약도도 있고 아버지로서의 약도도 있다. 그러나 2006년이라는 이 청정한 시간 속에 발을 들여놓으며 나는 다시 한번 엄숙해진다. 이 엄숙한 아침, 나는 내게 붙여진 교수니 교무처장이니 하는 수많은 이름들의 약도가 아닌 내 개인의 삶의 약도를 다시 한번 들여다본다. 

 

 설날 아침에

 

 흰 쌀가루 같은 눈이 내려
 온 세상의 허물을 덮어주듯
 눈 같이 하얀 쌀가루로 빚은
 따뜻한 떡국을 함께 나누며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는
 그런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네.

 

 흰 쌀가루 같은 하얀 눈덩이를 굴리면
 자꾸만 불어나 커다란 눈덩이 되는 것처럼
 하얀 떡국을 두고 둘러 앉은
 우리들의 가슴 속의 사랑도
 하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그런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네.

 

 가오리연이 하늘 높이 높이 날아올라도
 얼레의 가슴이 풀어주는 사랑의 실이 있어
 허공 중에 길을 잃어버리지 않듯
 우리들의 가슴 가슴도 모두 그렇게
 사랑의 실로 묶이는
 그런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네.

 

 가오리연이 바람따라
 꼬리를 할랑거리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것처럼
 우리들의 희망도 사랑의 바람을 타고
 할랑거리며 높이 높이 날아오르는
 그런 아침이 되었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