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경험자가 알려주는 해외인턴/워킹홀리데이/교환학생 Tip!

해외로 떠나는 20대가 많아졌다. 단순 여행도 좋지만, 더 오랜 기간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은 어떨까. 대학생 신분으로 가능한 경우는 크게 교환학생과 해외인턴, 워킹홀리데이로 나뉜다. 워킹홀리데이를 이용한 권현민(산업경영공학과 4) 씨와 해외인턴을 마친 이예나(사회학과 4) 씨, 교환학생을 다녀온 이신희(광고홍보학부 4) 씨와 김남형(국제학부 4) 씨를 만났다. 이들의 4인 4색 경험담을 살펴보자. 


 

해외에서 일하면서 살아남는 법 - 워킹홀리데이 & 해외 인턴


권현민 씨는 2014년 4월부터 2016년 1월까지 21개월 동안 워킹홀리데이(이하 워홀)로 호주에 머물렀고, 이예나 씨는 15년 하반기부터 16년 상반기까지 6개월 동안 코트라 독일 뮌헨 무역관에 인턴으로 있었다. 

Q. 호주에선 어떤 일을 하셨나요?

현민: 저는 키친핸드(kitchenhand)라고 접시 닦는 일을 했어요. 우리나라는 접시닦이면 칼 쓰는 것부터 온갖 잔심부름을 하잖아요. 호주나 유럽 쪽은 자기 근무영역이 확실하더라고요. 접시만 닦았고 칼 다루는 건 위험하다고 안 시켜요. 시키더라도 진짜 간단한 오이 깎기, 감자껍질 깎기만 시켰어요. 저는 5성급 호텔에서 일하기도 했고, 룸 서비스를 할 때도 있었습니다. 호텔 안에 레스토랑에서도 일해봤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야간 근무 중에 화학약품으로 오븐이랑 그릴을 닦았던 일이에요.
 
▲ 활달한 성격의 권현민 씨는 유쾌한 외국 친구를 많이 사귀었다. 앞에서 카메라를 든 사람이 권씨다. (출처: 권현민 씨)

Q. 5성급 호텔 일자리는 어떻게 구하셨나요?  

현민: 정착금으로 200만원을 자기고 갔는데, 한 달이 지나니 50만원도 남지 않았어요. 다들 가자마자 일을 구하는데, 저는 적응한다고 한 달 동안 영어 공부만 했으니까요. 위기감을 느끼고 선배들에게 들은 조언을 바탕으로 이력서를 만들었어요. 케언즈는 작은 도시라 구인구직 사이트가 활성화되지 않아서, 고용자가 이력서를 돌리는 방식이 일반적이거든요. '일자리를 찾으러 왔다'고 말하곤 이력서를 두고 가는 거예요. 처음에는 부끄럽지만 계속 하면 뻔뻔해져요(웃음). 처음 구한 일자리는 이탈리안 오너의 유명 음식점인데 급여도 적고 바빴어요. 좋은 호텔에서 일하고 싶어서 일하면서도 이력서를 돌렸죠. 그러다 같이 살던 한국인 형이 자기가 일하는 호텔에 제 이력서를 제출해줘서 면접을 보고 합격했어요. 그 이후로는 계속 5성급 호텔에 일했죠. 호주는 이직할 때 경력을 중요하게 보거든요.

Q. 보통은 좋지 않은 일자리를 얻는 경우가 많다는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현민: 실제로도 그래요. 우선 영어를 잘 하고, 자신감이 있으면 바리스타나 웨이터도 맡을 수 있지만 보통은 호텔의 하우스 키퍼나 키친핸드 같은 허드렛일을 해요. 하지만 일이 쉬운 편이고, 최저임금이 높아서 급여도 많아요. 뉴스에 나오는 안 좋은 사건은 대부분 한국인 고용주 아래서 발생해요. 호주 기준으로 시급을 줘야 하는데, 한국인 고용주가 그만큼 주지 않는 거죠. 5성급 호텔에서 일한 저와, 한인 직장에서 일한 제 친구의 급여가 2배 정도 차이가 났어요. 당연히 전 일하는 게 즐거웠죠. 외국 특유의 흥겨운 분위기도 좋고, 셰프들과 장난도 많이 쳤으니까요. 그런데 한인 직장은 한국 주방 일과 똑같이 힘들고, 외국에서 하니까 더 서럽고, 급여도 적어요. 또 다른 '헬조선'이 거기에 있달까(웃음). 
 
▲ 해외에서 일하는 건 고달프다. 근무 중에 생긴 에피소드를 전하는 두 사람. 왼쪽부터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호주에 갔던 권현민(산업경영공학과 4) 씨와 뮌헨에서 코트라 인턴으로 일했던 이예나(사회학과 4) 씨다.
 
Q. 예나 씨는 독일 해외 인턴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요?

예나: 저는 해외인턴으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독일 뮌헨무역관에 다녀왔어요. 코트라는 중소기업의 지사 역할을 대신하는 준정부기관인데요. 인턴들은 한국 쪽 중소기업에게서 들어오는 요청이나 프로그램을 잘 파악해야 하죠. 인턴들이 해당 언어로 현지인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때로는 산업박람회에 가는 등 현장에서 활동해요. 물론 사무 보조나 청소도 해요. 전 처음에 간단한 전화 대응, 바이어 상담을 하다가 나중에는 관장님이 믿고 맡긴 덕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일을 독일어로 하게 됐어요. 뮌헨의 BMW 본사가 한국중소기업과 만나는 컨퍼런스에서 통역을 한 적이 있고, KBS 특집프로그램이 뮌헨에 왔을 때도 일주일 내내 통역해서 방송에 나가기도 했어요.

Q. 어떻게 해외 인턴을 지원하게 됐나요?

예나: 저는 중고등학생 때 독일에서 살아서 독일어와 영어가 가능해요. 그런데 생각보다 대학와서 독일어를 쓸 일이 없더라고요. 4학년 올라갈 때쯤 여러 진로를 찾다가 독일과 관련된 특별한 겨험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고 해외인턴진흥프로그램 모집에서 코트라 해외무역관 지원해서 갔다왔어요. 인턴하면 휴학을 해야하지만 학점을 인정해주는 경우도 더러 있어요. 코트라나 몇몇 대사관은 15학점을 인정해주고 1학기 등록금과 경비를 지원해줍니다.
 
▲ 해외인턴 당시 이예나 씨의 책상 (출처: 이예나 씨)

두 사람이 전하는 해외 생활 꿀팁 

- 이건 꼭 해야한다!

현민: 스카이다이빙 같은 스포츠도 재밌고요, 농장생활도 추천해요. 공장, 농장 같은 정부 지정 산업군에서 88일 이상을 근속하면 세컨드 비자를 취득해 1년을 더 일할 수 있어요. 저는 태즈메이니아 섬 농장에서 일했는데 남극과 가까워서 호주인데도 눈이 내려요. 농장일은 참 힘들었지만 외국인들과 어울릴 수 있어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예나: 저는 유레일패스 많이 탔어요. 요즘엔 현지어 조금 할 줄 알고 도전정신만 있다면 버스로 여행을 다닐 수 있어요. 독일에서 영국을 가거나 유럽 어느 도시든지 30유로만 내고 스페인을 갈 수 있답니다.

- 짧은 외국 생활을 더 알차게 보내는 방법
 
예나: 외로울 때 운동하기. 저는 독일에서도 요가원에 다녔어요. 운동이나 취미가 있다면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찾아서 시간 알차게 보내면 좋아요.

현민: 외국 친구를 많이 사귀어서 적극 활용하기! 외국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생활적인 꿀팁도 많이 얻고, 액티비티한 스포츠도 많이 하고, 관광지도 많이 다닐 수 있었어요.

- 한국에서 어떤 것을 가져가면 좋을까

예나: 여성용품과 필기구는 한국 제품이 제일 싸고 좋아요. 선물용이라면 한국 전통문양이 그려진 수저나 물품. 외국인 친구들에게 선물하면 엄청 좋아하죠. 남대문 시장에서 산 한국 문양 수저 세트를 4년째 간직하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었는데(웃음).

현민: 이태원 놀러가서 처음 보는 외국인과 어깨동무를 할 수 있을 배짱이 필요해요!
 

 

낯선 나라의 대학생이 되다 - 교환학생

이신희 씨는 영어를 강도 높게 배워보고 싶어서 2015년 8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미국에, 김남형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영국에 교환학생을 다녀왔다. 
 
▲ 교환학생으로 경험한 외국의 대학 생활을 소개하며 웃음꽃이 폈다. 왼쪽부터 이신희(광고홍보학부 4) 씨와 김남형(국제학부 4) 씨.

Q. 그 나라를 선택하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신희: 저는 미국에 다녀왔는데요. 영어를 '빡세게' 해 보고 싶었어요. 저희 학교는 교환학생 갔다와서 해외인턴은 못 가는데, 해외인턴 간 뒤에 교환학생은 갈 수 있대요. 해외인턴 했을 때 굉장히 만족해서 미국이란 나라에서 이번에는 학생으로 살아보고 싶었어요.

남형: 저는 영국에 다녀왔어요. 제가 국제학부 출신이고 어릴 때 유럽에서 살아서 영어를 쓰는 나라면 어디든 생활에 지장이 없을 것 같았거든요. 가기 전엔 미국과 영국 사이에서 고민했는데, 영국을 좀 더 좋아해서 지원했어요. 또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는 정치학을 배우는 게 목적이라 교환학생에 지원하게 됐어요.

Q. 어학성적이나 학점 등이 높을 수록 합격할 확률이 높나요? 실제로 영향을 많이 미친다고 생각하시나요? 


신희: 제시하는 선을 충족한 이후에는 오히려 면접에서 합격 여부가 갈린다고 생각해요. 면접에서 ‘왜 그 나라를 선택했나'를 물어보거든요.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명확하게 대답한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이 없었어요. 예상 질문을 뽑아 대답을 확실하게 준비하면 좋을 것 같아요.

남형: 점수 반영이 실제로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면접에서 잘 어필해야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어요. 한 사람당 질문을 하나만 해서 굉장히 빠르게 진행됐거든요.
▲ 영국에서 보기 드문 맑은 날씨에 외국인 친구들과 만찬을 즐긴 김남형 씨(오른쪽 뒤에서 첫번째) (출처: 김남형 씨)
▲이신희 씨는 PPT로 교환학생의 추억을 남겼다. 미국에서 크로스 컨트리를 즐겼다고. (출처: 이신희 씨)

Q. 외국 대학생활은 한국과 어떻게 달랐나요?


신희: 미국은 홈스쿨링 문화 때문인지 바닥에 눕거나 발을 책상 위에 올려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많았어요. 신기한 건 어떤 자세든지 열심히 듣더라고요. 강의 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저는 이렇게 생각하는데, 왜 그런 거예요?’하고 물을 수 있어요. 오리엔테이션 기간엔 교수님 집에 초대받아 학생들이 다같이 저녁식사도 하고요. 또 학식이 뷔페였어요(웃음).

남형
: 영국은 펍 문화가 발달했는데요, 학교 내에도 맥주를 파는 펍이 여러 곳 있어요. 또 수업 형식이 많이 달랐는데요. 한국 대학은 일반 강의 형시기 많지만, 영국은 강의와 세미나를 번갈아 해요. 자료를 미리 읽어온 후 수업 시간에 적극적으로 토론을 해요. 수업 때 망신당하지 않으려고 수업 시간이 1시간이면 5시간씩 공부를 했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뭐였나요?

신희
: 가을방학 때 친구들과 같이 그랜드 캐니언 하이킹을 갔어요. 보통은 가서 정상만 찍고 오는데 저희는 트레킹 코스를 돌았어요. 국립 공원 내부에서 텐트를 치고 묵는데, 한 친구가 고산병에 걸렸어요. 알고보니 등산이 처음인데 그랜드 캐니언을 보고 충격받은 거예요. 울면서 근처 호텔로 내려갔다가 나은 후에야 그랜드 캐니언을 돌아볼 수 있었어요. 시간이 지체돼서 일정은 빡빡했지만, 일출이 너무 아름다워서 꼭 추천하고 싶어요.

남형: 저는 런던 도심 한복판에 살아서 시간 날 때마다 근처 대영박물관, 내셔널 갤러리, 옥스포드 스테이트에 갈 수 있었어요. 영국 내셔널 갤러리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명작들이 걸려있어서 제일 많이 갔어요. 또 파리 여행갈 때도 영국에서 출발 이틀 전에 즉흥적으로 예약한 게 기억에 남아요. 학교에서 재미있었던 일은 미국 대선 때 영국 교환학생 중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왔는데요. 새벽 늦게까지 기숙사에서 같이 TV 보면서 얘기를 나눴죠.

Q. 교환 학생을 희망하는 학우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꿀팁은?


신희: 화려한 옷 챙기기! 제가 간 대학은 독실한 크리스찬 학교여서 파티도 금지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굽 높은 하이힐, 드레스, 화려한 귀걸이를 챙겨갔는데요. 특별히 사용할 일이 없더라도 자기만족에 좋고, 차려입어야 할 공식적인 행사가 있을 때 쓰기 좋아요.

남형: 혼자 다니는 걸 절대 두려워하지 말아야 해요! 친구랑 다니면 좋긴 하지만, 교환학생을 가서 내가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친구가 없어서 민망하다고 못하면 큰 손해예요. 같이 경험을 나눌 사람이 주변에 없더라도 혼자 즐기고 경험하고 당당하게 즐겨야 해요. 그리고 혼자 다닐 때 다이나믹한 일이 많이 벌어지거든요.
 
▲ 다양한 해외 경험 노하우를 알려주기 위해 4인의 재학생이 모였다. 왼쪽부터 권현민, 이예나, 김남형, 이신희 씨. 

이들처럼 해외로 떠나고 싶다면
 
해외 경험에 대해 현민 씨는 “터닝포인트, 인생은 길다, 안하면 후회”, 예나 씨는 “별게다 있네, 세상 참 넓네, 최고의 순간”이라고 다섯 단어로 표현했다. 남형 씨는 “조금 더 어른스러워진 나”, 신희 씨는 “다른 환경에서 만난 달라진 나”라며 그간의 교환학생 생활을 요약했다. 재학생 4인 모두 해외에서의 이색 경험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었고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보게 됐다고 한다. 다가오는 학기에 해외로 떠나고 싶다면 국제처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프로그램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자.
 

글/ 추화정 기자               lily1702@hanyang.ac.kr
사진/ 최민주 기자
            lovelymin@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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