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언택트로 진행됐던 '봄봄' 시즌 1에 이어 시즌 2까지

한양대 음악대학과 재단법인 성동문화재단이 공동 제작한 창작 오페라 <봄봄> 시즌 2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개최됐다. <봄봄>은 1935년 김유정 작가가 발표한 동명의 단편소설을 각색해 리얼 코믹 장르로 재탄생시킨 오페라다.

<봄봄> 시즌 1은 지난해 9월 성동문화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언택트 공연으로 진행됐다. 올해 시즌 2는 성수 아트홀에서 진행했고, 다양한 한양대 동문 및 학생, 교수들이 참여했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한양대 출신 이외 기성 성악가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안성댁 역으로 출연한 허나영(성악전공 석사) 씨는 “선생님들과 함께 한 연습이라 그런지 무대에서 표현할 수 있는 팁이나 디테일한 부분까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봄봄' 시즌 2는 지난 9월 2일부터 약 3일간 진행됐다. ⓒ 음악대학
▲ '봄봄' 시즌 2는 지난 9월 2일부터 약 3일간 진행됐다. ⓒ 음악대학

한양대와 성동문화재단이 함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왕십리 러브스캔들>을 시작으로 <쟌니 스키키>, <돈 조반니> 등 지난 2018년부터 한 학기에 한 작품씩 공동 제작했다. 이를 시작하게 된 것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주기 위해서다. 그렇기에 <봄봄>에 참여한 모든 학생은 성악과 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올해 참여한 재학생은 송기철(성악과 4) 씨와 이익현(국악과 4) 씨 두 명이다. 그중 송 씨는 오디션을 통해 길보 역을 맡게 됐다. 한양대 성악과는 매 학기 오페라 공연을 올리기에 모든 학생에게 오디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번 <봄봄>의 오디션은 창작 오페라였기에 주요 아리아로 오디션을 보지 않고 학기 말 실기 시험을 통해 진행됐다. 송 씨는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대면 공연으로 하게 돼 행복했다”며 “한양대의 이름을 걸고 오페라를 올린 것에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밝혔다.

 

▲ 송기철(성악과 4, 왼쪽) 씨가 맡은 길보 역은 순수한 시골 청년으로 데릴사위로 5년 동안 머슴처럼 일만 하면서 매일같이 장인어른에게 혼례를 치러 달라고 조르는 순박한 인물이다. ⓒ 허나영 동문
▲ 송기철(성악과 4, 왼쪽) 씨가 맡은 길보 역은 순수한 시골 청년으로 데릴사위로 5년 동안 머슴처럼 일만 하면서 매일같이 장인어른에게 혼례를 치러 달라고 조르는 순박한 인물이다. ⓒ 허나영 동문

이번 오페라는 한양대 동문 및 재학생의 협업이 돋보였다. <봄봄>의 배우는 한양대 동문 등 오랜 경력을 가진 선생님팀과 재학생 혹은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팀 총 2개로 구성돼 있다. 한 배역 당 2명의 배우가 있는 것이다. 극 중 오영감 역을 맡은 장성일(성악과 87) 씨는 전문 연주자 등으로 활동 중이다. 장 씨는 학생팀이 연습할 때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을 알려주며 적극적으로 연습을 도왔다. 송 씨는 “처음에는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후배들을 위해 쉬는 시간에도 지도를 해줬다”며 “한양대 후배라는 이유 하나로 어디서도 배울 수 없는 세심한 디테일을 알려줘 감사했다”고 말했다.

“<봄봄>은 한 편의 수채화 같은 작품”

배우뿐 아니라 감독진에도 한양대 동문이 있었다. 음악감독을 맡은 이소영(작곡과 91) 씨는 “모교이자 현재 내가 강의하고 있는 성악과 학생들이 참여한 오페라여서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어 “큰 무대에서 공연되는 오페라는 많지만, 이번 프로젝트처럼 관객을 가까이 만날 수 있는 작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 더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오페라에서 음악감독은 음악뿐 아니라 많은 부분을 책임진다. 음악적인 부분은 지휘자와 상의하고 진행하지만, 대부분의 표현 방법은 발음과 성악적 발성을 접목해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 씨는 <봄봄>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공감하고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이 씨는 “요즘 공감대가 많이 상실된 사회에 살고 있다”며 “남녀노소 모든 세대가 이 작품을 보는 동안만이라도 같은 부분에서 웃음, 안타까움 등의 감정을 나누길 바라는 마음으로 음악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 선생님팀 배우들의 모습. 장성일(성악과 87, 오른쪽) 씨는 극 중 오영감 역을 맡았다. ⓒ 허나영 동문
▲ 선생님팀 배우들의 모습. 장성일(성악과 87, 오른쪽) 씨는 극 중 오영감 역을 맡았다. ⓒ 허나영 동문

마지막으로 이 씨는 <봄봄>을 하던 모든 시간이 소중했던 시간이라고 전했다. 이 씨는 “선후배들과 함께 작업하며 예전 20대 학창 시절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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