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A캠퍼스 총학생회 새 얼굴 'HI-FIVE'

 

   

 

지난 11월 20일부터 양일간 ERICA캠퍼스 총학생회의 새 얼굴을 뽑는 선거가 열렸다. ‘HY:EFFECT’와 ‘HI-FIVE’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투표 결과 HY-FIVE 선본이 제32대 총학생회를 이끌어갈 주인공이 됐다. 이들은 총 투표수 4847표 중 62.18퍼센트에 달하는 3014표를 얻으며 당선을 확정 지었다. ‘같이의 가치’를 토대로 소통에 힘쓰겠다는 HY-FIVE. 임기를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회장 당선자 나현덕 군(경상대·경영 3)과 부회장 당선자 장민우 군(경상대·경영 3)을 만났다.

 

두 손 힘껏 마주치며, 응원의 박수 HI-FIVE

 

   

‘두 사람이 팔을 들어 손바닥을 마주치는 행위’. 나현덕 군과 장민우 군은 영단어 하이파이브에 우리대학의 영문 이니셜 ‘HY’를 결합, 선본의 이름을 ‘HY-FIVE’로 정했다. 여기에는 ‘소통’과 ‘응원’의 의미가 함께 들어있다. “서로의 손바닥을 마주치는 하이파이브는 소통을 의미합니다. 또한 힘을 북돋아주는 행위이기도 해서 한양인에게 응원을 전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현덕)” 나 군의 설명에서 드러나듯,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소통’이다. “이제는 총학생회 단독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줄었습니다. 학우들과 함께,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총학생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민우)” 두 사람은 이런 판단에 따라 ‘같이의 가치’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경영학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경영학부 학회 ‘경영혁신연구소’에서 인연을 쌓았다.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자부심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 출마를 결심했다. 이들은 일찌감치 학내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나 군은 총학생회에서, 장군은 재학생 홍보대사 사랑한대에서 활동하며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것. “학교 내부에서 자랑할 거리를 찾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동시에 학생들이 잘 모르는 학교의 장점도 많습니다. 어렵게 공부해서 들어온 학교, 자부심을 느낄만한 곳으로 만들고 싶습니다(민우).” 이들은 같은 학부 출신의 조합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 학교 발전에 뜻을 모았다. 그 결과 모든 단과대학에서 상대 선본보다 높은 득표율을 올리며 당선됐다. “개표를 지켜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선거 운동을 도와준 팀원들과 저희를 지지해주신 학우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현덕)”

 

당신과 ‘같이’ 만드는 5가지 ‘가치’

 

   


이들은 공약을 5개 분야로 세분화했다. △복지와 편리의 가치 △너와나, 우리가 같이함의 가치 △학교 발전의 가치 △안산 속의 한양대의 가치 △서울캠퍼스와의 ‘따로 또 같이’의 가치다. 셔틀버스 운행 개선에 대한 것부터 수원행 광역버스 유치, 신안산선 복원 사업 등 굵직한 공약도 더러 있다. (HI-FIVE 선본 정책 자료집 참조) 두 사람은 ‘백 퍼센트 실현을 장담하지 못하는 공약도 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하지만 적어도 초석은 다지겠다는 생각이다. “안산과 서울을 잇는 3100번 버스를 유치하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총학생회가 세 번 바뀐 뒤에야 실현된 공약인 겁니다. 열과 성을 다해 시도하되, 적어도 임기 중에 한 계단은 올리겠습니다. 당위를 획득하고 학우들을 설득하기만 해도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현덕)”

 

이들이 제시한 공약 중 가장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은 셔틀버스 운행 개선과 중간고사 기간 부활에 대한 건이다. 셔틀버스의 경우 주말 배차 간격이 15분에서 30분으로 늘어나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 HI-FIVE는 이미 부총장과의 면담을 통해 버스 운행과 관련한 요구사항을 전달한 상태다. 중간고사 기간을 복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공식적인 중간고사 기간이 사라졌기 때문. 경우에 따라서는 1-2달에 걸쳐 시험을 보는 이들이 있을 정도로 학생들의 일정 관리 면에서 큰 차질을 빚어왔다. HY-FIVE는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자긍심을 고취하는 첫걸음이라고 보고 있다. “수업일수 환원 때처럼 학우들의 지지가 있다면 중간고사 기간 복구도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측에서는 효율성을 이유로 결정을 유보한 상태지만, 추후에 다시 의논해보자는 답변을 얻은 상태입니다.(현덕)” 아래는 인터넷한양이 HY-FIVE의 주요 공약에 관해 면담한 내용이다.

 

   

 

   

  


Q1. 셔틀버스 운행 개선,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생각인가. 증차를 하겠다는 뜻인지.

 

학교 측과 면담한 결과 증차는 어려운 실정이다. 버스 1대 당 유지비가 1억 원 가까이 소요되는데, 학교 측에서 배정할 수 있는 예산은 한정돼 있다. 대신 증원을 통해 유휴차량을 줄이고, 학생들이 몰리는 시간대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출입이 잦은 시간대를 파악, 이 시간대에 운영을 쉬는 유휴차량이 없도록 배차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또한 올해 버스 한 대가 축소 운영됨에 따라 불편함이 가중됐다. 실질적인 어려움을 개선하려면 이를 복구해야 한다고 본다.

 

Q2. 캠퍼스 내 모든 건물이 금연구역이 됐다. 이 상황에서 흡연부스를 설치하려는 이유는.

 

흡연자의 권리도 보장돼야 한다. 흡연자에게 강한 수준으로 금연을 강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 배기 및 환기 시설을 갖춘, 수용 인원 10명 정도의 임시 부스를 계획하고 있다. 컨퍼런스 홀과 도서관 앞에 시범적으로 설치하겠다. 재원은 국내 담배 회사에 요청할 생각이다. 이들 기업에게 흡연 부스는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방안 중의 하나라고 본다. 흡연자들은 자주 오가는 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싶고, 비흡연자들은 자주 오가는 길이 담배 연기로 자욱한 것을 원치 않는다. 흡연 부스는 양측의 입장을 만족시키는 절충안이다.

 

Q3. 외국어 졸업 인증 대체 프로그램, 지나치게 쉬워지면 외국어 공부에 소홀해질 텐데.

 

졸업에 필요한 외국어 성적 기준은 이미 실효성이 낮다. 기업이 요구하는 수준보다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다고 인증 기준을 높일 수는 없다. 외국어 성적이 필요치 않은 학우들도 많기 때문이다. 매년 5퍼센트에 달하는 학생들이 영어 점수를 인정받지 못해 졸업을 미룬다. 대기업 취직이 확정돼도 외국어 성적을 만족하지 못해 합격이 취소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외국어 성적을 대체할 강의를 신설하되, 요행을 방지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 국제어학원 등에서 특별 과정 신설을 논의할 것이며, 외국어 성적이 필요치 않거나 미처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청 받을 계획이다.

 

Q4. 최대 9학점까지 학점 포기를 인정할 방침이다. 기존에 비해 한 과목 늘어나는 수준이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학점 세탁을 위해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이에 반해 기존 제도는 지나치게 제한적이다. 4학년 재학생에 한해 6학점 이내로 학점 포기를 허용해왔다. 이마저도 폐강 등의 이유로 재수강이 불가능한 경우에 한정됐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과목에 대해서는 포기할 권리도 함께 가져야 한다. 재수강이 가능한 과목에 대해서도 최대 9학점까지 학점 포기가 가능토록 제도를 개선하겠다. 물론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원치 않는 과목을 포기하고, 이를 다른 과목으로 대체한다면 두 배의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Q5. 신안산선 복원사업을 요구하겠다 밝혔다. 사업의 당위와 목표를 설명한다면.

 

당초 신안산선은 서울역–여의도–광명–경기테크노파크를 연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행 과정에서 광명이 시흥으로 대체됐고, 현재 안산 중앙역까지만 개통된 상태다. 신안산선은 우리대학과 지역사회가 함께 소망하는 사업이다. 타당성 조사만 세 차례 진행됐을 정도다. 이제 사업 재개를 위해서는 우리대학 9천 300명 학우의 지지가 필요하다. 안산시의 권한을 벗어나는 문제이므로 꾸준한 요청이 필요하다. 학우들에게 신안산선 복원 사업의 당위를 알리는 데 힘쓰겠다. 이듬해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신안산선 사업이 공약으로 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6. 거주지 이전 캠페인도 위 사업의 일환인가. 총학에서 거주지 문제를 거론하는 이유는.

 

거주지 이전은 해당 지역의 유권자가 된다는 의미다. 이는 안산시에서 우리대학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성균관대 수원캠퍼스의 경우 기숙사 입사 조건으로 전입 신고를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캠퍼스가 소선거구를 이룰 정도로 표심이 높고, 정치인들의 공약에 학생들의 요구가 적극 반영된다. ERICA캠퍼스는 안산시에서 가장 큰 종합 대학임에도 불구, 지역 정치인들의 관심이 부족하다. 전입 신고 활성화를 위해 이동주민센터를 설치해 절차를 간소화하겠다. 전입 신고만으로 지역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달라.

 

Q7. 대학의 문화 사업에 대한 공약이 많다. 새로운 발전 방향이 있다면.

 

최근 ERICA캠퍼스에는 ‘프로젝트 안단테’와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자발적 대학 문화가 등장했다. 이를 표본으로 학우들의 자체 콘텐츠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전시를 열겠다면 장소를 제공하고, 공연에 필요한 엠프 및 전력을 총학생회가 지원하겠다. 자금 지원이 필요한 경우 타당성을 검토해 지원토록 하겠다. 학교 측도 문화 사업에 대해서만은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전망이 밝다. 한편 2학기 축제를 ‘한양대·성균관대 체육문화교류전’(이하 한성전)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한성전은 허울뿐인 축제를 바꾸고, 응원단을 부활시킬 동력이다. 문화 활성화를 통해 캠퍼스의 낭만을 되살리겠다.

 

* 관련기사 보기

1. 프로젝트 안단테(Project Andante)

2. 마이크로 소프트(Mic Ro Soft)

 

Q8. 등록금 인하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 학교의 등록금 운영, 어떻게 감시할 생각인지.

 

등록금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려면 예·결산을 실시간으로 감시해야 한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예산은 1월, 결산은 4월에 집계되기 때문에 실시간 감시는 어려운 실정이다. 대신 단과대학 별 회계 감시에 집중하겠다. 과거 본부에서 운영하던 회계 내역이 단과대RC 체제(학부를 중심으로 행정 기능을 통합, 자율성을 강화한 체제)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단과대학 회장과 협력하여 등록금 운영 내역을 감시하겠다. 등록금 인하까지도 가능하리라 본다. 교육부에서 등록금 동결 및 인하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무적인 것은 사립학교 법 개정을 통해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의결권을 가지게 됐다는 사실이다. 예·결산 내역을 체계적으로 분석,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도록 적극 요청하겠다.

 

“지켜봐 달라, 지지해 달라, 함께해 달라”

 

총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과거에 비해 미온적이다. 하지만 후보의 소속보다 공약에 관심이 많아진 것은 고무적이라는 평. HY-FIVE 선본은 한양인들의 꾸준한 관심을 부탁했다. “요즘 대학가는 자신의 ‘스펙’과 무관하면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과 같이 해야 학교가 변하고, 학교와 같이 해야 지역 사회가 움직일 것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괜찮다면 지지해 주십시오. 더 괜찮다면 함께해 주십시오.(민우)” 이들은 ‘활용 당하는 총학생회’가 되겠다고 말한다. 총학생회에 대한 이질감을 해소하고, 학생들에게 적극 다가서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게릴라 티타임을 활성화하고, 소통만을 위한 모바일 페이지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동 총학생회를 더욱 활성화 하겠습니다. 수첩 하나 들고 학우 분들을 찾아 뵙는 것. 저희가 그리는 총학생회의 모습입니다.(현덕)”

 

   


ERICA캠퍼스는 올해부터 서울캠퍼스와 행정 및 재정 분리를 완료했다. ERICA캠퍼스만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HY-FIVE는 “계획대로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 ERICA캠퍼스의 정체성을 살리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말했다. 공약의 목표는 학생들의 자긍심 고취가 될 것이다. 두 사람은 ‘한양대학교’에 다닌다는 말보다 ‘ERICA캠퍼스에 다닌다’는 말이 자랑스러운 학교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때로는 동반자로, 때로는 견제 기구로 학교와 함께 하겠습니다. 학교로부터 존중 받고, 학우들로부터 신뢰 받는 총학생회가 되겠습니다.(현덕)” 지금 HY-FIVE는 두 팔을 높이 들어올렸다. 이들과 손뼉을 마주칠 준비가 됐는가.

 

 


곽민해 학생기자 cosmos3rd@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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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 사진기자 ssamstar@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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