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인으로서 최고 영예인 한국공학한림원 선정 ‘젊은공학인상’ 수상
한국어 음성인식 및 음향모델, 언어모델 개발에 대한 성과 인정받아
“독자적인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장준혁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제27회 한국공학한림원 선정 '젊은공학인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공학한림원은 매년 공학과 관련된 기술, 연구, 교육 및 경영 부문에서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학 기술인을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그중 '젊은공학인상'은 50세 미만 공학 기술인 중 산업계와 학계에서 각각 1인을 선정한다. 공학인으로서 최고의 영예를 안은 장 교수를 만나 이번 수상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 장준혁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제27회 한국공학한림원 '젊은공학인상'을 받았다. ⓒ 장준혁 교수
▲ 장준혁 융합전자공학부 교수가 제27회 한국공학한림원 '젊은공학인상'을 받았다. ⓒ 장준혁 교수

"공학인으로 최고의 영예, 감사하고 뿌듯해"

시상식은 지난달 2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렸으며 장 교수를 축하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모였다. 이기정 총장과 전자관 설립을 위해 100억을 기부한 (주)씨젠의 천경준 회장도 직접 방문해 장 교수의 수상을 축하했다. 장 교수는 "지도교수였던 김남수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임팩트 있는 연구를 하라고 했는데, 비로소 그 목표를 이룬 것 같아 기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가장 큰 힘이 돼준 부모님과 가족, 지원을 아끼지 않은 한양대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그의 연구실인 '음성음향 신호처리 머신러닝연구실(이하 ASML)' 학생들에게도 공을 돌렸다. 그는 "40여 명의 연구실 졸업생과 41명의 재학생이 모든 연구를 함께했다"며 "학생들을 대표해 이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공학인들에게 명예의 전당으로 불리는 학술 연구기관이다. 장 교수는 지난해 한국공학한림원의 회원이 되는 영예를 얻었다. '젊은공학인상'은 국내 유수 대학의 연구자들이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한양대는 2008년 박재근 융합전자공학부 교수의 수상 이후 15년 만에 '젊은공학인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장 교수는 "막강한 대학들을 제치고 한양대의 이름을 올려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 장 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 개발과 상용화의 공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장준혁 교수
▲ 장 교수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 개발과 상용화의 공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 장준혁 교수

장 교수가 '젊은공학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가장 큰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 개발' 때문이다. 이 기술을 산업체와 협력해 실질적인 상용화를 이끌어 큰 평가를 받았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 현대자동차에서 쓰는 음성인식 서비스에 장 교수의 기술이 채택 및 상용화된 상태다. 독보적인 원천 기술을 개발해 산업체에 전파했으며 관련 인력을 가장 많이 배출했다는 점도 수상의 이유다.

장 교수가 개발한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은 크게 세 가지다. 한국어 음성인식의 '멀티마이크 전처리(Pre-Processing)' 기술, 딥러닝 기반의 '음향 모델' 기술과 '언어 모델' 기술이다. 음성인식은 사람의 음성 언어에서 특징들을 학습해 그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것을 말한다. 자연환경에서는 음성 외에 잡음이 많이 존재하기에, 음성인식 엔진 개발 시 멀티마이크를 사용한다. 이 멀티마이크의 잡음 제거 기술이 장 교수가 개발한 '멀티마이크 전처리 기술'이다.

이렇게 잡음이 제거된 음성으로부터 실제 음성을 인식하는 것을 '음향 모델'이라 한다. 이때 딥러닝(Deep Learning, 뇌신경을 모방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이 사용된다. 음향 모델에서 인식한 음성에서 단어와 단어를 기반으로 문장을 만드는 것이 '언어 모델' 기술이다. 이 언어 모델은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챗지피티(ChatGPT)와 유사하다. 장 교수는 이 세 가지 음성인식 기술을 한국어로 만들어 큰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그는 현재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의 AI Fellow로 선정돼 챗지피티와 같은 한국어 언어 모델을 공동 개발 중이다.

 

“한국어 음성인식 기술 개발로 우리의 자주권과 정체성 지키고 싶어”

▲ 장준혁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 장준혁 융합전자공학부 교수.

장 교수는 한국어 AI 음성 기술을 개발한 계기에 대해 "음성은 한 민족의 자주권, 정체성과 관련 있기에 우리가 직접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가 한국어를 가장 잘 알기에 더 잘 개발할 수 있으며, 성공하면 더 보람 있고 가치 있다"고 강조했다. 챗지피티의 경우 미국 기술이기에 한국의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 장 교수는 이런 단점을 보완해 한국어로 된 우리만의 언어 모델을 만드는 게 목표다.

음성인식 기술은 점차 수요가 많아지고 발달한다는 것이 장 교수의 전망이다. 사람과 비슷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음성인식이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후에는 사람처럼 문장을 말해야 하기에 언어 모델 기술도 필요하다. 장 교수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에서 음성인식이 사용되고 있으며 관련 기술은 무궁무진하게 발전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음성인식 기술은 가장 중요한 미래산업이자 4차산업의 핵심이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장 교수는 현재 카카오 엔터프라이즈와의 공동 연구 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와 산학 협력을 진행 중이다. 그의 장기적 목표 중 하나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JARVIS)'처럼 사람과 대화하는 만능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국가와 사회는 물론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 장 교수는 ASML 연구원들과 함께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 ASML 홈페이지
▲ 장 교수는 ASML 연구원들과 함께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 ASML 홈페이지

장 교수의 연구실 ASML의 연구원들은 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이들은 장 교수와 함께 음성인식과 음성합성, 딥러닝과 인공지능, 음성 및 음향 신호처리, 바이오 응용 신호처리 등을 연구하고 있다. 각종 국제학회와 세미나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특허출원과 논문 발표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그 결과 세계 최고 권위의 음성 AI 학회인 ICASSP에서 7편의 논문이 채택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이번 '젊은공학인상'을 통해 최고의 연구자로 인정받은 장 교수는 한양인에게 한양대의 교훈처럼 '사랑을 실천'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사회에 기여하는 성과를 내길 바란다"며 "그로 인해 자신과 학교의 명예를 빛내는 것도 사랑의 실천이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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