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형태의 E-FORMULA 레이싱카 제작
첫 출전 국제대회서 35위, 값진 성적 거둬

자작자동차동아리 RACE가 지난 6월, 2021 FSAE(Formula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California Knowledge Event)에 유일한 아시아 국적 참가팀으로 출전해 35위의 성적을 거뒀다. FSAE는 학생들이 스스로 소형 레이싱카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대회로 세계 각국의 팀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권위 있는 행사다.

RACE는 레이싱카를 설계, 제작하고 시험 운전하며 관련 지식을 탐구하는 동아리다. RACE에는 지난 1983년부터 지금까지 전공을 불문하고 자동차를 좋아하는 재학생들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서울캠퍼스 대운동장 한쪽에 자리한 차량제작실에서 제작 팀장 황남주(미래자동차공학과 2), 회장 이상진(미래자동차공학과 3) 씨를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왼쪽부터 이상진(미래자동차공학과 3), 황남주(미래자동차공학과 2) 씨의 모습. 이들은 이전에도 국내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둬왔다. © 백지현 기자
▲ 왼쪽부터 이상진(미래자동차공학과 3), 황남주(미래자동차공학과 2) 씨의 모습. 자작자동차동아리 RACE는 이전에도 여러 국내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둬왔다. © 백지현 기자

이번 대회는 RACE가 최초로 참가한 국제 대회다. 명성 있는 대회인 만큼 입상이 쉽지 않으리라고 예상했으나, 이들은 세계 무대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씨는 “최근 출전한 대회들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 모든 걸 쏟아붓자고 다짐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황 씨는 “이전에 동아리에서 제작했던 차량에 비해 효율이 2.3배 더 증가한 차량”이라며 대회에 내보낸 차를 소개했다. 이번에 이들이 제작한 차량은 전기차로, 600V급 고전압 동력전달장치(Power train)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축압기(Accumulator)의 용량을 37% 증가시키고 출력 효율이 이전보다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또 해당 차량은 국내 최초로 인 휠 드라이빙 시스템(In Wheel Driving System)을 구현해 주행 체계 개선에도 성공했다. 차량 외부 소재로는 레이싱 카와 고급 차량에 사용하는 카본을 사용해 가벼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차체를 만들었다.

 

▲ RACE에서 FSAE 출전을 위해 제작한 전기차 ‘포르스디아(Forsythia)’의 모습. 황 씨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한양대의 교화인 개나리에서 따온 것이라 말했다. © 백지현 기자
▲ RACE에서 FSAE 출전을 위해 제작한 전기차 ‘포르스디아(Forsythia)’의 모습. 황 씨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 한양대의 교화인 개나리에서 따온 것이라 말했다. © 백지현 기자

이들은 FSAE 출전을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달려왔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많은 구성원이 참가할 수 없었음에도 바쁜 시간을 쪼개며 대회 준비에 매진했다. 대회를 위해 휴학도 결심했다는 황 씨는 “부품 협력업체가 있던 천안에서 밤을 새우며 팀원들과 차량 프레임을 제작했다”고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언급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 계획이 틀어지기도 했다. 해외 부품의 수급 차질, 물류비 상승 등의 이유로 인해 미국 현지에서 트랙을 주행하며 성능을 평가받는 동적 경기(Validation event)에 참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대회를 포기하지 않은 이들은 차량 설계 및 경제성을 평가받는 서류 평가(Knowledge event) 부문에서 35위의 성적을 거뒀다.

 

▲ RACE가 지난 6월 출전한 FSAE 대회에서 제작한 차량 구조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이 씨는 직접 미국으로 출국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 이상진 학생
▲ RACE가 지난 6월 출전한 FSAE 대회에서 제작한 차량 구조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이 씨는 직접 미국으로 출국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 이상진 학생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들은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원래 200여 개의 팀이 참여하는 2021 KSAE(한국자동차공학회)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에 이달 22일 출전할 예정이었으나, 대회가 10월로 연기된 상황이다. 급작스럽게 변동된 일정 속에서도 이들은 묵묵히 대회를 준비하며 기술 아이디어 및 디자인 분야에서 입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RACE가 KSAE에 출전할 차량은 전기차 ‘RH(Race Hanyang)-28’이다. 지난 대회에 출전했던 차량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으며, 미국 대회에서와 마찬가지로 토크 배터링 기술을 구현했다. 기술에 대해 황 씨는 “각각의 차량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한층 더 정교한 주행능력을 선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대회에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주행 부문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KSAE의 주행 부문은 크게 가속 경기, 스키드 패드, 내구성 테스트의 세 부분으로 나뉜다. 가속 경기는 말 그대로 차량의 가속력을 테스트하며, 스키드 패드에서는 총 4가지 모양의 트랙을 주행해 기록을 측정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은 팀이 탈락한다는 내구성 테스트의 경우 25km를 주행하는 동안 시동이 꺼지지 않고 완주가 가능한지 평가받는다. 황 씨는 “국내 대회에서는 최초로 전기차 트랙 완주 경험이 있다”며 주행 부문에서의 강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 RACE가 2021 KSAE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를 위해 제작 중인 차량 ‘RH-28’의 모습. 300V로 전압이 제한된 국내 규정상 미국 대회에 출전한 포르스디아는 출전할 수 없었다. © 백지현 기자
▲ RACE가 2021 KSAE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를 위해 제작 중인 차량 ‘RH-28’의 모습. 300V로 전압이 제한된 국내 규정상 미국 대회에 출전한 포르스디아는 출전할 수 없었다. © 백지현 기자

끝으로 이 씨는 RACE를 ‘공대의 정수(精髓)’라고 표현했다. 공대의 전공이 융합해 자동차라는 하나의 작품이 완성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RACE를 통해 학부생으로서 다루지 않는 여러 기술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이번 FSAE 출전을 시작으로 이들은 국제 대회의 문을 계속해서 두드릴 계획이다. 이들은 “내년에는 일본에서 개최하는 JSAE 자작자동차대회 출전을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여러 국제 대회에 참가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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