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겨울나기②] 전통무예 지켜가는 ‘품’

"부드러움 속에 강함이 숨어있다"

2006-01-08     인터넷 한양뉴스

 본교 택견동아리 '품', 방중에도 훈련에 여념없어

 '본뵈때기'와 같은 부드러움 속의 강인함 익히고 파

 

 춤을 추는 듯한 몸사위, 판소리의 추임새를 넣는 듯한 기합, 그러면서도 순간적으로 나오는 강력한 몸놀림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무예가 있다. 한국전통무예인 택견이 바로 그것. 부드러운 몸짓에 한번 놀라고, 그 속에 숨어있는 힘에 또 한번 놀라는 택견을 수련하는 본교 동아리 ‘품’을 찾아가 봤다.

 

   
 

 택견은 우리나라의 전투무예로서, 맨손의 겨루기 기예다. 그 기본은 상대의 힘이나 허점을 이용해 차거나 걸어서 넘어뜨리는 유술의 원리에 두고 있다. 또 유연하게 움직이는 몸짓에, 우리민족 고유의 리듬감을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런 택견을 배우고자 하는 본교사람들의 모임인 ‘품’은 97년도에 정식 동아리로 탄생했으며 매년 ‘택견배틀’이라고 할 수 있는 결련택견대회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품’의 주요활동은 매년 3월부터 10월까지 열리는 결련택견대회인 '택견배틀'에 참가하는 것이다. 이 대회는 각 대학팀들과 전수관 팀들이 5인 1팀으로 구성하고 조별 예선리그를 통해 8개의 본선 진출팀을 정한 후,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또 11월엔 ‘송덕기 옹(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 ‘택견’기능보유자) 추모 결련택견대회‘에도 참가한다. 그 밖에 타 대학과 교류전을 하기도 한다. 실제 작년 9월과 10월에는 성균관대, 경기대와 교류전을 하며 친목을 다지기도 했다. 이들은 방학 동안에도 열심이어서 여름·겨울방학 동안 여러 대학의 택견동아리들과 함께 강화훈련을 한다.

 

 ‘품’의 회원들은 이번 방학에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종로구에 위치한 결련택견 중앙총본부 전수관에서 타 대학 택견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특히 이번 방학 중 강화훈련에는 중앙총본부 전수관의 도기현(결련택견협회 택견전수자 대표) 씨에게 가르침을 받고 있었다.

 

 도 씨는 전수관에서 대학생들을 모아 운동하는 방학프로그램에 대해 “93년부터 방학마다 대학생을 모아 5주정도 강화훈련을 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동아리에서 배운 택견을 전문가에게 진단 받을 수 있고, 타 대학에서 학생들과도 화합의 장을 열 수 있다”라고 방학프로그램의 장점을 설명했다. 덧붙여 “예로부터 택견은 이웃마을간의 경기이자 축제였다”라며 “대학생들이 방학훈련을 통해 택견 실력을 견주면서도 서로 즐기는 한국전통무예의 맥을 이을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훈련은 간단한 몸풀기 후, 도 씨의 기술설명을 듣고 학생들이 몸으로 기술을 익히는 시간을 갖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또 예의를 갖춘 대련을 통해 서로의 실력을 펼쳐보기도 했다. 3시간이 넘는 수업이 끝난 후에도 학생들은 기초체력단련을 하거나 서로의 기술을 배우며 전수관을 뜨겁게 달궜다.

 

 훈련에 참가중인 이재준(연세대·경영 3) 군은 “택견을 배워보니 인간의 몸에 자연스럽게 순응하는 단순함이 마음에 든다”며 “여기서 본 사람들을 대회에서도 만나게 되면 그땐 서로 즐기면서 편하게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품’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현호(사범대·컴퓨터교육 2) 군은 “처음엔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던 택견이 지금은 내 모습의 일부가 된 듯 하다”라며 “경기 시작 전 몸풀기 동작인 ‘본때뵈기’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 속의 강인함을 몸에 익히고 싶다”라고 밝혔다.

 

한승훈 학생기자 hanssigo@i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