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이전부터 쌓아 올리던 과정을 통한 굳건한 결과"

 

국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인기는 오랜 노력 끝에 도달한 결과

앞으로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

박기수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최근 웹툰 원작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 줘’가 시청률 12%라는 기록을 달성하며 막을 내렸다. ‘이두나!’, ‘오늘도 사랑스럽개’, ‘살인자ㅇ난감’ 등의 웹툰 원작 드라마가 OTT를 통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던 인기 흐름에 새롭게 탑승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웹툰 및 웹 소설 등을 원작으로 하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는 점점 많아지고 발전하고 있다. 한국의 트랜스미디어 콘텐츠가 전성시대를 맞이한 지금, 박기수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이미 이전부터 쌓아 올리던 과정을 통한 굳건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특징은?

국내에서는 2010년대부터 '네이버 웹툰', '카카오 페이지' 등의 스토리 플랫폼이 생겨났다. 이 스토리 플랫폼에는 향유자의 '빅데이터'가 남는다. 향유자가 어느 장면을 좋아하는지,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지, 연령대는 몇인지 등등을 스토리 플랫폼 측에서 알 수 있고, 이 데이터를 응용시켜 만들어낸 것이 바로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이다.

박 교수는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더 높이고 실패 확률을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인기 있는 장르물을 선호하고, 대중성이 검증된 원작을 전환(adaptation)하는 전략이 있다"라고 말하며,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는 이 전략들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전보다 더 장르적인 특성이 강해지고 원천IP의 다양한 활용을 통해 원작 팬덤을 새 향유자로 만들게 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클립아트코리아(해당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 없습니다.)

국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흥행 원인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OTT는 국내 콘텐츠 유통 부분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됐다. 그 이전에는 지상파 방송이나 극장과 같이 시간대를 점유하는 플랫폼들이 중심이 되었었는데, OTT는 시간대 점유가 아니라 개인별 점유를 가능하게 한다. 모든 콘텐츠가 데이터베이스화되면서 데이터베이스 소비와 향유가 중심이 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자기 시간을 쓰기 때문에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장르별 향유를 하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예를 들어 누군가 액션물을 좋아한다고 하면 그 사람은 거의 액션물 장르만 향유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적어도 평균치 이상의 향유는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라며, 향유자들이 이전에 봤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거나 향유 시 실패하지 않았던 콘텐츠들을 전제로 해서 즐기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원작이 있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를 향유자들이 주로 많이 즐기게 되는 것이다.

 

국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해외에서 예상치 못한 인기?

OTT 서비스 시작 이전에는 국내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하려면 해외 시장에서의 유통 책임자와 직접 협상을 해야만 수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OTT 서비스가 시작되며 상황은 많이 변화하였다.

 

박 교수는 "한류가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이 되었다고 할 때, 이로 인해 해외에서는 이미 스타들에 대한 인지와 팬덤이 확보되었고 콘텐츠에 대한 선호도, 트랜스미디어의 콘텐츠의 원작에 대한 수요가 충분히 있었던 상태"라며, OTT 서비스가 이러한 국내 콘텐츠의 전 세계적 방영을 원활하게 해준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웹툰과 웹소설 중심의 스토리플랫폼은 안정적인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대중성을 검증하는 방식을 글로벌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박 교수는 "대중적인 콘텐츠에 한국적인 색깔이 어우러지면서 퀄리티 높고 독창적인 한국 콘텐츠가 생산되고, 해외에서는 이런 한국의 콘텐츠가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은 국내 콘텐츠  포스터 ⓒNetflix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은 국내 콘텐츠 포스터 ⓒNetflix

국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미래

90년대 초반,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상사업단을 만들어 많은 투자와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2000년대 초반 ‘겨울연가’ 등이 만들어지고, 중국 및 일본 시장을 넘어 세계로까지 한국 콘텐츠들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추가로, 케이팝도 콘텐츠 시장과 연관이 없을 수가 없다.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꾸준히 해외 시장 진출을 노렸고, 지금은 아예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나오는 케이팝 그룹이 있을 정도다. 즉, 케이팝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식과 관심에 한 몫을 해줬고, 결국 한국 드라마나 영화도 케이팝과 더불어 시너지를 내면서 주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지금의 결과는 갑작스럽게 생겨난 것이 아니다. 하나씩 충분히 기틀을 쌓아 올리며 생겨난 결과이기 때문에, 더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방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그 모습을 일방적인 한국 콘텐츠의 해외 시장 장악이나 영향력 확대가 아니라 세계적 보편성을 기반으로 상호 생산적인 영향 관계구축을 전제로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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