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연구소 탐방 ①]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지식 사회의 담론, 인문학이 주도한다"

2007-01-22     인터넷 한양뉴스
인문학이 한국지식사회의 담론 주도 학문으로 돌아오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 한국사회의 논쟁 대부분이 역사의 지뢰밭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친일진상규명위원회 등 정부 주도의 17개 역사위원회가 다루는 주제뿐 아니라 근현대사 교과서 논쟁, 해방전후사 인식에 대한 논쟁, 박정희 재평가 논쟁, 탈민족주의 논쟁 등 그 어디에도 역사가 빠지지 않는다. 본교 임지현(인문대·사학) 교수는 “인간사회를 과학법칙으로 포착하려고 했던 19세기 이래 근대과학의 한계를 깨닫고, 그 우연성과 예측 불가능성에 천착해 온 철학과 역사학의 가치를 새롭게 주목하는 세력과 여전히 낡은 이론에 맞춰 현실을 뜯어 고치려는 세력의 충돌”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흐름에 본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이하 연구소)의 더욱 부각된다. 더구나 임 교수가 비교역사문화연구소의 소장으로 있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 연구소는 학술진흥재단이 지원한 '20세기 유럽의 독재체제와 대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학술진흥재단의 설립 지원금과 본교의 공간지원을 통해 2004년 개소했다. 개소 후 연구소는 “'대중독재' 프로젝트와 동아시아 연구포럼의 '국사해체' 프로젝트를 연구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연구소는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많은 일을 해왔다. 국내는 물론 세계와 교류하며 ‘일상 속의 숨겨진 역사 찾기’를 진행했다, 또 학계의 석학 조지 이거스(뉴욕주립대) 명예교수, 일본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에 겐자부로, 프랑스 역사학자 마르크 페로(Marc FERRO)의 특별 초청 강연도 열었다. 이후 ‘대중 독재’와 관련된 국제 학술회의와 워크숍을 주기적으로 개최했으며 ‘전쟁과 기념의 문화사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지난 학기에는 한국-프랑스 수교 120주년 기념으로 ‘친일, 대독협력과 기억의 정치학'이란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연구소 측은 “한국-프랑스 수교 120년 만에 최초로 열리는 학술적 교류라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근대 국민국가 및 신식민주의 비판의 선두에 서 온 일본의 진보 학자 니시카오 나가오 교수를 초청해 ‘지구화 시대의 신식민주의를 묻는다’라는 주제의 초청 강연회를 열었다. 이 밖에도 ‘근대의 경계에서 독재를 읽다’, '한국의 사상', ‘대중독재의 영웅 만들기’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최남영 학생기자 hynews01@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