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에 기자 합격, 단기간에 앵커 합격 그 비결에 대해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KBS의 9시 주말 뉴스를 담당하는 정연욱(사학과 01) 씨는 약 2개월의 짧은 준비로 언론고시에 합격했다. 정 씨는 문화부 기자라고 불리기도 하고, 9시 뉴스 앵커라고 불리기도 한다. 거기에 더해 유튜브에 올라가는 영상의 주인공인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다양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정연욱 기자를 만나봤다.

 

▲정연욱(사학과 01) 씨는 현재 주말 9시 뉴스의 앵커와 문화부 기자를 역임하고 있다. 그는 KBS에 2009년에 입사한 후 정치부, 사회부를 거쳐 문화부에서 일하고 있다. ⓒ KBS​
▲정연욱(사학과 01) 씨는 현재 주말 9시 뉴스의 앵커와 문화부 기자를 역임하고 있다. 그는 KBS에 2009년에 입사한 후 정치부, 사회부를 거쳐 문화부에서 일하고 있다. ⓒ KBS​

2개월의 짧은 준비로 기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습관’ 덕분

정 씨가 기자를 꿈꾸게 된 이유는 아버지의 권유 덕분이었다. 기자 생활을 하셨던 아버지가 정 씨를 보고 ‘기자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 준비하게 됐다. 정 씨는 “‘취업’이라고 하면 대기업·중견기업과 같은 회사원이 되는 과정을 생각하는데 그것은 싫었다”며 “재밌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일반 취업 준비는 흥미가 떨어졌고, 시간도 별로 없었는데 기자는 글쓰기·말하기 시험이 전부여서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언론사를 목표로 하지 않았다. 언론사의 공채가 뜨는 대로 전부 지원했다.

그런 뒤 2개월 후, 정 씨는 KBS에 입사한다. 그는 단기간에 합격한 비결로 ‘습관’을 선정했다. 정 씨는 어릴 때부터 정치를 비롯한 시사 현안에 관심이 많았다. 관련된 독서를 이어왔고, 아버지를 따라 신문도 꾸준히 읽었다. 그는 합격 비결에 대해 “많이 들어서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독서를 의무감에 하기보다는 재미의 일종으로, 취미의 영역에서 꾸준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건의 현안에 관심이 많으면 그 사건에 대한 의견이 생기는데, 이런 것들을 습관적으로 해오던 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씨는 본인의 학창 시절을 아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 학교의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그 점이 너무 아쉽다"며 "충분히 20대를 아름답게 보낼 수 있는 '한양대'라는  공간에서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 백지현 기자
▲정 씨는 본인의 학창 시절을 아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 학교의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그 점이 너무 아쉽다"며 "충분히 20대를 아름답게 보낼 수 있는 '한양대'라는 공간에서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 백지현 기자

평일엔 기자로, 주말엔 기자와 앵커를 동시에!

기자는 직접 취재를 해서 기사를 쓰는 일을 한다. 앵커는 기자가 쓴 기사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그 기사가 왜 중요한지 짚어주는 일을 한다. 정 씨는 2019년 11월부터 앵커직을 겸임했다. 당시 정 씨는 앵커에 대해 언젠가는 해보고 싶은 꿈이었지만 지원하지 않았다. 그 당시의 KBS의 앵커 자리는 간부급의 기자들이 지원했기 때문이다. KBS는 1차 오디션에서 적절한 앵커 지원자를 찾지 못해 2차 오디션을 열었고, 주변 선배들의 권유로 앵커직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그는 “올드한 방송사의 이미지 때문에 당시 본부장님이 젊은 기자를 앵커로 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 이유가 큰 것 같다”며 “재미있을 것 같고 하나의 경험이니까 지원해보자고 생각한 것이 실제 합격까지 이어져서 놀라웠다”고 밝혔다.

정 씨와 같이 앵커와 기자를 동시에 진행하다 보면 자신의 기사를 자신이 소개하는 것도 경험해볼 수 있다. 그는 “현재 문화부에서 공연예술 분야를 취재하고 있는데, 주말 뉴스 앵커를 진행하니까 직접 쓴 기사를 소개할 때가 있다”며 “이전에는 KBS에서 이런 상황이 없었는데, 자신의 기사를 스스로 소개한다는 게 재밌고 뿌듯하다”고 밝혔다.

정 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보도로 ‘소망교회 취재’를 선정했다. 사회부를 맡고 있던 그는 평소에 대형 교회의 수익이 얼마나 되고, 어떻게 쓰이고, 목사는 보수를 얼마나 받는지, 세금은 맞게 내고 있는지 등에 대해 궁금해했다. 당시 사회부 이슈 팀에서는 자유롭게 하고 싶은 취재를 할 수 있어 평소 궁금했던 것을 취재했고, 교회 취재가 그중 하나였다. 정 씨는 4개월 동안 내부 관계자들을 찾아가서 만나는 등의 노력을 펼쳤다. 그는 취재에 대해 “내부 정보를 알려면 관계자들을 찾아가야 했는데, 기자라고 하니까 만나주지 않아서 설득도 많이 해야 했다”며 “보도 당시 기자 10년 차였는데, 그 보도를 통해 파장이 있었던 것이 스스로 보람찼고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유튜브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출연까지

이 채널은 기자들이 직접 진행한다. 기사에 담지 못하는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전해준다. 방송 리포트의 특성상 몇 달을 걸쳐서 취재한 것도 1~2분 내로 짧게 추려서 보도해야 하는데 그 아쉬움을 달래줄 채널이었다. 정 씨는 첫 출연 당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기사로 출연했다. 현재 20만의 구독자를 가진 채널의 인기에 대해 정 씨는 “국민들의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을 이 채널을 통해 많이 없앤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씨는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통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시청자들도 기자들과 같이 기사의 뒷얘기를 알고 싶어 해 하고 재밌어한다"고 말했다.  ⓒ 정연욱 동문
▲정 씨는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을 통해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시청자들도 기자들과 같이 기사의 뒷얘기를 알고 싶어 해 하고 재밌어한다"고 말했다.  ⓒ 정연욱 동문

그는 “기성 언론은 권위적일 것 같고, 고급 정보를 갖고 있으면서 정파적인 기사를 쓴다고 생각하고 있던 시청자들이 있을 텐데 댓글을 달면 우리가 직접 읽고 해명해서 언론에 대한 신뢰를 더해준다”고 말했다. 언론을 소비하는 언론 소비자들이 정보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능동적 수용자의 역할이 재밌게 다가온 것이다.

정연욱 기자가 전하는 기자로서의 덕목

정 씨는 ‘불편한 질문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덕목으로 선정했다. 그는 “학교에 다닐 때도, 회사에 다닐 때도 부당하다 싶은 것을 자주 봤을 텐데 지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기자라는 직업은 남한테 싫은 소리를 해야 하는 직업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는 정권이 직접 언론에 개입했는데,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니까 그것을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은 적었다”고 설명했다. 정 씨는 불편한 지적을 해서 불이익을 받아야 하는 상황들을 설명했다. 정 씨는 모든 우선순위에 있어서 불편한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명감이 1등을 차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를 꿈꾸는 한양인에게 그는 “스스로가 이 직업을 정말 원하는지 고민을 깊이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언론사가 많아졌고, 그만큼 언론의 환경도 거칠어졌다. ‘기레기’라는 표현도 등장하면서 기자의 역할이 공격받을 소지가 많아졌다. 그는 “막연히 재밌을 것 같고 특별한 일인 것 같아서 기자를 지망하면 실망할 것 같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자의 사명을 다할 수 있는 각오를 하고 있어야 실망하지 않고, 일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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