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양제일리뷰대회 가작 수상작 (사학과 전예목)

혹시라도 반복되는 대학생활에 지겨움을 느낀다면, 특히 복학생이라 아무도 날 찾아주지 않는다면? 한대신문에 들어오면 학교생활이 지루할 틈이 없다.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 학생들이 알기 어려운 학내사안도 깊숙이 알 수 있고, 내가 평소에 만나고 싶었던 유명인도 인터뷰라는 명목으로 원 없이 만날 수 있다. 이러한 한대신문의 기자의 일상은 어떠할까? 먼저 학기 중 평일의 일과부터 살펴보자.

월요일은 평가회의 및 기획회의가 있는 날이다. 한대신문은 서울과 에리카 학생이 같이 만들기 때문에 월요일 회의는 서울과 에리카로 번갈아가면서 진행한다. 그래서 에리카 회의인 경우에는 장거리 여행할 각오는 해야 한다. 보통 저녁 7시에 회의가 있기 때문에 만약에 월요일 오후 수업이 있으면 난이도는 그대의 기자 생활 급상승한다. 끼니도 거른 채 수업 끝나자마자 에리카로 달려가고 10시까지 배고픔을 참는 ‘약간’의 인내심 정도만 필요할 뿐이다.

화-목

주중 시간은 열심히 인터뷰하고 기사 쓰는 데 써야 한다. 그런데 기사에는 최소한 한 명의 인터뷰이가 필요하다. 그것이 기사의 조건이다. 따라서 기사 작성은 인터뷰이를 구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그것의 첫출발은 인터뷰 요청 메일 쓰는 것이다. 그러나 인터뷰 기회를 얻어내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먼저 인터뷰 요청 메일에 대해 인터뷰이가 답장을 안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초보 기자의 경우 이것에 상처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후에 닥쳐올 고난에 비하면 이 정도는 예사다. 두, 세 번 정도는 메일을 더 보낼 수 있다. 어떤 경우는 발로 뛰어서 인터뷰이를 구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팁이 있다면 학내 교수님이나 전문가를 인터뷰하는 것이 비교적 쉽다.

금-토

금요일은 마감날이다. 하지만 보통 ‘금-토’로 이어지는 1박 2일의 대장정이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다. 그 이유는 보통은 금요일 막차 전까지 기사가 통과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밤을 새는 기자가 보통 절반이다. 기자의 칼퇴를 막는 모든 근본적 원인은 엄격한 기사 검증 절차에 있다. 즉 어느 한 기사가 한대신문 지면으로 등장하기 위해서는 4단계의 검증을 거처야 한다. 먼저 1단계로 각 부서의 차장/부장의 교정을 받아야 한다. 2단계는 편집국장의 데스킹을 통과해야 한다. 데스킹이라는 것은 일종의 교정과 같은 것이다. 편집국장 데스킹이 통과되어야 일단 금요일에 퇴근이 가능하다. 이튿날인 토요일에는 주간교수님(한대신문 담당 지도 교수님)과 간사님이 오신다. 그리고 또 교정이 시작된다. 3단계는 간사님의 교정이고 마지막으로 최종 보스(?)인 주간교수님의 교정이 기다리고 있다. 주간교수님은 글쓰는 기법과 조언도 많이 해주시기 때문에 스스로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4단계를 거친 기사만이 여러분이 중국음식을 시키면서 보게 되는 그 기사가 될 수 있다. 4단계의 검증을 거치기에 가끔 처음 쓴 글과 지면에 나온 글이 전혀 다른 글이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여름/겨울 방학

한대신문은 여러분이 방학 때 잉여롭게 지내는 것을 절대 허락지 않는다. 방학은 미리 다음 학기 때 어떤 기사를 쓸 것인지에 대한 기획회의를 하는 시간이다. 보통 3-4주간 매주 한 번씩 만나서 회의를 한다. 이때 기획회의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학기 중에 매우 고생한다. 기사 아이템을 미리 정해놓아야 학기 중에 아이템을 찾느라 고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방학 중 기획회의가 거의 끝나갈 무렵 서울 근교로 한대신문 엠티를 간다. 다른 동아리나 과엠티에서 받는 그 흔한 엠티비도 한대신문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학교에서 교통편 및 숙식을 모두 지원해주고 기자들은 짐만 꾸리면 된다. 여름에는 보통 양양의 한화리조트, 겨울에는 수산보 온천의 한화리조트에 가지만 장소는 달라질 수 있다. 보통 방학 중 엠티에서 기자들과 많이 친해진다.

한대신문의 복지혜택

이렇게 고된 일을 하는데 복지혜택이 없어서는 사회정의상 어긋난다. 한대신문은 한양대 학생처에 소속된 기관인 만큼 당연한 파격(?)적 혜택이 주어진다. 우선 가장 설득력 있는 돈이야기부터 해보자. 기사를 쓰는 주마다 원고료를 받는다. 직급과 그 당시 기자의 인원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 7-10만 원씩 지급된다. 한 학기에 기사가 약 8-9번 정도 나가므로 일반적으로 약 70만 원 정도 원고료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한대신문 기자가 되면 장학금도 받는다. 정기자는 본인 등록금의 30%, 차장부터는 50%, 편집국장은 무려 100%의 장학혜택을 받는다.

한대신문은 여러분의 배를 채워줄 준비도 되어 있다. 마감회의 때의 저녁 식사비용, 그리고 야식, 그리고 마감하느라 밤을 샜으니 그 노고에 대한 이튿날의 점심 정도는 해결해줄 수 있다.

교육도 무료다. 주간 교수님의 초청에 의해 중앙일보나 매일경제와 같이 실제로 현업에 계시는 분이 오셔서 신문기자의 생활이나 입학 비법을 알 수 있다. 또한 겨울방학에는 기자학교라고 하여 전국의 학보 기자들이 모여 2박 3일 정도 합숙하면서 신문 발행과 관련된 교육을 받는데 이것도 모두 무료지만 한 사람당 20만 원 넘게 비용이 들어서 보통 제한된 인원만 선발되기는 한다.

한대신문의 핵심 작업이라면 아무래도 기사를 기획하고 쓰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과 팀워크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개인의 사회성을 기르는 것을 물론이거니와 인간 군상의 여러 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어디 가서도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다. 또 주머니와 배도 채워주는 이가 바로 한대신문이니, 혹여나 아직 대학생활에 기억할 만한 추억이 당장 떠오르지 않는 한대신문은 그 공백을 빈틈없이 채워줄 것이다.

ⓒ전예목
ⓒ전예목

해당 글은 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뷰글 공모전 '2020 한양제일리뷰대회' 수상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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