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새로운 사령탑, 신임 감독 만나다

배구부 양진웅 감독, 야구부 김기덕 감독

2017-02-27     김상연

지난 1월 우리대학 배구부와 야구부 감독이 새로 선임됐다. 배구부는 국가대표 출신의 양진웅 감독(체육학과 83)이, 야구부는 11년 동안 우리대학 야구부 코치를 지낸 김기덕 감독(영어교육학과 87)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두 감독이 이끌어갈 한양의 배구, 야구에는 어떤 미래가 담겨있을까. 동계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두 감독을 차례로 만났다.


양진웅 감독, "한 단계씩 밟아 가겠다"

202cm에 달하는 키에 널찍하게 뻗어있는 손. 수십 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국가대표 출신의 아우라는 여전했다. 배구부 감독실로 들어서자 양진웅 감독이 인자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양 감독은 전임인 신춘삼 감독(무역학과 75)의 정년을 앞두고 후임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우리대학의 러브콜을 받았다. 우리대학 83학번 출신인 그는 남자배구 국가대표이자 현대자동차서비스(현 현대캐피탈)의 주전 공격수(레프트)로 활약하며 선수 시절을 보냈다.

양진웅 감독이 지도자로 전향한 계기는 부상 때문이었다. “현역시절 무릎이 계속 좋지 않아 선수생활을 더는 지속하지 못할 상황이 왔어요." 지도자 인생의 첫걸음은 한양대 선배 김호철 감독(체육학과 75)을 통해서였다. "이탈리아에서 감독을 맡고 있던 김호철 선배의 제안으로 이탈리아에서 지도자 교육을 받았습니다." 이후 그는 사우디아라비아 청소년 국가대표 감독을 거쳐 현대캐피탈 배구단 수석코치,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 코치 등 지도자 커리어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 배구부 신임 감독 양진웅 감독(체육학과 83)과 지난 24일 체육부실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대학 배구부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한 양 감독은 제일 먼저 선수들의 의식 변화를 강조했다. “배구에 전념하는 모습이나 강도 높은 훈련은 과거 만큼 기대하기 어렵죠. 시간이 지나며 대학배구 환경에 전반적인 변화가 있었단 것은 인정해요. 하지만 운동할 때만큼은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선수들의 마음가짐과 팀 분위기를 다질 겁니다." 이를 위해 양 감독은 '소통하는 감독'을 지향한다. "호통보다는 대화로 이끌고자 해요. 운동할 땐 엄하더라도 평상시에는 유연한 관계를 유지해야죠.”
 
감독으로 부임하고 두 달 남짓한 시간이 흘렀다. 양 감독은 '배구부에 대해 30-40% 정도 파악한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앞으로는 프로리그에 초점을 맞춰 단계적으로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술적으로는 대학팀이나 프로팀이나 비슷해요. 중요한 것은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프로의 마인드를 갖고 노련하게 움직이냐에 달려있죠.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선수들이 배구라는 스포츠에 의지를 갖고 진심으로 임해줬으면 합니다." 


김기덕 감독, "선수들의 진정한 멘토될 것"

우리대학 야구부에서 11년간 코치를 지낸 김기덕 감독은 영어교육학과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 당시에는 원하는 과를 지원하면 진학할 수 있었어요. 제가 또 영어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교생 실습도 나가보고 야구부로선 흔치 않은 경험을 했죠.” 학과는 어찌됐든 '야구 외길' 인생을 택한 김 감독은 프로야구 쌍방울 레이더스를 거치며 언더핸드 투수로 활약했고 SK 와이번스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이후 3년간 SK에서 코치생활을 하다가 모교 코치 자리로 오게 됐다.
 
김기덕 감독은 현실적인 지도자다. “대학야구에서 프로야구로 넘어가는 선수는 많지 않아요. 그 비율도 점점 줄어들고 있고요. 지도자는 어떻게든 선수들 개인의 특성을 끌어내서 프로팀에 어필해야 하죠.” 여기서 김 감독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부분이 선수들의 마음가짐이다. “야구를 정말 하고 싶다는 마음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으면 확실히 실력을 더 끌어올릴 수 있어요. 또 기본적으로 그런 자세가가 돼 있으면 다른 진로를 생각할 경우에도 더 수월해집니다.”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야구를 좀 더 즐기면서 할지 항상 고민한다는 그다. 
 
▲야구부 김기덕 감독(영어교육학과 )과 지난 25일 체육부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기덕 감독이 생각하는 현 우리대학 야구부의 강점은 ‘빠른 발’이다. “거포 타자의 부재 대신 1번부터 5번까지 발 빠른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어요. 연습경기를 통해서 계속 도루 및 번트 훈련을 시키려고 합니다. 기동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면서 실수는 최소화해야겠죠.” 보완해야 할 점으로는 에이스 의존도가 높은 투수진을 뽑았다. 대학야구 최고 에이스인 최채흥(생활체육학과 4) 선수를 받쳐 줄 투수가 필요하다는 것.

김 감독의 입장에서 팀의 분위기도 중요하다. “항상 선수들한테 기죽지 말라고 말해요. 삼진을 당하더라도 엉덩이 빠진 상태로 자신 없이 휘두를 바엔 과감하게 휘두르는 선수가 나아요. 시합에서는 위축되지 않는 그 자신감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거든요.”
 
김기덕 감독은 제자들을 아끼는 마음에서 앞으로도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오길 바란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우리대학 출신 선수들이 프로에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생활체육학과 08)은 대학에 왔을 때 2루에서 1루로 송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상의 끝에 외야수로 보직을 바꿨고 지금 프로팀에서 아주 잘해주고 있죠. 넥센 히어로즈 고종욱(생활체육학과 07)도 마찬가지고요. 앞으로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 좋겠습니다."

과거의 영광 되찾아 나가겠다

신임감독 두 사람은 배구부와 야구부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다. 양진웅 감독은 “우리대학 배구부가 1983년도에 재창단됐고 짧은 기간에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며 “그때의 명성을 재현해보자는 생각에서 감독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어서 “먼저 올해 대학배구리그에서 중위권 이상의 순위를 기록한 후 차근차근 성적을 올려 3년 후부터는 상위권을 노리겠다”고 했다.  
 
김기덕 감독은 “이번이 처음 맡은 감독자리인 만큼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 순간, 매년 기존 선수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심어줄지 고민하는 감독이 되려고 해요. 그런 과정에서 팀 성적도 뒷받침해줄 거라고 믿어요.” 두 감독의 리더십과 함께 우리대학 배구부와 야구부의 선전을 기대해본다.
▲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배구부 양진웅 감독, 야구부 김기덕 감독이다.


글/ 김상연 기자            ksy1442@hanyang.ac.kr
사진/ 김윤수 기자         rladbstn625@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