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광물의 가격 상승이 원인
지속가능한 기술과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해

▲ 김연규 국제학부 교수
▲ 김연규 국제학부 교수

가을이 짧아지며 기후 변화는 피부로 느껴질 만큼 우리 삶에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기후변화의 위험성에 대비하고자 지난 2015년, 전 세계 195개국은 파리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협약을 채택했다. 세계 각국은 파리협약의 내용인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탄소 중립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도 있다. 친환경을 의미하는 그린(Green)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현상이 대표적이다.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현상이란?

그린플레이션 현상은 희토류의 공급망 위기와 석유, 천연가스 가격 급등의 현상이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경제 현상이다. 배터리, 전기차, 재생에너지 분야 등 첨단 산업이자 친환경 경제 전환에 필요한 기술들에서 국가 간의 치열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기술 개발에 사용될 원료의 가격 급등과 공급망 위기가 그린플레이션 현상의 대표적인 원인이다.

희토류는 재생에너지, 전기차, 스마트폰, 인공위성 등 신기술에 없어서는 안 될 원료이다. 중국이 희토류 주요 생산국으로 급부상해 전 세계 공급망에 변화가 생겨 주요 광물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산업은 배터리 산업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증가로 인해 코발트 사용량이 대폭 증가하며, 국제 코발트 시세는 2015년 톤당 3만 달러에서 2021년 8만 달러 이상으로 3배가량 폭등했다.

▲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의 원자재 가격이 그린플레이션 현상의 영향으로 급증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니켈, 코발트, 리튬 등의 원자재 가격이 그린플레이션 현상의 영향으로 급증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탄소 감축은 주로 운송, 산업공정, 발전 3가지 분야의 에너지 전환을 통해 일어난다. 발전 분야에서 실질적인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일어나지 않아 천연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급등한다.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은 대량의 금속과 광물을 필요로 하는 변화이다. 지난 5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향후 20년간 리튬 수요는 40배, 코발트는 25배, 희토류는 7배 이상 폭증하리라 예측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기후변화정책은 역설적으로 전 세계적인 광산개발붐을 가져오며 또 다른 환경 폐해가 늘고 있다.

역사상 많은 전쟁은 강대국의 자원 쟁탈전과 관련 있다. 김연규 국제학부 교수는 “그린플레이션 현상을 현명하게 해결하지 않는다면 자원의 경쟁적 확보를 위한 강대국 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50년 탄소 중립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김 교수는 그린플레이션 현상에 대응하는 모범적 사례로 ‘유럽연합’을 언급했다. 유럽연합의 21세기 목표는 저탄소 경제로의 완전한 전환이다. 유럽은 금속 광물의 생산 비중이 매우 낮아 해외 공급망에 의존한 형태를 띤다. 유럽연합은 안정적으로 필수 자원을 공급하고자 새로운 산업 전략을 세우고 녹색 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금속과 자원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어서 유럽연합은 재활용과 순환 경제를 통해 수요 자체를 감축시키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들은 녹색경제실천과 기후 행동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오고 있다”고 답했다.

 

▲ 자원과 에너지의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 게티이미지
▲ 자원과 에너지의 재활용을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 게티이미지

한국은 광물자원의 90%, 에너지의 97% 이상을 수입해야 하는 자원 빈곤국이자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다소비 국가이다. 자원과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은 한국 경제의 생존과 성장에 매우 중요하기에 그린플레이션 현상에 대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이전까지는 해외 자원 개발을 통한 원재료 생산으로 자원과 에너지를 공급받았으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원천 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김 교수는 “자원개발에서 더 나아가 원재료를 가공하고, 이러한 원재료들이 다양한 기능 소재로 변화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확보한다면,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신산업을 끌고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린플레이션 현상을 대하는 방향성에 관해 “자원의 안정적 공급과 동시에 지속가능성에 강조점을 둠으로써 회복 탄력성을 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를 위해서는 자원의 효율성과 순환성을 강조한 정책을 확산해 자원과 에너지의 이차적인 재활용 공급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미래의 자본주의와 글로벌 경제는 자원과 물질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사용 후 폐기물을 잘 관리해 물질적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이상적인 미래상을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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