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전공,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더 좋은 결과 선보여
'멀티 피딩 디바이스' 개발로 혈관 중재 시술을 원격으로 수행할 수 있게

▲ 김나현(기계공학부 13) 동문
▲ 김나현(기계공학부 13) 동문

2020 여성과학기술인 연차대회에서 김나현(기계공학부 13) 동문이 이끄는 한양대 팀이 3년 연속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받았다. 여성 과학기술인 연차대회는 지난 09년부터 매년 개최한 대회로, 여성 과학기술인 지위 향상에 힘쓴 기관 및 유공자의 사기를 증진하고 우수사례 발굴·전파하는 행사다.

연구책임자를 맡은 김나현 씨의 팀에는 김도훈 · 배수홍(이상 기계공학부 4) · 권민지(전기생체공학부 4) · 하은지(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2) 학생들로 구성돼있다. 팀을 구성한 김 씨는 "처음에는 서로 다른 전공을 공부하고 있었기에 한 팀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지 고민도 됐지만, 각자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역할분배로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김나현 씨 팀이 여성과학기술인 연차대회에서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 지원사업 심화과정 부문 대상을 받았다. ⓒ김나현 동문​
​▲ 김나현 씨 팀이 여성과학기술인 연차대회에서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제 지원사업 심화과정 부문 대상을 받았다. ⓒ김나현 동문​

김 씨는 대회 출전에 대해 "학부연구원일 때 연구실 선배의 권유로 뭔지도 모르고 신청했지만, 대학원생이 된 이후 두 번째 연차대회 때는 내가 직접 연구책임자가 되어 연구를 주도해야 한다는 사실에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두 번의 경험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김나현 씨는 대회의 장점으로 본인이 직접 연구책임자가 되는 점을 꼽았다. 대학원생 초년 차가 직접 연구를 주도하는 기회는 흔치 않기에 신청했다. 이 연구는 김 씨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볼 좋은 기회가 됐다. 김 씨는 "이러한 점에서 매력을 느껴 올해도 다시 한번 심화 과정의 연구책임자로 대회에 출전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수상한 연구 주제는 혈관 중재 시술을 원격으로 수행하기 위한 새로운 의료기기 시스템인 '멀티 피딩 디바이스 개발'이다. 혈관 중재 시술이란 ‘카테터’로 불리는 얇고 긴 튜브 모양의 의료기기를 환자의 혈관에 직접 삽입해 노폐물로 막힌 혈관을 넓히는 것이다. ‘멀티 피딩 디바이스’를 활용하면 가이드 와이어(혈관 조영 카테터를 목표하는 혈관으로 이끌기 위해 사용하는 극히 가는 강선), 카테터 등 다양한 의료기기를 원격으로 조정해 혈관 내부에 삽입할 수 있다. 혈관 확장용 풍선 확장이나 약물 주입, 노폐물 석션(수술 등의 행위에서 가래나 혈액 등을 흡입하는 기계) 등의 다양한 치료 또한 원격으로 수행할 수 있다. 팀에서는 실제 시술 시간과 동일하게 시행할 수 있도록 멀티 피딩 디바이스의 바디 파트를 설계했다. 의료진이 손으로 조작하던 카테터를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 모터 파트 설계 및 이를 제어하기 위한 제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팀은 총 7개월에 걸친 연구를 통해 실제 시술 과정을 검토하며 결과를 도출했고, 도출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설계 요소를 제작하며 문제점을 개선했다. 김 씨는 “기계공학적인 설계 요소뿐만 아니라 개발하고 있는 기기가 의료기기라는 것을 함께 고려해 설계해야 하는 점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기계공학적으로 문제가 없이 잘 작동하더라도, 시술 현장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점들이 많았다. 혈관 중재 시술용 카테터는 사람의 혈관 내부에 직접 삽입되는 것이기에 반드시 일회용으로 사용하고 폐기해야 하는 점과 시술실 내부의 다른 감염 위험이 있는 것들과는 절대 접촉해서는 안 되는 특징이 있었다.

 

▲김도훈(기계공학부 4) 씨와 하은지(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2) 씨가 선행연구 논문을 검토하여 카테터 버클링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카테터를 앞으로 밀 수 있는 힘을 토출한 후 적절한 모터를 선정한 내용을 발표했다. ⓒ김나현 동문
▲김도훈(기계공학부 4) 씨와 하은지(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2) 씨가 선행연구 논문을 검토하여 카테터 버클링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카테터를 앞으로 밀 수 있는 힘을 토출한 후 적절한 모터를 선정한 내용을 발표했다. ⓒ김나현 동문

혈관 중재 시술 과정은 다음과 같다. 기다란 카테터를 환자의 혈관에 넣고 의료진이 혈관 밖의 반대쪽 끝부분을 손으로 미세하게 밀고 비틀면서 혈관이 막힌 부분에 카테터가 도달하도록 한 후 좁아진 혈관을 넓히게 한다. 혈관은 굉장히 좁고 복잡하며, 의료진이 손끝으로만 조절하기에 시술의 난도가 높아 길게는 10시간 이상씩 시술이 진행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감염의 위험이 커지고 시술 성공률은 낮아지며, 의료진이 의료영상기기의 방사선에 오랜 시간 노출되는 문제점도 발생한다. 김 씨는 연구의 사회적 의의로 “향후 혈관 중재 시술용 마그네틱 로봇 시스템이 상용화돼 실제 시술에 적용될 때 이러한 문제점이 보완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번 수상의 영광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코로나19 때문에 팀이 자주 모이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준 덕분에 무사히 연구목표를 달성하고 큰 상까지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 과학기술인 연차대회에 대해 김나현 씨는 "대회의 존재 자체를 몰라 신청조차 하지 못한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인터뷰를 보고 관심이 가는 여성 공과대학원생이 있다면 내년에 꼭 참여해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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