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인의 여름나기 3] 영어동아리

2002-07-15     김모련 학생기자

 "한양인, 당신의 '어학' 능력을 보여주세요"

 SSCㆍHY GREㆍHECC, 더위 잊은 '영어삼매경'

 

 자본제일주의의 세상에서 남자 친구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은 한 장의 '신용카드'다. 유람선을 타고 크루즈 여행을 떠나지는 못할지라도 너도나도 배낭 하나 짊어지고 바다를 건너는 꿈에 부푼 여름방학. 그러나 모든 휴식을 반납하고 어학과의 일전을 치르고 있는 한양인들이 있다. 무더운 폭염 속에서도 영어와의 한판 승부로 더위를 잊고 있는 교내 영어동아리 회원들. 이력서에 카드의 신용한도액을 기재하는 곳은 없지만 다언어 시대에 인재의 능력을 증명하는 것은 어학시험 성적표인 까닭이다.

 

   
 

 중앙동아리 SSC(Speaking Society Club)의 여름방학 계획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영어 토론이다. SSC의 탁월한 토론 실력은 교육방송과 아리랑 TV를 통해서도 소개된 바 있다. 회장 신철진(법대·법학 4) 군은 "잡담(Chat talk) 시간에 쉽고 즐거운 이야기를 통해 입을 풀고 난 후, 주 토론(Main talk)을 통해 심도 깊은 사회 문제들을 다룬다. 이런 방식을 통해 흥미와 시사, 두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SSC는 여름을 맞아 하계특별과정(Summer Intensive Course)을 진행 중이다. 자유토론 및 그룹토론 시간을 갖고 보다 다양한 활동을 위해 기타 소모임을 개최한다. 소모임에는 AP뉴스 청취, 〈코리아헤럴드〉등 영자신문 읽기, 워드스마트 학습 및 실제 원어방송 시청 등 다양한 내용이 준비되어 있으며 누구든 소모임의 주체가 되어 활동할 수 있다. 신 군은 "한국 영어교육의 문제점은 독해와 문법에만 편중되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SSC의 주목적은 커뮤니케이션이지만, 각종 소모임을 통해 종합적으로 훈련하는 방식을 택했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오는 8월에는 '한국의 지역감정'이라는 주제의 기사를 위해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Time〉지의 한국지국장이 SSC의 정기 모임에 참관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SSC는 방학 중 특별 세미나를 개최하고, 회원들은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수집하느라 어느 여름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유학준비 동아리인 HY GRE는 미국 대학원 진학을 위한 영어 시험을 준비하는 모임이다. 이번 여름 방학에는 계속되는 정기 모임에서 각자 준비해 온 부분을 발표하고, 토론과 단어 시험을 병행한다. 목표가 분명한 모임인 만큼 회원 모두 스터디 그룹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HY GRE에서는 선배들과의 관계에서 얻는 것이 많다. 특히 이번 여름 방학 중에는 시험에 통과한 선배들로부터 효과적 학습 방법을 배우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또한 회원들은 오는 8월에 있을 신입회원 선발 시험문제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다. 회장 임동현(공대·토목공학 4) 군은 가장 중요한 것은 열의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유학을 준비할 열의가 있는 사람들이 지원하길 희망한다."라고 일반 학생들의 참여를 권고한다. 임 군은 또한 "모든 시험이 그렇지만 특히 GRE는 수험기간이 길어지면 정신적, 체력적으로 무척 좋지 않다."며 "우리의 목표는 여름 방학이라는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공부해 되도록 빨리 시험을 끝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회원들도 방학을 기점으로 시작하여 2, 3개월 동안 함께 공부한 후 곧장 GRE 시험을 치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추천하고 있다.

 

   
 

 3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영어 회화 동아리 HECC(Hanyang English Conversation Club)는 여름을 맞아 선배들이 직접 강의를 맡는 3주간의 강도 높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회장 주정홍(공대·신소재공학부 2) 군은 "선배님 한 분이 한 주씩 강의를 맡는다. 문법부터 리딩까지 종합적으로 강의하는데, 늘 뵙던 친근한 선배들이 강의를 맡아 부담이 없고 더욱 재미가 있다."라고 말한다. 또한 주 군은 "이름 그대로 빡빡한 일정이지만 실제 모임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정말 자연스럽게 영어 회화를 이끌어 낸다."라고 덧붙인다.

 

 뿐만 아니라 HECC는 여유로운 여름방학을 이용해 기사작성 훈련을 위한 특별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HECC는 매달 'HECC Monthly'라는 정기 간행물을 발행하고 있으며 여기에 실리는 모든 기사들은 동아리 회원들에 의해 직접 작성된다. 많은 학생들이 어학성적을 위해 해외 연수를 준비하는 현실에서 '굳이 고액의 비용을 들여 학원이나 연수를 택하기보다는 영어동아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매우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한 영어동아리 회원의 말은 매우 주목할 만 하다.

 

김모련 학생기자 moryun@i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