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미래인재 비상(飛上)하다

2011-07-15     김영주

한양대 ‘미래인재’들이 날아올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한 ‘입학사정관제 학생TF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TF팀 ‘비상(飛上)’. 이는 미래인재 전형 1, 2학년 학생 13명으로 구성된 팀이다. 이들은 이번 공모전에서 현행 입학사정관제의 문제점과 이를 보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해 그 참신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미래인재는 우리대학 입학사정관제 전형 중 하나다. 이들은 자체적인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입학사정관제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공모전 출전도 그 일환이다. 인터넷한양 뉴스팀에서는 영광의 주인공들을 만났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정유진 양(정책대ㆍ정책 2), 서강혁 군(경영 1), 강진혁 군(응용화학생명 1), 이형민 군(응용화학생명 1)이 함께 했다.

우선 수상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정유진(이하 유진) : 저희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완벽한 시스템 모델을 제시해보려고 했어요. 이렇게 포괄적인 제안을 하려다 보니 세세한 부분까지 다루기가 많이 힘들었죠. 팀원이 13명이나 되다보니 제각기 의견이 달라서 이것을 정리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게다가 공모전이 축제기간과 겹치기도 했죠. 그렇지만 팀원 중 누구도 묻어가는 일 없이 공모전에 성실히 임했어요. 모두가 함께 해줘서 고맙고 이렇게 결실을 맺어 뿌듯했어요.

서강혁(이하 강혁) : 미래인재 전형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정말 즐거운 일이에요. 서로 생각하는 방향이 다른 친구들이라 제가 얻어가는 점들이 참 많아요. 공모전도 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이었기에 뜻 깊었어요.

입학사정관제. 아직 낯선 제도인 것만은 확실한데요. 공모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을 다뤘나요.

유진 : 입학사정관제는 아직 여러 부분에서 보완해야할 점들이 많아요. 일부에서는 부자들을 위한 제도라거나 마치 특별한 학생들에게만 기회를 주는 제도인 것처럼 인식하는 것도 사실이에요. 실제론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어떤 부분을 보완하면 좋을까’, ‘시스템에 어떤 부가적인 것들을 넣으면 좋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했어요.

우선 현행 입학사정관제의 문제점을 지적한 다음, 제도 전반을 아우르는 완전한 시스템 모델을 제시했어요. 이를 위해 제도를 합격 전 지원 과정, 선발 과정, 합격 후 사후 관리 이렇게 3가지 부문으로 나눴죠. 준비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유리했던 점은 팀원 모두가 순수 입학사정관제 전형 합격생들이라는 것이었어요. 저희가 직접 겪은 것들이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거죠.

이형민(이하 형민) : 관찰 입학사정관제나 학생 스카웃(Scout) 제도도 저희의 고민이 담긴 부분이에요. 특히 스카웃 제도는 입학사정관들이 해당 대학에서 원하는 인재를 직접 찾아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학생들 중에 환경의 제한 때문에 잠재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어도 입학사정관제에 도전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했어요. 이 제도가 진정 본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이런 학생들이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해요. 그래서 스카웃 개념을 여기에 도입한 거죠.

강혁 : 제가 맡은 부분도 실제로 겪었던 불편함에서 시작했어요. 면접 볼 때, 제가 마지막 순번이었거든요. 그래서 아침부터 대기해서 오후 늦게야 면접에 들어갈 수 있었던 거예요. 이때 제가 느꼈던 문제점을 보고서에 제시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새로운 면접 방식을 구상했어요.

유진 : 얼마 전, 카이스트에서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합격한 학생이 자살하는 일이 있었어요. 물론 전적으로 이 전형의 문제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사회적으로 입학사정관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각됐죠. 그래서 저희는 보고서에서 사후관리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췄어요.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생들이 특별한 존재라는 것은 아니지만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것만은 분명해요. 일률적인 성적순이 아닌 면접을 통해 다각적인 측면을 평가받고 선발된 학생들이기 때문이에요. 대부분의 대학들에서는 부분적인 사후관리 프로그램만 운영하고 있어요. 저희는 학생 선발 이후 입학 전, 후를 모두 아우르는 방안을 제시했어요.

깊은 고민과 성찰의 흔적들이 느껴지네요. 특별히 참가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형민 : 첫째로 저희가 받은 혜택들을 생각했어요. 입학사정관제 전형은 취지가 정말 좋은 제도예요. 이를 더욱 좋은 제도로 발전시켜 꿈이 있는 학생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할 의무가 저희에게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도 초기의 입학자인 우리가 초석을 다져나가면 사회적으로도 제도의 우수성을 인정받을 거라 믿어요.

강진혁(이하 진혁) :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이 제도의 장점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려면 제도 자체가 발전해야겠죠. 특히 고등학생들이 그 취지를 잘 인지했으면 해요. 많은 친구들이 자신은 내세울게 없다거나 그럴싸한 경력이 없다고 주저하는 모습을 봐왔어요. 하지만 입학사정관제는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전형이에요. 자신에게 확고한 목표가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성이 있어요. 이걸 말하고 싶었어요.

이런 건강한 문제의식이 수상의 영예를 가능케 한 비결인 것 같네요. 준비하는 과정은 어땠나요.

유진 : 저희 팀원들은 미래인재 전형 입학생 모임인 ‘HACS’의 구성원이기도 해요. 여기에서 지원자를 모아 팀을 꾸린 거죠. 저희는 토론으로 많은 부분을 준비했어요. 좋은 토론을 위해서는 팀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해요. 일렬로 앉으면 일부 팀원이 활발히 참여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제가 가운데에 앉으면 친구들은 저를 둘러싸고 앉도록 했어요. 이 덕분에 13명 모두가 자신이 맡은 부분을 성실하게 준비했고 20장의 보고서도 알차게 꾸며졌어요.

진혁 : 여러 친구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토론하는 점이 특히 즐거웠어요. 공모전 준비 기간이 축제와 겹쳤죠. 그렇지만 전혀 아쉽지 않았어요.

유진 : 축제기간임에도 모두가 열심히 해줘서 고마워요.

HACS라고 하셨는데 어떤 모임인가요.

유진 : 말씀드렸듯이 HACS는 미래인재 전형 입학생들의 자치 커뮤니티예요. 이 커뮤니티에서 구성원들은 자발적으로 다양한 활동들을 펼치고 있어요. ‘비상프로젝트’, ‘한사랑 봉사활동’, ‘모의전형캠프’ 등이 대표적이죠. 이번 공모전 출전도 HACS 활동의 한 일환이었어요. 미래인재 전형 친구들은 열정과 끼가 남달라서 활발한 활동들을 해요. 이런 저희의 활동을 입학처 입학사정관제 소속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고 계세요.

공모전에서 제기했던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활동을 저희는 이 커뮤니티에서 실제로 시행해오고 있어요. 예를 들어 비상프로젝트는 미래인재 전형 학생들이 겪을 학교생활을 어려움을 해소하고 자신의 꿈을 개발하도록 돕고 있어요. 저희는 한양대에 선택받은 학생들인 만큼 대학이념인 ‘사랑의 실천’ 인재상을 제대로 실천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한사랑 봉사활동을 진행하기도 했죠.

마지막으로 입학사정관제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형민 : 고등학교 입시생 여러분들, 공부하느라 힘들겠지만 입학사정관제에 더 관심 가지고 많이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한양대에서 같이 공부하고 싶어요.

진혁 : 앞서 말한 것처럼 내세울게 없다는 생각에 지원하지 않는 학생들이 없었으면 해요. 자기의 잠재력을 보여주려는 노력을 하면 되는 거예요.

강혁 : 저는 미래인재 전형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사랑한다. 친구들아.

유진 : 저는 이 제도를 바라보는 사회에 말하고 싶어요. 입학사정관제는 뭔가 특별하고 남들과 괴리된 전형이 아니라는 거예요. 어쩌면 새로운 입시 흐름을 만드는 시작일 수 있다고 봐요.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에 자기의 말로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정말 매력 있는 일이거든요. 우리나라의 획일적인 입시 제도에서 참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예요. 긍정적으로 바라봐줬으면 좋겠어요.

꿈과 열정, 참 대학생의 모습을 보여준 이들

우리가 만난 이 4명의 한양인은 모두 열정과 잠재력이 남다른 학생들이었다. 기자가 이들에게 꿈을 물어봤을 때, 하나같이 확고한 비전을 가지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놀랍기도 했다. 이제 1, 2학년 학생들인데 말이다. 분명 우리대학의 입학사정관제는 본래 취지를 잘 살리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김영주 학생기자
kimgg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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