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유기나노공학과 위정재 교수팀은 최근 황을 주쇄로 갖는 고분자를 합성 및 나노구조화하여 선행 연구 대비 19 배 이상 증가된 소광비를 갖는 고성능의 적외선용 편광기를 개발했다.

석유 정제 과정 중 탈황 공정의 결과로 발생되는 부산물인 원소 황은 일반적인 폐기물과는 다르게 고순도로 생성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사용처가 충분치 않아 매년 700만 톤의 잉여가 발생된다.

이를 해결하고자, 최근 원소 황에 두 개 이상의 바이닐 그룹을 갖는 가교제를 첨가한 역가황반응을 통해 고함량의 황을 갖는 고분자를 합성하여 실용적인 응용처를 찾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무기물인 황을 고함량으로 갖는 황 고분자는 기존 탄소 기반 고분자와는 다르게 적외선 영역에서 높은 투과율을 갖기 때문에 적외선 광학소재로의 활용이 가능하다.

이러한 적외선 광학소재를 편광기에 사용하는 경우, 원하는 빛의 성분만 선택적으로 투과할 수 있는 편광기의 특징으로 인해 더욱더 선명한 적외선 이미지를 얻을 수 있어 군사적으로는 야간 투시, 산업적으로는 원격가스감지 등의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적외선 편광기를 이루는 물질의 경우 대부분 값비싼 반도체 물질이나 칼코지나이드와 같은 세라믹 기반 물질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해당 물질들로 나노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복잡한 광학 리소그래피 공정을 거쳐야하여 고가이지만 외부 스크래치에 상당히 취약해 가혹 조건에서 활용하기가 부담된다. 반면, 저렴한 원소 황을 열가공성이 좋은 고분자로 활용하는 경우 소재와 공정 모두 경제적으로 큰 장점이 있어 스크래치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부담 없이 교체가 가능하다.

편광기의 성능은 직교자기장의 투과도(Transmission of transverse magnetic field)를 직교전기장의 투과도(Transmission of transverse electric field)로 나눈 값인 소광비(Extinction ratio)로 표현되며, 이상적인 편광기의 경우 직교자기장의 투과도가 100%, 직교전기장의 투과도가 0%이기 때문에 무한대의 소광비를 갖는다.

또한, 우수한 편광기의 경우 높은 소광비 뿐만 아니라 타겟 파장 영역에서 전반적으로 높은 직교자기장의 투과도를 동시에 가져야한다. 위정재 교수 연구팀은 미국 공군연구소의 구자현 박사와 협업하여 광학 시뮬레이션을 통해 넓은 중적외선 영역에 대해 높은 소광비와 직교자기장 투과도를 갖는 이중 층 형태의 편광기의 치수 및 형태를 설계하였다.

디자인 된 편광기는 나노 격자 구조를 갖는 금 층과 황고분자 기반 스페이서 (그림 참고) 층이 통합된 이중층으로 되어있으며, 제조 과정은 다음과 같이 총 3가지의 과정을 통해 제조된다: (1) 황 고분자 용액을 실리콘 기판 위에 스핀 코팅하여 황 고분자박막을 만드는 과정, (2) 나노 임프린팅을 통해 나노 격자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 (3) 형성된 나노 격자 위에 금 증착 과정.

[그림 1] 황고분자 기반 편광기의 제조 방법을 나타내는 그림.
[그림 1] 황고분자 기반 편광기의 제조 방법을 나타내는 그림.


황 고분자는 용액 공정인 스핀 코팅 공정 중 황 고분자 용액의 농도 조절 및 스핀 속도 조절을 통해서 두께가 조절된 황 고분자 필름의 형성이 가능하고, 그 위로 나노임프린팅을 진행하면 스페이서 층 두께가 수십 나노 수준에서 자유롭게 조절된 형태로 제조가 가능하다. 입사광이 편광기를 통과하는 경우 금 층과 실리콘 기판 사이의 스페이서 층에서 수 많은 반사가 발생하게 된다.

이 반사된 빛들의 위상이 같게 될 때 페브리-페롯 공진(Pabry-Férot resonance)이라는 현상에 의해 보강간섭이 발생하여 투과하는 직교자기장의 투과도가 최대가 된다. 스페이서 층의 두께에 따라 광대역 적외선 영역에서 편광 성능을 최대화하는데 필요한 페브리-페롯공진의 만족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스페이서 층 두께의 세밀한 조절은 필수적이다.

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디자인된 나노 격자 형태를 제조 과정에서 낮은 품질로 구현하는 경우, 나노 격자의 형태가 직각이 아닌 둥근 곡선 형태로 제조되고 이에 따라 편광 성능을 급격히 저하시키기 때문에 최적의 나노임프린팅 조건이 필요하다. 실제 제조 과정 중, 황 고분자 기반 편광기의 스페이서 층의 두께를 90 ~ 5100 nm 범위로 광범위하게 조절할 수 있었으며, 황 고분자의 유변 특성 및 열적 특성을 고려하여 열나노임프린팅 조건인 온도, 압력, 그리고 시간 조건을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시뮬레이션을 통해 디자인된 400 nm 간격의 나노 격자를 고품질로 구현하였다.

이에 따라 기존 보고된 황 고분자 기반 편광기가 보여주는 소광비에 비해 최대 19 배 이상 향상된 결과를 보여주었다. 위 교수는 “폐기물을 활용한 고분자 기반 고성능 적외선 편광기 제조 기술 확보로 새로운 밸류체인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고 밝혔다.

본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No. 20011153), 미 공군 아시아항공우주연구개발국 (The US Air Force Asian Office of Aerospace Research & Development (AOARD); FA2386-22-1-4086) 한국연구재단의 (NRF-2022R1A2C2002911)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미국 공군 연구소 (Air Force Research Laboratory) 구자현 박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Korea Research Institute of Standards and Science) 김준오 박사, 퍼듀대학교 (Purdue University) 이지환 교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Korea Research Institute of Standards and Science) 강상우 박사와의 국제적 공동연구로 수행되었다.

해당 논문 (제목: Highly Sensitive and Cost-Effective Polymeric-Sulfur-Based Mid-Wavelength Infrared Linear Polarizers with Tailored Fabry-Pérot Resonance)은 한양대학교 유기나노공학과 조웅비 석박통합과정생이 1저자로, 미국 퍼듀대학교 Biomedical Engineering 황제환 박사, 인하대학교 고분자공학과 이상연 졸업생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하였고, 저명한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 (IF=32.086)」에 게재됐다.

[그림 2] 황고분자 기반 편광기의 사진 및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주사전자현미경의 노란색 영역은 스페이서 층을 나타냄. 용액 공정 시, 사용한 농도에 따라 스페이서 층의 두께의 조절이 나노미터 스케일에서 가능함.
[그림 2] 황고분자 기반 편광기의 사진 및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주사전자현미경의 노란색 영역은 스페이서 층을 나타냄. 용액 공정 시, 사용한 농도에 따라 스페이서 층의 두께의 조절이 나노미터 스케일에서 가능함.
[그림 3] (왼쪽부터) 한양대 유기나노공학과 위정재 교수, 석박사통합과정 조웅비 학생
[그림 3] (왼쪽부터) 한양대 유기나노공학과 위정재 교수, 석박사통합과정 조웅비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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