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체 재직자 맞춤형 교육과정, 서울캠퍼스 산업융합학부 소개

일과를 마친 많은 사람들이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늦은 저녁. 직장에서의 일과를 마치고 학생으로서의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이들이 있다. 나이도, 하는 일도, 한양대의 문을 두드린 이유도 저마다 다르지만, 꿈의 문을 찾기 위한 열정은 그 누구 못지않다. 일과 학업을 함께하며 더 큰 배움과 꿈을 위해 도전하는 이들이 모인 서울캠퍼스 산업융합학부를 만나봤다.

 

 

‘선취업 후진학’ 모델의 새로운 가능성

 

산업융합학부는 지난 2013년 공과대학 소속 응용시스템학과로 출발했다. 당시 한양대는 특성화고나 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최소 3년 이상 산업체 근무 경력이 있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특성화고 졸업 재직자 특별전형(이하 ‘재직자전형’)을 도입하고, 응용시스템학과를 설립했다. 학부장 최경현 교수(산업융합학부)는 “다양한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하나의 교육과정으로 수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직장 경력이 있는 학생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산업공학과 경영학 교과목을 중심으로 학과 교육과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공과대학에서 독립해 산업융합학부로 새롭게 출발한다. 입학정원도 100명에서 150명으로 증원됐다. 산업융합학부에는 경영과학 교과목 중심의 ‘응용시스템전공’과 프로그래밍이나 데이터마이닝, 정보보안 등을 중점적으로 배우는 ‘정보융합전공’으로 구성됐다.

 

   
▲ 산업융합학부 교육과정을 나타낸 표. 응용시스템전공과 정보융합전공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용한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함께하는 학생 특성을 고려해, 모든 수업은 평일 저녁과 토요일에 개설된다. 그 밖의 학사운영은 다른 학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수업과 학과 행사에 참여한다고 최 교수는 말했다. “처음에 예상한 것과는 달리 학교와 학과에 대한 학생들의 자부심이 상당히 강합니다.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서 공부를 계속할 수 없었고, 대학에 오고 싶었던 열망이 무척 컸던 것이죠.” 이러한 열정에 보답하고자 산업융합학부에서는 학생들의 새로운 꿈을 응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 중이다. “졸업생 중에는 자신의 직장으로 돌아가 경력을 업그레이드하려는 학생도 있지만, 이직이나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오는 5월부터는 취업과 이직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더욱 폭넓게 진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더 큰 배움의 시작

 

임다혜(응용시스템전공 3) 씨는 단순히 수업을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배운 내용을 어떻게 업무에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다는 점을 학부 교육과정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임 씨는 광고대행업체 이노션에서 3년 반 동안 근무했고, 현재는 퇴사 후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마케팅 수업에서 마케팅 제안서를 기획하는 팀 프로젝트를 했어요. 토론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업에서는 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을 들을 수 있어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있다 보니 많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고, 제가 배운 것과 일했던 경험을 어떻게 아우를 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됐어요.”

 

   
▲ 왼쪽부터 임다혜 씨와 문성지(이상 응용시스템전공 3) 씨는 "밤늦게 공부하는 또 다른 학생들이 한양대에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했다.

 

문성지(응용시스템전공 3) 씨는 스포츠 의류 업체 휠라코리아에서 품질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7년 차 직장인이다. 문 씨는 자신의 업무와 전공이 일치해 수업에서 많은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품질경영이나 시스템 공학이론 같은 과목들은 제가 하는 일과도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거든요. 학부가 체계를 잡아가며 전공 과목도 많이 추가됐고, 저에게 도움이 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됐어요.”는 문 씨는 그간의 경험을 밑거름으로 새로운 꿈에 도전할 계획이다. “졸업 후에는 이직하거나 해외 취업을 생각하고 있어요. 품질관리 기사 자격증도 따고 싶고요. 또 이번에 4학년 친구 하나가 우리대학 아트테크놀로지 대학원에 진학하는데, 얘기 들어보고 가능하다면 대학원 진학도 고려해보려고 해요.”

 

 

대학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되기를

 

   
▲ 학부장 최경현 교수(산업융합학부)는 "산업융합
학부 교육 과정은 학생들의 새로운 가치를 찾아주
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설립된 지 4년이 지났지만 행정적인 지원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교내에서 사법시험이나 회계사 시험이 시행되면 전날 저녁부터 건물 출입을 통제합니다. 저희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제2공학관에서 수업을 하는데 그렇게 되면 수업을 할 수가 없어요. 다른 날에 보강할 수도 없고요.” 그 밖에도 최경현 교수로부터 학부 교육환경 개선에 필요한 점들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 학부 수업은 열 시에 끝나지만, 도서관 자료실은 아홉 시에 문을 닫습니다. 사실상 도서관 이용이 어렵죠. 또 현재는 400명, 앞으로는 600명의 학생을 관리할 행정팀의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교수 연구실만 한 작은 공간이 학부 사무실이에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학교 본부나 다른 부서에서 조금씩 양보를 해줘서 재원이나 공간 문제를 개선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산업융합학부 학생 대부분이 현직자와 직접 소통하기 때문에 이들의 발전은 우리대학 교육역량을 알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사회생활을 먼저 경험한 학생들인 만큼, 다른 학과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문성지 씨는 “우리 학부에는 여러 회사에서 온 직장인들이 있어, 다른 학과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저희는 현직자인 동시에 나이가 비슷한 친구들도 있어서 대학 생활에 무엇이 필요한지, 취업을 준비할 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어요. 저희에게 연락을 주시면 도움이 되는 자리를 많이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글/ 정진훈 기자            cici0961@hanyang.ac.kr (☜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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