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외국인 입학 시험 운영하는 한양대

정원 외 특별 전형, 9개 언어 중 택해 논술형 입학 시험 치러야

2016-11-07     이상호

우리대학에 입학하고 싶은 외국인은 어떤 입학 전형을 선택할 수 있을까. 우리대학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외국인 유학생 입학시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부모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전형'이 바로 그것. 국제화 시대에 걸맞게 외국인 학생을 유치하면서도, 능력 있는 인재를 가려 선발하기 위해 고안됐다. 입학 시험을 통해 합격자를 선발하고, 적절한 한국어 구사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 받은 이에 한해서만 수업을 듣게 한다. 정원 외 전형으로 운영되는 이 제도의 신입생 모집 과정에 대해 알아봤다. 
 

부모 모두 외국인이어야 지원 가능, 1년에 2회 선발
 
'부모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전형'(이하 외국인전형)은 신청자 본인뿐만 아니라 부모도 외국인이어야 응시 가능하다. 때문에 '순수 외국인전형'이라 불리기도. 핵심은 부모 중 한 사람이라도 한국인이거나, 지원자 본인이 한국인이면 지원 자격이 없다는 점이다. 

시험은 1년에 2회(5월과 10월) 열리며, 시험 일정에 따라 다음해 1학기 입학자와 2학기 입학자로 나뉜다. 예컨대, 지난 10월 15일에는 2017년 1학기 입학자를 뽑기 위한 시험이 진행됐다. 다음 시험은 2017년 5월에 열릴 예정이며, 여기서 선발된 이들은 2017년 2학기에 입학하게 된다(▲표1 참조). 응시자는 한국과 북경, 상해와 광저우에서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지난 10월 시험에는 총 432명의 학생이 응시했다. 한국에서 358명, 북경에서 49명, 상해에서 25명이었다.

접수 및 응시 절차는 일반적인 입학 전형과 동일하다. 온라인 접수 후 신청서와 서류를 제출하고, 입학 시험을 치른 뒤 합격하면 등록한다. 특이한 점이라면 양 캠퍼스에 복수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 서울캠퍼스를 1지망으로 지원한 자에 한해, ERICA캠퍼스에 2지망으로 지원할 수 있다. 한 캠퍼스 안에서 다른 학과에 복수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ERICA캠퍼스를 1지망으로 응시한 학생이 서울캠퍼스를 2지망으로 지원하는 것도 제한된다. 
 
▲표1. 부모 모두 외국인인 외국인전형 일정. 
2017년 1학기 신입생을 뽑기 위한 입학 시험이 지난 10월 15일 열렸다. (출처: 국제협력처)


논술형 입학 시험으로 합불 가려, 한국어 시험도 통과해야

입학시험은 논술형이다. 대다수 대학이 외국인 유학생을 선발할 때 서류 심사와 한국어 시험만을 진행하는 것과 대비된다. 예체능 계열의 경우 우리대학도 한국어 시험과 실기 시험을 보지만, 나머지 학과는 모두 논술 시험을 치른다. 문항은 지원자의 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특정 주제에 관한 의견을 묻는 형태다.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기출 문제를 살펴보면, '아시아에서 국가, 지역 간 협력이 어려운 이유와 개선 방안', '난민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한 견해', 'IT 발달과 일자리 창출의 관계에 대한 견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바람직한 국제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 등을 묻는 문항이 출제됐다. 문제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몽골어로 제시되며, 답안은 9개 언어 중 하나를 택해 작성할 수 있다.

합격 여부는 입학 시험 답변을 토대로 수학 능력과 사고 능력을 평가해 결정한다. 그러나 입학 시험에 합격했더라도,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별개로 한국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한국어 강의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환경에서 한국어는 필수이기 때문. 시험은 입학 시험 직후 실시되며, 한국어 시험에서 불합격했을 경우 국제교육원 등에서 한국어 과정을 수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대 2년 동안 휴학할 수 있으며, 이후에 한국어 시험에 합격하거나 면제 자격을 충족하면 복학해 수업을 듣게 된다. 우리대학의 이런 운영 방식은 수준 높은 유학생을 유치하고, 이들에게 적절한 수학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 10월 15일 있었던 입학시험에서 지원자들이 논술형 문제에 답을 적고있다. (출처: 국제협력처)


글/이상호 기자        ta4tsg@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