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ME 사업 운영 현황 확인하기 ①


ERICA캠퍼스가 지난 2016년 교육부에서 시행하는 PRIME(이하 프라임) 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프라임 사업이란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Program for Industrial needs - Matched Education)’을 의미한다. 크게 ‘사회수요 선도대학’, ‘창조기반 선도대학’ 두 가지 유형으로 구성돼 미래 유망 산업을 중심으로 학과 개편과 창의적 교육 모델을 적극 도입하는 교육 정책이다. 즉, 학생들의 진로와 학업이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실용적 학문을 양성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지난 한 해 진행된 프라임 사업의 운영 현황을 확인했다.
 
 
PRIME 사업 운영 현황 확인하기 ①

지난해 ERICA캠퍼스에는 프라임사업팀이 꾸려졌고 학내 다양한 부문에서 개편을 실시했다. 학생들의 교육환경개선을 위한 PRIME 존(라운지, 북카페, PBL룸 등)이 마련됐고 실제 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와 연계해 전공 역량을 강화하는 IAB (Industry Advisory Board) 사업 등이 추진됐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가장 변화를 체감하는 부분은 학사 제도의 개편이다. 여러 학과 구성 및 교육과정이 변화했다. 그중 단과대학 신설은 단연 개편의 핵심으로 꼽힌다. 지난 2017년 3월 ERICA캠퍼스에는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이 신설됐다.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타 학문과 융합한 '소프트웨어 기반 융합적 리더 양성'을 목표로 한다. 앞으로 모든 산업 분야의 기반이 소프트웨어가 될 것이라는 미래 지향적 인식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지식 기반에 문화, 디자인, 미디어 등의 학문이 어우러지면서 분야를 넘나드는 전문가를 양성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융합대학 도경구 학장(소프트웨어학부)이 지난 1월 10일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학부 운영 현황에 대해 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융합대학, 무엇이 달랐을까 

1. ERICA캠퍼스 최초 전공 개방 제도 채택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에는 현재 ‘소프트웨어 학부’와 ‘ICT 융합학부(Interdisciplinary Computing and Technology)’ 두 학부가 소속돼 있다. 한양대는 사실상 학과제를 실시한다. 학부제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으나, 그 구분이 미비했다. 이번 융합대학의 전공개방 제도(학부입학-학과진입제)는 기존에는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학사 제도다. 학부 단위로 입학한 이들이 2학년에 올라가면서 세부 학과 진입의 기회를 얻는 형태의 '전공 개방 제도'는 ERICA캠퍼스 최초다. 이미 성균관대 등 국내 몇몇 대학의 경우 학부 입학 후 충분한 탐색의 시간을 가지고 학과에 진입하는 전공 개방 제도를 도입해 왔다. 다만 ‘인문학부’처럼 그 범위가 광범위한 타 대학의 학부와 달리, 소프트웨어가 분명한 기반이라는 점에서 전공 개방제가 가진 범위적 문제를 보완했다.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의 세부 구조

학부에 입학한 학생들은 1년간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기반 교육을 이수한 후 2학년 진학 전 세부 ‘학과’를 선택해 전공을 결정한다. 지난해 입학해 올해 2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첫 전공 진입의 대상자가 됐다. 소프트웨어 학부 소속 '소프트웨어전공' 62명, '컴퓨터전공'에 39명이 지원했고 ICT융합학부 소속 '미디어테크놀로지전공' 38명, '컬쳐테크놀로지전공' 21명, '디자인테크놀로지전공'에 9명이 최종 지원했다. 이들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그 위에 기술, 미디어, 디자인 등의 세부 교과목을 더욱 깊이 있게 공부할 예정이다. 현재 학과 선택은 전적으로 학생들 자율적 선택 사항이며, 전공 선택에 있어 학점이나 기타 요건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해 공부한 학생들이 전공과 잘 맞지 않을 경우 3학년 진학 전, 한 번 더 최종적으로 전공을 변경할 수 있다.
 
2. 전공 위주의 저학년 커리큘럼

커리큘럼 역시 큰 차이를 보였다. 인문, 사회 소속 학생들의 경우 저학년에는 전공보다는 필수 교양 혹은 전공 기초 등의 수업을 수강하기 때문에 고학년이 될 때까지 전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 공대 역시 고학년 대비를 이유로 저학년 수업에 불필요한 교과목까지 수강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은 설립 과정에서 이러한 학생들의 불만을 최대한 수렴해 입학과 동시에 전공에 대해 깊은 이해가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했다. 1학년에 입학한 학생들이 수강과 동시에 소프트웨어에 대해 깊이 있게 인식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과목들을 저학년에도 대거 포진한 것. 이에 대해 소프트웨어 융합대학 도경구 학장(소프트웨어학부)은 “입학과 동시에 학생들이 전공을 많이 접하고 배울수록 진로에 대해 더 빠르고 깊게 고민할 수 있다”며 “학생들의 효율적인 학업에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3. 월간 토크 콘서트 운영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의 교수진은 지난 한 해 '월간 토크 콘서트’를 운영했다. 학생들이 느낄 불편을 최소화하고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매월 학생들과 소통의 시간을 갖는 자리다. 신설 대학인 만큼 학생들이 느끼는 문제가 더 많고, 관심과 해결을 함께 해야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한 학생의 경우 "매달 교수님들과 만나 운영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진로 방향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는 흔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신설 학부에서 혼란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보완할 점은? 

1. 단과대학 건물의 부재

단과대학이 새롭게 신설됐지만 사실 신축 건물은 짓지 못했다. 소속 단과대학 학생들이 꼽은 큰 불편함 역시 바로 그것. 학생들은 현재 공학대학을 비롯한 캠퍼스 내 타 건물의 강의실과 연구실을 사용하고 있으며, 교수 사무실 및 과방 등은 현재 학연산클러스터 5,6층을 증축해 사용하고 있다. 소속 건물이 없어 캠퍼스 내 이곳 저곳으로 분산돼 생활하는 불편함은 사실상 학생들이 감내하고 있다. 소프트웨어학부 학생회장 남혜민(소프트웨어학부 3) 씨는 “건물이 없어 학부 소속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 큰 불편”이라고 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학부’의 경우 기존 공학대학 소속이었던 컴퓨터공학과가 소속을 옮기고 학부로 개편됐다. 따라서 기존 재학생들이 존재한다. 기존 재학생과 지난해 신입생 170명을 수용할 공간이 필요한 셈이다. 이에 대해 도경구 학장은 “2022년에 신축 건물이 완공된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반드시 훌륭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학연산클러스터 5, 6층에 증축된 공간의 모습. 그러나 아직 학생들을 위한 절대적 공간의 수는 부족하다.
 

2. 신설 학부에 관심과 지원을

ICT 융합학부의 경우 지난해 처음 신입생을 선발했기 때문에 해당 학부 소속 학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컸다. 특히 소속 학부의 학생들은 지난 한 해 불편함이 적지 않았다. “입학 당시에는 ICT학부생들이 이용하는 일명 ‘과방’조차 없었어요. 선배는 물론 기존 절차라는 것도 없으니 학생들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들은 모두 새롭게 시작한 셈이죠. 이 과정에서는 소프트웨어학부의 기존 선배(구 컴퓨터공학과)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ICT 융합학부 학생부회장 윤형우(ICT융합학부 2) 씨는 “타 단과대학, 타 학과의 학생들보다 불편함이 큰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혹시 모를 학생들의 불편함을 수용하고 예방하기 위해 학생회 차원에서 인권위원회를 설립 중이고, 첫 발을 내딛는 과정인 만큼 구성원들과 학교 측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융합 인재의 요람을 기대하며

이밖에도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은 '더블린 공과대학 교환학생 후 복수학위 취득', 'ERICA 프로그래밍 경시대회', '해커톤 경시대회' 등 학생들이 교과 외 활동을 학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설립 초기인 만큼 행정상, 교육상의 아쉬움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교수진 및 행정팀의 적극적인 관심과, 학생들의 수용적 태도를 통해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은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기초 전공 지식을 쌓고 각자 원하는 진로와 방향을 선택해 융합적 지식을 더해가는 국내 최초의 교육 제도인 만큼 그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의 향후 발전 과정에 더욱 큰 기대를 건다.
 
▲소프트웨어학부 학생회의 모습. 사진 왼쪽 앞줄부터 이은제(소프트웨어학부2), 남혜민(소프트웨어학부3)씨. 뒷줄 정민균, 남정훈, 황인재(이상 소프트웨어학부2) 씨


글/ 김예랑 기자           ys2847@hanyang.ac.kr
사진/ 이진명 기자        rha925@hanyang.ac.kr
디자인/ 최민주 기자     lovelymin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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