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주체가 돼 활동하는 '지속가능한 도시와 사회 리빙랩' 수업
올해부터는 더욱 확대된 범위의 수업 접할 수 있어

리빙랩(Living Lab), 살아있는 연구실이라는 의미다. 지역 문제를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이 직접 주체가 돼 문제를 해결하는 실험실을 뜻한다. 성동구는 2019년 ‘더불어 행복한 스마트 포용 도시’를 만들기 위해 리빙랩 플랫폼인 ‘성동구민청’ 사업을 추진했다. 한양대 역시 성동구에 소재한 만큼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지난해 2월 ‘지속가능한 도시를 위한 리빙랩’ 추진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리빙랩 실행 메커니즘. 리빙랩 팀은 5인 이내로 구성되며 여러 인터뷰와 멘토링을 통해 더욱 효과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낼 수 있다. ⓒ 박성수 교수
▲리빙랩 실행 메커니즘. 리빙랩 팀은 5인 이내로 구성되며 여러 인터뷰와 멘토링을 통해 더욱 효과적인 결과물을 도출해낼 수 있다. ⓒ 박성수 교수

리빙랩은 4차산업혁명 및 지속가능성이 강조되는 시대의 효과적인 교육 방법론 중 하나다. 박성수 LINC+ 사업단 교수는 리빙랩에 대해 “창의적 문제해결 역량 강화 등의 교육 성과뿐 아니라 지역 사회 발전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며 “관-학-민이 공동으로 참여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민주주의 역량 및 협치 기반을 조성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도시와 사회 리빙랩

'지속가능한도시와소셜리빙랩' 수업은 크게 기본지식 습득, 아이디어 개발, 시제품 발표 총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기본지식 습득'은 리빙랩을 실행하는데 필요한 기본적 지식과 방법론을 습득하는 단계다. SDGs(지속가능 개발 목표)의 11번째 목표인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접근 방법으로서 사회혁신, 리빙랩, 디자인씽킹을 배운다. '아이디어 개발'은 팀별로 리빙랩 의제에 대한 데스크 리서치(제품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 분석)와 필드 리서치(현장 조사)를 통해 문제를 재정의한 후 솔루션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단계다.

'시제품 발표'는 추가적인 필드 리서치에 의한 솔루션 아이디어 개선, 프로토타입(성능 검증 및 개선을 위해 상품화에 앞서 제작하는 시제품) 제작 및 실제 현장에서의 테스트를 거치는 단계다. 해당 단계에서는 팀별로 문제의식과 솔루션 아이디어를 성동구민청을 통해 공식적으로 제안하고,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소통 프로세스를 동반한다. 기본지식 습득과 아이디어 개발이 1학기에 이뤄지며, 2학기에 시제품 발표를 진행한다.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모두 지원되며, 1년 과정을 이수한 학생에게는 한양대 총장 및 성동구청장 공동명의의 ‘리빙랩 수료증’이 주어진다.

리빙랩은 ‘살아있는 실험실’이라는 별칭대로 문제의 당사자들과 이해관계자들의 삶을 그 현장에서 지속해 관찰하고 체험, 토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많은 오프라인 활동에 제약이 있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학생들은 그 제약과 공백을 데스크 리서치와 팀원들 간의 토론 비중을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메꿨다.

1년에 약 10팀의 리빙랩 프로젝트팀이 만들어진다. 박 교수는 지난해 가장 인상적인 팀으로 반려동물 팀을 골랐다. ‘성동구 내 반려동물과의 공존 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한 이 팀은 성동구청에서 반려동물 관련 민원현황 등을 토대로 문제를 정의한 후 초기 가설을 세웠다. 해당 팀은 최종적으로 반려인들의 펫티켓 준수와 비반려인들의 반려동물에 대한 관용적 태도를 유도하고 촉진할 수 있는 홍보물을 제작했다.

 

▲'성동구 내 반려동물과의 공존 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팀의 아이디어 구체화 작업물이다. 해당 팀은 제안 배경과 기대효과, 고려사항 등을 나열해 리빙랩의 필요성을 보여줬다. ⓒ 박성수 교수
▲'성동구 내 반려동물과의 공존 생태계를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팀의 아이디어 구체화 작업물이다. 해당 팀은 제안 배경과 기대효과, 고려사항 등을 나열해 리빙랩의 필요성을 보여줬다. ⓒ 박성수 교수

어떤 수업보다 학생들의 참여가 중요한 ‘지속가능한도시와소셜리빙랩' 수업. 학생들의 강의 평가 결과는 1학기 98점, 2학기 96점으로 높은 편에 속한다. 박 교수는 학생들이 크게 세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했다고 말했다. “이 수업은 이론 중심에서 벗어난 진짜 대학 수업 같은 수업이라는 것입니다. 둘째로는 힘들기는 하지만 얻어가는 것들이 정말 많았던 수업이라는 것이고 마지막으로는 학생들 스스로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고 솔루션을 내놓는 과정 자체가 재밌다는 것이었습니다.”

박 교수는 해당 수업을 통해 가장 변화된 점으로 성동구청의 시각을 꼽았다. 박 교수는 “성동구청 측이 리빙랩 과정에서 학생들이 보여준 열정과 창의적 접근방식에 매우 놀라워했고, 결과에 대해서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평가 속에서 올해 ‘지속가능한도시와소셜리빙랩’의 의제와 파트너 기관의 범위는 더욱 확장됐다. 성동구청은 물론 성동구 내 모든 동주민센터와 사회복지기관 등을 대상으로 리빙랩 의제를 발굴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도시와소셜리빙랩’ 수업은 올해도 진행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이 수업은 단지 교육만이 아니라 실제 지역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성과도 거둘 수 있다”며 “리빙랩 수업은 점점 더 그 중요성과 사회적 의미가 커져 확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H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