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취업창업국에서 주최한 2020 미래설계 및 커리어 개발 포트폴리오 경진대회 참여 소감문
2020 한양제일리뷰대회 은상 수상작 (경영학부 손연서)

2020년에 들어서 꽤나 바쁘게 살고는 있는데, 남들이 “너 요즘 뭐해?” 라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 지 잘 감이 오지 않았다. 분명히 줌과 구글 미팅을 통해 사람들과 끊임없이 회의를 하고, 수업을 듣고, 뭔가 결과물을 만들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이것들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나 스스로 머릿속에서 정리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처음 깨달은 순간이자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때는 교내 취업연계 인턴십에 지원하기 위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였다. 나는 내가 진행했던 일들의 가치에 대해 서툴게 증명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서류 탈락이라는 고배를 두 번이나 마셨다. 그 이후로도 여전히 바쁘긴 하지만 중심 잡히지 않은 일상이 지속되었다.

그러던 와중, 한양대학교 ERICA 제 38대 총학생회 하랑 인스타그램(@harang_erica)에 업로드 된 ‘미래설계 및 커리어 개발 포트폴리오 경진대회’ 공지를 보게 되었다. 공모전은 진로를 위해 대학 생활 중 노력하고 있는 과정+앞으로의 계획을 포트폴리오로 제작하는 [미래설계 부문]과, 해당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쌓아온 경험을 소개하는 [커리어 부문] 두 가지가 있었는데, 나는 미래설계에 부문에 응모했다. 마침 내가 이번 학기에 수강하고 있던 과목 중 ‘IC-PBL과 역량계발’이라는 수업에서 비슷한 내용이 과제로 출제되기도 했고, 어떤 항목으로 내용을 구성하면 좋을지도 교수님께서 게재해 두셨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작성할지 고민을 덜 해도 될 것 같았다. 좋은 공모전 가이드가 있었던 셈이다.

교수님께서 제시해 주셨던 항목이자 내가 작성했던 내용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이 몇 가지 있다. ‘현재의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이 2021년 말까지 지속된다고 가정하였을 때, 본인의 향후 1년간 역량개발 단기계획’ 이 그 항목 중 하나였는데, 현재의 시국에 굉장히 적절하고 필요한 항목이라고 생각했다. 올해도 그렇고, 당분간 외부에서 사람들과 모이지 못하게 되면서 생활 전반적인 패턴이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게 되었고, 내년에도 이 생활패턴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미래 설계가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 내가 작성한 포트폴리오 중 ‘코로나19상황 지속 시 역량개발 단기계획’ 관련 슬라이드 ⓒ손연서
▲ 내가 작성한 포트폴리오 중 ‘코로나19상황 지속 시 역량개발 단기계획’ 관련 슬라이드 ⓒ손연서

인상적이었던 또 다른 항목은 ‘나의 역량 개발 단기 계획’ 이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우리는 보통 “꿈이 뭐예요?” “죽기 전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뭐예요?” 라는 식의, 먼 미래와 관련된 질문을 훨씬 자주 받는다. 그래서인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당장’ 실천해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적었던 것 같다. 그런데 졸업이 다가올수록, 조금 더 실질적이고 단기적인 것들에 대한 필요가 느껴졌다. 특정 직업을 갖기 위해서 어떤 자격증을 따야 하는지, 어떠한 공부를 해 두면 좋은지에 대해 알 기회가 적었던 것이다. 그러던 와중 이번 교내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들과 더불어 앞으로 더 필요한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더 알아보는 시간을 자연스레 갖게 되었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1차로 작성했던 포트폴리오를 수정하며 삭제한 큰 진로 계획이 몇 가지 있는데, 나는 그것 역시 미래 설계에 있어 꼭 필요한 것들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을 덜어내는 선택과 집중의 과정이었다고 생각했다. 막연하게 원하는 것과 실제로 성취할 수 있는 것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 내가 작성한 포트폴리오 중 나의 커리어 맵 ⓒ손연서
▲ 내가 작성한 포트폴리오 중 나의 커리어 맵 ⓒ손연서

위 슬라이드들과 대본을 작성하며 진로와 취업을 위해 앞으로 어떤 것들을 성취해 나가야 하는지 머릿속에 전반적인 로드맵이 그려졌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며 내가 깨달은 가장 큰 점은, 역량 계발 계획이라는 것이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내가 경험했던 것들에서 한 계단씩 더 밟아 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림1에서 그 예를 들자면, 2021년 중으로 GTQ 일러스트 자격증 1급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계획은, 2020년 하반기에 내가 GTQ 포토샵 1급을 취득한 것과 연계되는 것이다. 각종 광고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겠다는 (다짐에 가까운) 계획 역시, 외부 공모전에서 파이널 리스트까지 올랐다가 수상하지 못한 2020년의 경험과 그로 인한 아쉬움에서 비롯된 부분이다. 만일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갑자기 마케터가 되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지! 라고 생각했다면, 효율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트폴리오 항목 중에는 실제로 기업에서 요구하는 자기소개서와 거의 일치하는 질문도 있었다. 인턴쉽 지원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에는 솔직히 처음부터 줄글로 주르륵 써 내려가는 것이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이런 공모전 형태로 나의 장점과 강점, 그리고 나에게 있었던 큰 변화와 같은 것들에 대해 시각화를 먼저 하다 보니 내가 어떤 인재가 될 수 있는지 조금씩 틀이 잡혀가는 느낌이었다.

▲ 포트폴리오 발표 ⓒ손연서
▲ 포트폴리오 발표 ⓒ손연서
▲ 포트폴리오 발표 ⓒ손연서
▲ 포트폴리오 발표 ⓒ손연서
▲ 포트폴리오 발표 ⓒ손연서
▲ 포트폴리오 발표 ⓒ손연서

나는 졸업 전에 내가 교내 공모전에 참가하고, 수상까지 하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아마 지금까지는 단순하게 학과 공부와 대외활동에만 집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공모전 참여 경험을 통해서 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만큼이나 그 결과물을 정리하고 내 스스로 피드백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 수상 발표 ⓒ​손연서
▲ 수상 발표 ⓒ​손연서

2020년에 사망년(3학년)이 되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를 통해 학교에서 진행하는 행사들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공모전은 많은 학우들이 보는 공지사항에 내 이름을 자랑스럽게 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솔직히 상금도 탄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 게 사실이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들에 덧붙여 이 공모전은 각자 작성한 포트폴리오 내용을 바탕으로 발표도 해야 하기 때문에(올해는 영상 제출로 대체되었다) 자기 PR 능력도 함양되고 더불어 면접에서의 말하기 연습도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남은 재학 기간동안 다른 교내 공모전들에도 활발히 참여해볼 생각이다. 만약 시험기간과 겹치지 않는다면, 혹은 겹쳐도 부담이 되지 않는 선이라면 후배들에게도 교내 공모전들에 꼭 참가해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수상하지 못하더라도 분명 얻어 가는 것이 있을 것이고, 훗날 기업에 제출할 자기소개서에 쓸 내용도 더욱 풍부해질 것이다! 더불어 학점 채우기에 급급했던 내가,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갖게 되었고 주어진 기회들을 더 잘 활용할 줄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단 교내 공모전과 같은 행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 그것만으로 나는 이전과 다른 한양인으로서 한발짝 내딛는 그 시작점이 될 것이다.

▲ 공모전 2차에 제출했던 발표 영상 마지막 부분. 우측 상단에 내 얼굴이 찍혀 있다  ⓒ손연서
▲ 공모전 2차에 제출했던 발표 영상 마지막 부분. 우측 상단에 내 얼굴이 찍혀 있다 ⓒ손연서

해당 글은 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리뷰글 공모전 '2020 한양제일리뷰대회' 수상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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